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 스웨덴 콘서트 현장

걸그룹 포미닛이 걸그룹 최초로 유럽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며 유럽 K-POP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포미닛은 지난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25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두 번의 공연 동안 노르웨이,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을 비롯, 미주 및 아시아 지역에서 2,000여 명의 관객이 모여들었다. 유럽 팬들은 공연 전부터 공연장 앞 광장에서 포미닛의 ‘오늘 뭐해’, ‘볼륨 업’ 등 히트곡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플래시몹을 연출하기도 해 포미닛의 인기를 증명했다.

포미닛의 유럽 단독 콘서트는 여러 의미를 가진다. 먼저 동남아시아 지역과 남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유럽 K-POP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동안 소녀시대, 2NE1 등이 월드투어를 펼치며 글로벌 인기를 과시했지만, 유럽 무대에서는 단독 콘서트를 펼치지 못해 2% 아쉬움을 남겼었다. 이를 포미닛이 최초 단독 콘서트로 2%를 채우며 걸그룹 K-POP의 지평을 넓혔다.

포미닛은 데뷔 초기부터 끊임없이 유럽에서 러브콜을 받은 바 있다. ‘핫 이슈’, ‘뮤직(Muzik)’ 등에서 보여준 포미닛의 음악이 유럽과 잘 맞아떨어졌던 것.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유럽 공연은 클럽 공연 형식이 대부분이어서 당시 미성년자였던 현아와 소현을 배려해 유럽 진출을 미뤘다. 또한 K-POP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터라 유럽까지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포미닛은 이번 유럽 단독 콘서트를 통해 K-POP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포미닛 스웨덴 단독콘서트

포미닛의 단독 콘서트를 가능케 했던 힘은 K-POP 열기뿐만 아니라 포미닛 특유의 스타일에도 있었다. ‘허’, ‘이름이 뭐예요’, ‘오늘 뭐해’ 등 포미닛은 발표하는 앨범마다 당찬 여성상을 제시하며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패션과 음악을 선보였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도 이구동성으로 포미닛의 매력을 ‘세련된 스타일리시함’으로 꼽았다.

23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포미닛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온 카이키(20) 씨는 “데뷔 때부터 포미닛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세련된 스타일에 사로잡혔다”며 “포미닛의 박진감 넘치는 퍼포먼스와 스타일은 K-POP에서 가장 유니크하다. 브라질에 이어 가윤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또 한 번 매료될 것 같다”고 포미닛을 좋아하는 이유를 전했다.

바르셀로나의 대학에서 동양학을 전공하는 리오 린도(21) 씨는 “‘핫이슈’때부터 포미닛의 노래는 신나고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매력을 가졌다. 또한 무대는 굉장히 스타일리시해서 많은 이들이 따라해보고 싶어할만하다”라며 “바르셀로나에 포미닛이 온다는 소식은 내게 기적 같았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스페인 내에서도 K-POP 문화가 확산되면서 본인처럼 한국문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다양한 문화 클럽이 생겨났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리오 린도 씨는 일찌감치 공연장을 찾아 함께 K-POP 댄스와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들과 어울려 ‘오늘 뭐해’, ‘버블팝’등의 퍼포먼스를 펼치며 포미닛의 콘서트를 기다렸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K-POP 관련 포럼을 운영하며 K-POP 골수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라울라(22) 씨도 공연장을 찾았다. 라울라 씨는 “포미닛의 단독 콘서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포미닛의 데뷔부터 지금까지의 뮤직비디오 및 무대 영상을 매일 보며 포럼 사람들과 응원법 및 안무 등을 연습해왔다”고 밝혔다. 현재 포럼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파블로 씨는 포미닛의 현아가 ‘버블팝’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였던 의상을 구하기 위해 해외 직구를 하는 열성을 보이며 포미닛 만의 화려하고 센스 넘치는 스타일리시함을 큰 매력포인트로 내세웠다.

포미닛은 각지에서 온 팬들을 위해 콘서트에서 현지화 전략으로 화답했다. 쇼케이스 형식으로 이뤄진 공연이었지만, 콘서트처럼 세트리스트를 다양하게 구성했고,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모든 곡을 유럽에 어울리는 유로 사운드로 리믹스하면서 클럽 공연을 위해 DJ 스케줄원도 함께 유럽을 찾아 풍성한 공연을 만드는 정성도 보였다.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유럽 콘서트를 계기로 유럽에 K-POP을 알릴 기회가 넓어질 것 같다”며 “지난 2011년 유럽과 남미에서 펼친 ‘유나이티드 큐브 콘서트’를 통해 다른 그룹을 알리는 기회를 얻게 됐는데 이번 포미닛의 걸그룹 최초 콘서트가 다른 걸그룹에게도 기회가 열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포미닛을 비롯해 B.A.P, 틴탑 등 보이그룹들도 영국, 프랑스를 넘어 독일, 러시아 등에서 최초 콘서트를 펼치며 K-POP을 알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고, 수익이 적어 K-POP 불모지로 여겨졌던 유럽에서도 이제 본격적인 한류가 시작되고 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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