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탑은 공연 내내 자신들을 향해 끊임없이 환호하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했다. 관객들과의 소통이 특히 돋보였던 것이다. ‘장난아냐’로 화끈하게 무대를 연 이들은 뒤이어 ‘사랑하고 싶어’를 부르며 T자형 돌출 무대 앞으로 나왔다. 팬들을 향해 ‘안녕’ 손을 흔들며 인사하기도 하고, 무대를 가로지르며 팬들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향수 뿌리지마’를 소개하기 전에는 멤버들의 능청스러운 대화도 있었다. 니엘이 “잠깐만, 여러분 지금 향수 뿌리셨어요?”라며 천연덕스러운 멘트를 날렸고, 뒤이어 엘조는 “여러분 제가 말씀 드렸죠. 저희 만나러 오실 때엔 향수 뿌리지 마시라고” 말해 관객들은 자지러 듯 크게 웃었다. ‘Date’ 무대에서는 멤버들이 자전거를 타고 등장해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달콤한 노래 분위기처럼 틴탑 멤버들이 자신들 가까이에 있다는 느낌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틴탑의 매력이 제대로 통했다. 2월 18일, 후쿠오카 국제센터는 “틴탑!”을 연호하는 1만여 명의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보라색 별모양 응원봉을 든 팬들은 틴탑이 등장한 순간부터 2시간 30여분의 긴 공연 시간 내내 스탠딩을 고수하며 공연을 즐겼다.
지난 2월 5일 나고야 가이시홀, 8~9일 요코하마 아레나, 13일 오사카 중앙체육관 메인 아레나를 거친 틴탑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양한 도시에서의 아레나를 거치며 한층 더 성숙해진 것은 물론, 노련해진 모습이었다. 총 5회의 공연을 통해 5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들은 팬들의 환호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공연형 가수로 평가 받으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후쿠오카 공연에서 틴탑은 30여 곡 정도의 세트리스트를 올 라이브로 소화한 건 물론, 이들의 전매특허인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칼군무’ 또한 선보였다. 여기에 멤버 별로 특색 있게 준비한 개인 무대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어느새 훌쩍 성장한 틴탑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아레나 투어 마지막 날이었다.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엿볼 수 있게 한 개인 무대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멤버 개개인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카리스마 래퍼 캡은 카니에 웨스트의 ‘블랙 스킨 헤드(Black Skin Head)’를 그만의 스타일로 소화했다. 화이트 셔츠에 블랙 베스트, 선글라스, 여기에 포마드를 바른 듯 단정하게 정리한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그는 원곡의 앞부분에 자신이 직접 작사한 랩을 삽입해 불러 그만의 에너지를 드러냈다.
댄서들과 함께 그루브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창조
이어진 창조의 퍼포먼스는 너무나 과감하고 섹시해 가히 충격적이었다. 올해 스무 살 성인이 된 그는 ‘Nice & Slow’에 맞춰 의자를 활용한 탁월한 웨이브 안무를 선보여 팬들의 비명을 자아냈다. 댄서들과 어우러진 퍼포먼스도 선보였는데, 그루브감이 느껴지면서도 특유의 에너제틱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퍼포먼스 마지막엔 상의를 탈의해 관객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낸 것도 모자라 입고 있던 민소매까지 거칠게 찢어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어 버렸다.‘테이크 유 다운(Take You Down)’을 열창하며 섹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니엘
관객들에게 연타로 섹시함을 각인시키려는 듯 니엘이 등장했다. 그는 농염하면서도 과감한 모습을 표현했다. 크리스 브라운의 ‘테이크 유 다운(Take You Down)’을 열창하며 섹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의 손 끝 하나, 시선 하나에 팬들은 “니엘!”을 외치며 열광했다. 웨이브와 골반을 활용한 동작이 인상적인 춤으로, 그가 바닥에 눕거나 바닥을 향해 웨이브를 했을 때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카메라가 친절히 그의 다리를 비추기도 해 섹시한 분위기를 업그레이드 시켰다. 아직 날씨가 쌀쌀한 추운 겨울임에도 팬들의 열기로 공연장은 여름이 된 것 마냥 뜨거웠다.세 명의 무대가 끝난 후 멤버들의 토크가 이어졌다. 엘조가 “창조군이 갑자기 섹시해졌다”라고 말하니 창조가 “아, 진짜요?”하며 놀란 목소리로 대답했다. 멤버들은 이때다 싶어 “리키도 보여주세요!”라고 요구했고 엘조가 “창조랑 똑같은 복근!”이라며 짓궂은 농담을 했다. 리키가 창조에게 먼저 보여달라 말하니 창조가 옷을 걷어 슬쩍 노출을 감행했고, 리키는 멤버들의 계속된 요구에 “(자신의 배를 만지며) 아쉽게도 복근을 한국에 놓고 왔어요. 다음에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재치있게 대답해 복근 노출 위기(?)를 탈출했다. 여기서 끝낼 수 없다는 듯 창조가 그렇다면 섹시 춤을 보여달라 하니 리키는 과감하게 창조가 개인 무대 때 선보인 앉아서 바닥을 걸어가는 섹시한 안무를 보여주었다.
