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오디(god)로 시작해 휘성,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백지영 등으로 이어지는 19 90~2000년대 가수들의 인기가 거세다. 2014년 가요계는 정규 7집 ‘언베일링(Unveiling)’으로 7년 만에 돌아온 엠씨 더 맥스의 차트 점령으로 출발했다. 이후 이선희, 이승환, 이소라, 임창정, 조성모, 왁스, 소찬휘 등의 컴백이 일제히 이루어졌다. 마치 가요계가 90년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아이유는 옛 가요 리메이크 앨범까지 내면서 이런 분위기를 거들었다.
이들 중 음원차트와 공연 티켓판매에 있어서 가장 강세를 보인 것은 지오디와 플라이 투 더 스카이다. 그 이유는 바로 과거에 사랑받았던 ‘스타일의 재현’, 그리고 ‘팬덤의 존재’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두 팀은 1999년에 데뷔했다. 당시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이 두 팀은 아이돌그룹으로서 팬덤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두 팀의 특징이라면 동시대 다른 팀에 비해 발라드, 느린 비트의 곡이 사랑받았다는 것이다. 지오디의 신곡 ‘미운오리새끼’와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너를 너를 너를’은 과거에 사랑받았던 스타일을 그대로 잇고 있다. 이단옆차기가 만든 ‘미운오리새끼’의 경우 지오디의 인기를 견인한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에서 나타난 드럼과 베이스로 바탕을 깔고 스트링을 살짝 가미한 미니멀한 악곡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환희는 “예전 스타일의 음반을 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그 시절의 음악을 더 바라고 있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 두 팀의 팬덤의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중요하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지오디, 플라이 투 더 스카이를 좋아했던 여성 팬들이 이제 30대 직장인들이 됐다. 티켓 구매 등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음악만 좋다면 언제든지 다시 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오디,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인기는 단지 90년대 가요에 대한 향수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존 팬덤이 움직인 결과로 보는 것이 더 맞다. 이것은 신화가 완전체로 성공적인 컴백을 이룬 것과 비슷한 양상인 것이다.
김광석이 부른 ‘서른즈음에’의 작곡자로 알려진 강승원은 CF음악, TV 방송의 음악감독 등을 겸하며 오랜 기간 활동 해왔지만 정작 본인의 앨범을 한 번도 발매한 적이 없다. 1990년대 숨겨진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앨범 ‘우리 동네 사람들 하나’를 발표한 프로젝트 그룹 우리 동네 사람들의 멤버로 그리고 성시경, 정인, 인순이 등 후배들에게 곡을 주며 작곡가로 주로 활동했다. 강승원은 현재 자신이 만든 곡들을 차례로 싱글로 발표하고 그것을 앨범으로 엮는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존박, 윤하 등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에는 1990년대 특유의 감성을 지닌 보석과 같은 곡들이 실린다.
이규호는 지오디, 플라이 투 더 스카이와 마찬가지로 1999년에 데뷔앨범 ‘얼터에고(Alterego)’를 발표했다. 올해 4월에는 15년 만의 새 앨범인 ‘스페이드 원(Spade One)’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규호는 음악동료들 사이에서 소위 ‘음악천재’로 회자되던 뮤지션이지만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아 베일에 싸인 존재였다. 이승환의 ‘꽃’ ‘세 가지 소원’, 박정현의 ‘늘 푸른’, 윤종신의 ‘팥빙수’, 이소은의 ‘서방님’ 등이 이규호의 곡이다. 최근에는 김예림의 ‘캐럴의 말장난’을 만들어주며 녹슬지 않은 감각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페이드 원’을 통해서는 15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인 오태호는 프로젝트 그룹 메이플라워로 컴백했다. 26일에는 이오공감으로 함께 활동했던 이승환과 다시 만난 곡 ‘추억 속에서 만나요’를 공개했다. 오태호는 이범학 ‘이별 아닌 이별’, 김현식 ‘내 사랑 내 곁에’, 이오공감 ‘한 사람을 위한 마음’, 피노키오 ‘사랑과 우정사이’, 이승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등을 작곡한 인물. 이외에도 임재범, 이중산, 김도균 등이 참여한 헤비메탈 컴필레이션 앨범인 ‘록 인 코리아(Rock in Korea)’에서 화려한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다. 오태호는 아이돌 음악이 주류인 대중음악 시장과는 별개로 30~40대 대중의 정서에 귀를 기울여 공감과 희망이 되는 음악을 객원가수를 통해 꾸준히 발표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들의 음악이 거대 팬덤을 가진 뮤지션들처럼 널리 들려지기는 어렵겠지만, 가요계를 풍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필시 유의미하다. 90년대가 아름다웠던 것은 바로 이러한 뮤지션들이 인기 스타들과 공존했기 때문이다. 이제 컴백을 앞두고 있는 서태지와 신해철, 90년대 대중음악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둘은 어떤 음악을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그나저나 둘의 팬덤은 아직도 안녕할까?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조선종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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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음원차트와 공연 티켓판매에 있어서 가장 강세를 보인 것은 지오디와 플라이 투 더 스카이다. 그 이유는 바로 과거에 사랑받았던 ‘스타일의 재현’, 그리고 ‘팬덤의 존재’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두 팀은 1999년에 데뷔했다. 당시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이 두 팀은 아이돌그룹으로서 팬덤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두 팀의 특징이라면 동시대 다른 팀에 비해 발라드, 느린 비트의 곡이 사랑받았다는 것이다. 지오디의 신곡 ‘미운오리새끼’와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너를 너를 너를’은 과거에 사랑받았던 스타일을 그대로 잇고 있다. 이단옆차기가 만든 ‘미운오리새끼’의 경우 지오디의 인기를 견인한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에서 나타난 드럼과 베이스로 바탕을 깔고 스트링을 살짝 가미한 미니멀한 악곡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환희는 “예전 스타일의 음반을 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그 시절의 음악을 더 바라고 있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 두 팀의 팬덤의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중요하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지오디, 플라이 투 더 스카이를 좋아했던 여성 팬들이 이제 30대 직장인들이 됐다. 티켓 구매 등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음악만 좋다면 언제든지 다시 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오디,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인기는 단지 90년대 가요에 대한 향수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존 팬덤이 움직인 결과로 보는 것이 더 맞다. 이것은 신화가 완전체로 성공적인 컴백을 이룬 것과 비슷한 양상인 것이다.
