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 겨울을 보내는 마지막 행사로 기록될 동계올림픽은 안방에서도 뜨겁게 열릴 예정이다. 중계권을 비롯한 올림픽 마케팅 수입만 이미 8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각 방송사도 올해는 경기 중계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특집 프로그램 등으로 올림픽 일정을 빡빡히 채웠다.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을 동계올림픽의 세계로 안내해 줄 ‘웰컴! 소치’ 안방에서 즐기는 동계올림픽의 무대를 좀더 세심하게 들여다보자.
동계올림픽의 뒷 무대에서는 또 다른 ‘올림픽’이 열린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역대 최대 규모인 32명의 해설위원을 파견한 이번 올림픽에서는 캐스터·해설 위원 간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KBS는 쇼트트랙의 김동성, 피겨 스케이팅 변성진, 스피드 스케이팅 나윤수, 알파인 스키 강낙연 등 선수 출신의 해설위원을 대거 영입했다. MBC는 캐스터로 방송인 김성주를 필두로 김완태 김정근 허일후 김나진 등 낯익은 아나운서들이 모두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는다. SBS는 피겨스케이팅 방상아 해설위원을 중심으로 김관규(스피드), 안상미(쇼트트랙), 어재석(스키), 이세중(썰매) 등으로 해설진을 꾸렸다. 이에 MBC 김성주 캐스터와 KBS 김동성·SBS 방상아 해설위원 등 각 사가 대표적으로 꼽은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매력을 살펴봤다.
MBC 김성주 캐스터
# MBC 김성주 캐스터 – 노련함과 순발력있는 진행의 1인자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년 반 만에 스포츠중계석에 앉는 김성주는 누구보다 노련함과 편안함을 지닌 캐스터다. 특히 MBC에서 1997년부터 스포츠 중계를 맡아 온 김성주는 스포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 해설위원과의 자연스러운 호흡이 강점이다. MBC를 떠난 후 스포츠 중계는 그의 주된 활동 영역에서 비켜났지만 스포츠 팬들은 순발력있는 진행 면에서는 김성주를 첫 손가락으로 꼽기도 한다. 때문에 그간 케이블TV Mnet ‘슈퍼스타 K’ MBC ‘일밤 – 아빠! 어디가?’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지만 그가 가장 빛날 수 있는 곳은 스포츠중계석이라는 평가도 여전히 존재한다.
단 동계올림픽 중계는 처음이라는 약점도 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 첫 중계에 도전하는 그는 “이전 대회 자료영상을 보면서 공부도 많이 했기 때문에 내가 맡은 종목을 집중해서 신경 쓴다면 위험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포부를 전했다.
# KBS 김동성 해설위원 – 오노와 ‘미워도 다시 한번’
“오노와 해설로 다시 한번 겨뤄보고 싶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6관왕인 김동성은 KBS 쇼트트랙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공교롭게도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2002년 솔트레이트 올림픽에서 김동성에게 ‘할리우드 액션’으로 맞서 금메달을 가져간 미국의 안톤 오노가 NBC의 해설자로 데뷔해 예기치 않았던 두 사람의 ‘해설 배틀’도 기대해볼 만 하게 됐다. 선수 은퇴 후 2005년 해설자로 변신한 김동성은 상황에 맞는 설명이나 진행감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좀더 투지를 다졌다. ‘알기 쉽고 친근한 해설’로 시청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특히 규칙이 비교적 자주 바뀌는 쇼트트랙 경기 방식을 “시청자들에게 가장 정확하고 쉽게 설명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선수 출신으로서 경기장에 선 선수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SBS 방상아 해설위원
# SBS 방상아 해설위원 – 김연아의 마지막 올림픽은 ‘감성 해설’로?
배기완 캐스터-방상아 해설위원으로 이뤄진 이른바 ‘배방 라인’은 피겨 스케이팅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김연아 선수의 초창기 경기부터 줄곧 해설을 맡아 온 방상아 해설위원은 김연아 선수의 경기에서는 독보적인 해설을 자랑한다. 다양한 피겨 기술에 대한 해박한 설명과 거의 정확한 점수 예측이 강점이다. 여기에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당시에는 배기완 캐스터와 함께 “(경기 자체를) 느끼고 싶네요” “김연아 선수, 이제 어깨의 짐을 내려놓으세요” 등의 감성어린 멘트도 화제가 됐다.
물론 이같은 ‘응원 해설’은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도 있다. 자국 선수에 지나치게 치우치는 해설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경기 몰입을 어렵게 한다는 것.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어느 정도의 감동 멘트는 기대해봄직하다. 이를 의식한 듯 방 해설위원은“김연아 선수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하게 돼서 감동이다”는 소감을 밝혔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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