나머지 멤버 셋의 무대도 이어졌다. 천지는 일본드라마 ‘마녀의 조건’ OST로 유명한 우타다 히카루의 ‘퍼스트 러브(First Love)’를 감미롭게 소화해 관객의 귀를 녹였다. 금발 헤어에 스트라이프 니트를 걸친 패션으로 영국 소년을 연상시킨 리키는 2층 관객석에 마련된 무대에 서서 ‘I Believe’를 최선을 다해 불러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엘조는 일본의 유명 록밴드 ‘오렌지 렌지(Orange Range)’의 히트곡 ‘하나(HANA)’를 의자에 앉아 멋지게 소화했다. 애교 많기로 유명한 그는 귀여운 외모와 대비되는 시크한 매력으로 팬들을 매혹시켰다.
아레나 공연 중인 틴탑 멤버들
여섯 명 모두의 개인 무대가 끝난 뒤 멤버들은 서로의 무대를 평가하기도 했다. 이 때 니엘이 “엘조 형 무대를 보면 느끼한 음식을 많이 먹은 것 같다”라고 말해 멤버들은 물론 관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엘조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이 엘조의 행동이라며, 손가락 두개를 입술에 갖다 대었다 떼는 ‘손키스’를 날렸다. 이 모습에 엘조는 그게 아니라며 다시 시범을 보였고, 공연장은 금세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캡이 작사 작곡한 ‘No’도 캡, 천지, 리키 셋이 함께 감성 어린 모습으로 변신해 선보이기도 했다. 그루브 넘치는 안무로 유명한 ‘To You’ 무대에서는 후쿠오카 역시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틴탑 멤버들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며 응원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공연을 보던 팬들은 어깨를 흔들면서 춤을 따라해 흥겨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마지막 곡 ‘긴 생머리 그녀’ 때 멤버들은 아레나 투어 마지막날 소감을 밝혔다. 리더 캡이 “처음 아레나 투어를 한다고 들었을 때 정말 꿈만 같고 기뻤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너무 기쁘고 감사드립니다”라며 공연장을 찾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공연을 위해 애써준 스태프분들과 댄서, 밴드들에게 감사를 표할 때마다 관객석에 앉은 팬들도 일일이 함께 박수를 쳐줘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5년 차 아이돌의 성숙한 모습이었다.
니엘에게 장난스럽게 물을 뿌리고 있는 멤버들
그들이 마지막곡을 마치고 무대 뒤로 돌아가자 관객석에 앉아 있던 팬들은 “틴탑, 틴탑”을 나즈막하지만 소중하게 외쳤다. 이런 팬들의 외침에 틴탑은 앵콜곡을 선보였다. 공연 중에 타고 나왔던 자전거를 ‘길을 걷다가’ 무대를 꾸미기 위해 다시 타고 나왔다. 무대 아래로 내려와 팬들 앞에서 노래하기도 했다. 니엘은 무대 위에 누워 노래하는 자연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엘조는 자신이 메고 나온 수건을 팬들에게 던져주는 팬서비스도 발휘했다. 이날 공연의 진짜 마지막 곡은 ‘흔들어놔!’. 공연을 하던 도중 멤버들이 니엘에게 물을 뿌려 니엘은 온몸이 다 젖어버렸다. 완성도 높은 공연과는 별개로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오던 모습 그대로, 장난꾸러기들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끝까지 공연을 함께 한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2시간 30여 분.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연결된 무대는 보는 내내 흥겨움을 선사했다. 이전보다 조금 더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워진 이들은 이제 공연형 아이돌로 불러도 손색없을 듯 보였다. 18일 후쿠오카 아레나 투어를 화려하게 마무리한 틴탑은 국내로 돌아와 오는 22, 23일 서울 올림픽 공원 내 올림픽 홀에서 ‘틴탑 2014 월드 투어 ‘하이킥’인 서울(TEEN TOP 2014 World Tour ‘HIGH KICK’ in Seoul)’ 공연을 갖는다.
후쿠오카=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티오피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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