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가교 역할을 해 보고 싶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LOST)로 잘 알려진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킴이 내한했다. 22일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참석차 한국에 온 대니얼 대 킴은 배우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실제로 올해 1월 국내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한국 활동의 기반을 마련한 그는 “한국인과 미국인 두 가지 정체성을 지닌 사람으로서 나만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Q. 올 초 국내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활동 시동을 걸고 있다고 들었다.
대니얼 대 킴: 현재 미국 CBS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Hawaii-five-O) 다섯 번째 시즌이 시작됐고 미국에서 곧 영화 촬영에 돌입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연기할 기회를 찾고 있다. 내 한국어 실력이 아직 부족하고 내 나이가 스물 다섯이 아니기 때문에 맡을 수 있는 역할에는 아마도 한계가 있겠지만, 내게 어울리는 역할이 있을거란 생각으로 즐겁게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Q.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 김윤진과 함께 출연한 미국 드라마 ‘로스트’(LOST)인데 이 작품으로 한국에도 팬이 많이 생겼다.
대니얼 대 킴: 극중 내 한국어 발음이 미숙해서 오히려 관심을 가진 한국 시청자들이 많다고 들었다. 하하. 한국어는 지금도 틈날 때마다 계속 배우고 있으니 아마 점점 더 나아질 거다. 어쨌든 ‘로스트’는 동양인 배우로서는 굉장히 큰 기회였기 때문에 무척 의미 깊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Q. 연기자로서 어떤 캐릭터로 입지를 다지고 싶은지 궁금하다.
대니얼 대 킴: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를 모두 대변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에 있는 친척 등 가족들도 많다. 이렇듯 뿌리는 한국에 있으면서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교포 사회의 인물들을 표현할 수도 있고 두 개의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Q. 연기자 뿐 아니라 제작자로도 활동할 계획이라고.
대니얼 대 킴: 올 초 미국 LA에 3AD라는 제작사를 세웠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 드라마 수출이나 제작 등의 일에 관여할 것 같은데 그 첫번째로 KBS2 드라마 ‘굿 닥터’의 미국 CBS 리메이크 건을 논의중이다. 일단 CBS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리메이크와 관련한 세부 사항을 얘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콘텐츠가 지닌 강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 콘텐츠만이 지닌 강점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
대니얼 대 킴: 일단 드라마를 보면 캐릭터가 굉장히 심도 깊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같은 부분이 폭넓고 깊이 있게 다뤄지면서 섬세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다른 나라 작품과 비교해 볼 때 작가들도 굉장히 고품질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른 나라 드라마는 멜로나 비극을 한국 드라마처럼 잘 풀어내지 못한다. 이런 감성적인 부분이 미국이나 유럽 시청자들에게 가 닿으면 대중문화 콘텐츠로서 큰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Q. 한국에서는 특히 드라마 촬영 현장은 굉장히 급박하고 살인적인 스케줄이라 사전제작제가 고려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안은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대니얼 대 킴: 이번에 한국에 와서 제작자로 일하는 친구들과 그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한국 제작진들과 작가들은 잠을 좀 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사전 제작제의 경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 상황상 사전제작제가 답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Q. 한류가 아시아권에서는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았지만 과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직접 배우와 제작자로 활동하면서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대니얼 대 킴: 나도 아시아인인데 미국 드라마에 나오지 않았나. 하하. 물론 어려운 지점은 있다.예를 들어 K팝은 눈이 아닌 귀로 듣는 ‘음악’이기 때문에 전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넓지만 드라마나 영화는 일단 외모가 서양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낯설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Q 제작자로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대니얼 대 킴: 마이크 킴의 소설인 ‘에스케이핑 노스 코리아’(Escaping north korea)라는 소설을 각색한 영화를 준비중이다. 나 같은 교포 출신의 인물이 우연히 북한의 실상을 알고 현지 주민들의 탈북을 도와주는 이야기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의 실상을 알리는 좋은 계기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제작자들을 연결시키는 역할도 하고 싶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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