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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신곡 ‘행오버(Hangover)’가 베일을 벗었다.

싸이는 ‘젠틀맨’ 이후 1년 2개월만의 신곡인 ‘행오버’를 미국 ABC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 게임 나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 곡은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 미국 시간으로 9일 자정 전 세계 아이튠즈를 통해 음원이 발매될 예정이다.

‘행오버’는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에 비해 싸이의 색을 덜어내고 미국 팝의 느낌에 다가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곡 자체는 기존 싸이의 색보다 현지 힙합에 가깝다”며 “힙합의 거물 스눕 독과 함께 하면서 그의 색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음악은 스눕 독에게, 뮤직비디오는 싸이에게 맞춘 형국”이라고 말했다.

‘행오버’는 싸이보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국 갱스터 랩의 거물 스눕 독의 비중이 오히려 크다. 남성훈 음악평론가는 “음악과 뮤직비디오에서 싸이보다는 스눕 독이 주인공처럼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싸이와 스눕 독의 조화에 대해서는 “스눕 독의 비중이 크지만, 기존 스눕 독이 가지고 있던 매력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싸이는 외국인이 따라 하기 쉬운 한글을 찾으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애매한 작업물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명륜 음악평론가는 “스눕독의 비중이 크게 다가오는데 이는 양가적”이라며 “크레딧을 아예 지우고 들으면 싸이의 존재감은 ‘받으시오’ 정도에 국한돼 있다. 경우에 따라서 싸이가 스눕독 음악의 소품이 되는 형국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어떤 스타일을 약간 모자란 듯하게 표현하고 그 빈자리에 유머 코드를 채워넣는 것이 기존의 싸이 식을 벗어나 특정 스타일의 정통적(authentic)인 구현에도 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행오버”는 좋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랩은 스눕 독과 싸이가 각자의 파트를 썼다. 곡은 ‘강남스타일’ ‘젠틀맨’에서 함께 했던 유건형과 싸이가 공동작곡을 했다. 한명륜 평론가는 “현재 미국 대중음악 신에서 가장 핫한 사운드 소스들과 그 설계 매뉴얼이 집약돼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고 말했다.

코믹코드는 ‘행오버’에서도 여전하다.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는 한국의 술 문화를 부각시키고 있다. 김성환 평론가는 “미국인들에게 재밌게 다가갈 소지가 보이지만, 한국의 술 문화에 대한 편견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성훈 평론가는 “이번 뮤직비디오는 싸이를 닮은 걸로도 알려졌던 배우 켄 정이 나온 영화 ‘행오버’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노래방과 소주가 나오는 것도 큰 그림으로 보면 ‘행오버’라는 영화에서 깔깔대고 웃을 수 있는 코드를 한국판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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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껏 망가진 스눕 독의 코믹한 모습이다. 김성환 평론가는 “스눕 독이 저 정도로까지 망가져줬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라고 말했다. 이세환 소니뮤직 차장은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스눕 독이 노래방, 목욕탕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웃긴 장면이다. 싸이 나름의 유머가 스눕 독을 통해 더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남성훈 평론가는 “스눕 독은 자기를 즐겨 희화화하곤 한다. 갱스터 랩의 거물이지만 동시에 개그 캐릭터로도 자리 잡은 지 오래”라며 “미국 본토 사람들에게는 한국문화권 속에서 망가지는 모습이 새로워 보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강남스타일’의 말춤과 달리 따라 하기 쉬운 안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전작들에 비해 랩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세환 차장은 “‘젠틀맨’이 ‘강남스타일’의 음악, 코믹 코드를 그대로 이어가다 보니 조금 억지스러웠던 것에 비해 ‘행오버’는 음악적인 면을 살린 것이 고무적”이라며 “특히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힙합을 강조했기 때문에 현지에서 ‘젠틀맨’보다 더 반응이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고 말했다. 김성환 평론가는 과연 본토 힙합 팬들이 스눕 독과 작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스눕 독의 피처링, 힙합 영어가사 등을 내세운 ‘행오버’의 히트공식이 너무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남성훈 평론가는 “‘행오버’는 음악부터 뮤직비디오에 이르기까지 미국인들에게 어필할만한 요소가 많다. 이는 신선함으로 인기를 얻은 ‘강남스타일’의 성공법칙을 본인 스스로 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환 차장은 “코믹코드의 반복으로만은 오래 살아남기 힘들다. 싸이 나름대로 힙합을 통해 음악적 색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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