이규호
1990년대는 한국 가요사의 황금기로 꼽힌다. 그 이유는 바로 다양한 음악이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굳이 오빠부대를 거느리지 않아도 노래만 좋으면 백만 장이 팔려나가는 시대였고, 비주얼보다 음악성이 환영받았으며 실력을 가진 창작자, 가수들이 우상으로서 인기를 얻던 시기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1990년대 가요계를 다양하게 했던 강승원, 이규호, 오태호 등도 돌아온다. 이들은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가요계의 트렌드를 풍성하게 해준 소중한 존재들이다.김광석이 부른 ‘서른즈음에’의 작곡자로 알려진 강승원은 CF음악, TV 방송의 음악감독 등을 겸하며 오랜 기간 활동 해왔지만 정작 본인의 앨범을 한 번도 발매한 적이 없다. 1990년대 숨겨진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앨범 ‘우리 동네 사람들 하나’를 발표한 프로젝트 그룹 우리 동네 사람들의 멤버로 그리고 성시경, 정인, 인순이 등 후배들에게 곡을 주며 작곡가로 주로 활동했다. 강승원은 현재 자신이 만든 곡들을 차례로 싱글로 발표하고 그것을 앨범으로 엮는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존박, 윤하 등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에는 1990년대 특유의 감성을 지닌 보석과 같은 곡들이 실린다.
이규호는 지오디, 플라이 투 더 스카이와 마찬가지로 1999년에 데뷔앨범 ‘얼터에고(Alterego)’를 발표했다. 올해 4월에는 15년 만의 새 앨범인 ‘스페이드 원(Spade One)’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규호는 음악동료들 사이에서 소위 ‘음악천재’로 회자되던 뮤지션이지만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아 베일에 싸인 존재였다. 이승환의 ‘꽃’ ‘세 가지 소원’, 박정현의 ‘늘 푸른’, 윤종신의 ‘팥빙수’, 이소은의 ‘서방님’ 등이 이규호의 곡이다. 최근에는 김예림의 ‘캐럴의 말장난’을 만들어주며 녹슬지 않은 감각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페이드 원’을 통해서는 15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인 오태호는 프로젝트 그룹 메이플라워로 컴백했다. 26일에는 이오공감으로 함께 활동했던 이승환과 다시 만난 곡 ‘추억 속에서 만나요’를 공개했다. 오태호는 이범학 ‘이별 아닌 이별’, 김현식 ‘내 사랑 내 곁에’, 이오공감 ‘한 사람을 위한 마음’, 피노키오 ‘사랑과 우정사이’, 이승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등을 작곡한 인물. 이외에도 임재범, 이중산, 김도균 등이 참여한 헤비메탈 컴필레이션 앨범인 ‘록 인 코리아(Rock in Korea)’에서 화려한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다. 오태호는 아이돌 음악이 주류인 대중음악 시장과는 별개로 30~40대 대중의 정서에 귀를 기울여 공감과 희망이 되는 음악을 객원가수를 통해 꾸준히 발표할 계획이라 밝혔다.
노이즈가든
이들 외에도 90년대 활동했던 록밴드 노이즈가든은 예전 앨범의 리마스터 앨범을 발매하고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며 예전 팬들을 반갑게 했다. 노이즈가든은 한국 록의 찬란한 명반으로 꼽히는 1집 ‘노이즈가든(Noizegarden)’(1996)을 비롯해 2집 ‘…벗 낫 리스트(…But Not Least)’(1999)와 데모 및 부틀렉 음원이 포함된 3CD 분량의 ‘1992 ~ 1999 디럭스 리마스터 에디션’을 발매해 인디차트 1위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1992년 결성된 노이즈가든은 헤비한 사운드와 록의 전통적인 어법, 그리고 당시 트렌드였던 그런지 록의 질감을 적절히 배합한 사운드로 한국 록의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이들의 음악이 거대 팬덤을 가진 뮤지션들처럼 널리 들려지기는 어렵겠지만, 가요계를 풍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필시 유의미하다. 90년대가 아름다웠던 것은 바로 이러한 뮤지션들이 인기 스타들과 공존했기 때문이다. 이제 컴백을 앞두고 있는 서태지와 신해철, 90년대 대중음악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둘은 어떤 음악을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그나저나 둘의 팬덤은 아직도 안녕할까?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조선종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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