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국과 안정환(왼쪽부터)

2002 태극전사들이 뭉쳤다. 송종국, 안정환 두 태극전사는 MBC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진의 해설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오랜만에 한 팀에서 호흡하게 됐다.

14일 오전 제주로 향해 한라산 등반을 함께 한 두 사람은 15일 오전 제주 롯데호텔 에메랄드 홀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두 태극전사는 해설위원으로서의 서로의 강점을 이야기했다. “선수생활에는 친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국가대표로 한국축구의 황금기를 함께 한 끈끈한 동료로서의 친분을 감지할 수 있는 농담이 오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이 됐다.

송종국이 바라본 안정환의 장점
“정환 형이 해설자로 합류하면서 형님하는 것을 모니터 하고 있다. 해설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기존 해설자들이 축구의 장면장면에 있어 파악하지 못한 깊이 있는 것까지 캐치하더라. 기존 해설자보다 더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경험이 있어 부드럽게 할 수 있긴 하지만, 정환 형은 아직 거칠어도 확실한 포인트를 알려주는 해설을 한다.”

안정환이 바라본 송종국의 장점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 들어간 지 얼마 안됐기에 내가 송종국에게 많이 배우고 있는 입장이다. 종국이는 원래 말수도 없고 운동만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 예능을 많이 해서인지 갑자기 능글능글해졌다. 사람들한테 편하게 말도 잘 한다. 부드럽게 말 하는 것이 너무 부러웠다. 종국이가 하는 것을 보고 배우려고 한다. 사람이 바뀐 것을 보고는 이래서 방송이 무섭구나라는 것을 느낀다.(웃음)”

MBC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진들이 백록담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또 안정환은 선수로는 후배이지만, 방송으로는 선배인 송종국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원래 종국이와 그렇게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 팀에 위계질서가 있었고, 실은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는 서로 농담도 한다. 딱딱한 대표팀 생활에서 은퇴하고 후배가 응원도 해주고, ‘예능은 이렇게 하는 거예요’라며 가르쳐주곤 하는게 좋다. 해설이나 예능으로는 그가 선배이기 때문에 겸허히 잘 받아들이고 있다. 좋은 동생 후배 하나 얻은 것 같아 좋다. 여하튼 여러가지 배우고 있습니다. 선배님한테”라며 웃었다.

이어 송종국은 “아직 가르쳐줄 게 많다”라는 농담으로 받아쳐 웃음을 자아낸 뒤, “오랜만에 축구팀이 뭉쳤는데, 다행히 형님이 잘 받아주셔서 더 편해지는 것 같다. 운동할 때는 어려웠고 존경하는 선배였다. 여자분들이 갖고 있는 형에 대한 신비감을 저 역시 가지고 있었고, 잘 생긴 것을 떠나 축구를 천재적으로 잘 했기 때문에 더 그랬다. 그런데 축구가 아니라 방송 쪽에서 함께 하게 되면서 조금은 달라졌다. 형님이 가진 장점이 많더라.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방송인이 다 된 송종국은 “아직은 제가 가르칠 것이 많이 있다”라며 너스레를 떨어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제주=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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