제빵사, 형사, 의사에 이어 이번에는 음악 천재다. 배우 주원은 오는 13일 첫 전파를 타는 KBS2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로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 지난해 주원에게 2013 KBS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안겼던 ‘굿 닥터’ 이후 만 1년여 만이다.Q. 머리를 많이 기른 것 같다. 살도 많이 빠졌고.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었다. 니모미야 도모코가 쓴 만화를 원작으로 한 ‘내일도 칸타빌레’는 드라마와 영화 버전으로까지 제작돼 전 세계를 달궜던 인기를 증명하듯, 국내 드라마 버전 제작에서도 난항을 겪었다. 작품은 물론 출연을 결정한 배우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7일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모닝캄빌리지에서 주원을 만났다. “빨리 방송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운을 뗀 그는, “차기작 선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작품을 골랐다”는 말로 ‘내일도 칸타빌레’를 설명했다. 드라마 방송을 일주일 앞둔 그의 표정에는 기대감과 함께 뜻 모를 자신감이 교차했다.
주원: 다 드라마 때문이다. 체중은 6kg 정도 줄인 상태다.
Q. 일주일 뒤면 첫 방송이다. 기분이 어떤가.
주원: 긴장이 많이 되는데, 한편으로는 빨리 방송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정말 재밌을 것 같다. 원작이 워낙 훌륭했기에 보시는 분들에 따라 평이 나뉠 수도 있겠지만, 작품이 공개되고 나면 또 달라질 거라고 자신한다.
Q. 최종 편집본도 봤나. 어떤가, 생각했던 것만큼 잘 나왔나.
주원: 재밌더라, 하하하. 16부작이라 그런지 초반부 전개가 무척 빠르다. 음악적인 부분도 많이 표현됐다. 시청자들이 원하실 만한 것들이 잘 담긴 느낌이다.
Q. 연출을 맡은 한상우 PD가 “원작을 보지 말라”고 했다고 들었다. 확실히 차별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주원: 이미 예전에 다 본 작품이다. 워낙 ‘노다메 칸타빌레’의 팬이었거든. 그런 말씀을 하시는 의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애초에 내가 그분(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치아키 신이치 역을 맡은 배우 타마키 히로시)이 아니라서 똑같이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또 우리가 그 작품을 똑같이 그려내려고 모인 것도 아니고. 원작과 캐릭터, 상황 등이 비슷해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우리 스스로 어떻게 표현해내는가 하는 것이다.
Q.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꽤 오랜 시간 지휘와 바이올린 트레이닝을 받은 것으로 안다.
주원: 연습은 5~6개월 정도 했다. 뮤지컬 ‘고스트’ 할 때도 대기실에서 연습을 하다가 무대에 올라가고 그랬다. 특히 지휘는 앞서 김명민 선배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인상적으로 보여주시지 않았나.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국내 버전에서는 원작에 나온 곡보다 2~3배 많은 곡들이 등장한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하루에 1~2시간은 꼭 연습하려고 했다.
Q. 비슷한 배역에서 압도적인 연기를 보인 배우가 있다는 게 큰 부담이겠다. 당신에게는 김명민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가 또 다른 숙제가 됐겠다.
주원: 넘어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 선배는 지휘, 분위기, 표정 등을 통해 느낌을 표현하셨다. 그런 나이에서 오는 연륜과 표정은 분명히 내가 열 수는 더 아래일 거다. 그래서 나는 기술적인 부분에 노력을 기울였다. 시청자들도 똑같은 스타일은 원하지 않으실 거라 생각한다.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 보이고 싶다.
Q. 그렇다면 당신이 연기할 차유진 역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주원: 오케스트라와 더 소통을 많이 하는 지휘자랄까, 하하. 까칠해서 욕은 많이 하지만, 좀 더 솔직하게 느낌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Q. 일본드라마에서는 치아키 신이치 역이 꽤 코믹스럽게 그려진다. 이건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일관되게 묻어나오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주원: 나는 코믹스러운 캐릭터는 아니다. 그런 상황은 있다. 그래도 눈을 까뒤집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하하하. 리액션은 있어도 일부로 코믹하게 연기하는 건 없을 거다. 원작의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도 이것일 거라 생각한다. 일본드라마 특유의 느낌을 많이 담기지 않도록 바꿨다.
Q. 설내일 역을 맡은 심은경과의 호흡은 어떤가.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이 아닌가.
주원: 이번 작품에서는 심은경의 연기가 무척 하이 톤이다. 나는 이걸 누르는 역할이다. 초반에는 고민도 많이 했다. 이 톤을 따라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눌러야 하는 건지. 사실 PD님은 따라가라고 했다. 근데 그러지 않았지, 하하. 나중에 편집본을 보니까 나의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을 했다.
Q. 서번트신드롬을 앓는 의사 역할에 이어 이번에는 음악 천재로 분한다. 또 오는 11월에는 영화 ‘패션왕’으로 모델로도 변신한다. 이렇게 변화 폭이 큰 캐릭터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
주원: 별다른 이유는 없다. 배우의 특권인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즐겁다. 그렇게 매번 새로운 걸 배우고 느끼는 게. 작품마다 하나씩, 깊숙하게는 못하지만, 조금이나마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배우로서 느끼는 큰 재미다.
Q. ‘내일도 칸타빌레’는 당신에게 어떤 드라마로 기억될까.
주원: 솔직히 말하자면, 그간 내가 해온 작품을 생각해보면 젊은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젊은 세대와 어른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다. 클래식을 다룬다는 점이 그렇고 밝고 경쾌한 톤의 이야기가 그렇다. ‘굿 닥터’ 이후에 차기작 고르는 데 정말 애를 먹었다. 회의만 한 달 이상을 했을 정도니까.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그게 대중이 원하는 것일 거라고 믿는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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