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과 복합장르 드라마의 강세, 케이블 드라마의 다변화’
2014년 드라마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몇 가지 키워드다. 점차 다양해지는 시청자들의 입맛과 눈높이를 반영, 시청 연령대별로 소재와 장르 면에서 드라마가 좀더 세분화되는 경향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적으로는 경기 불황 속에서 지상파와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드라마 제작 업계가 스타 출연료 삭감 등으로 비용 절감에 나설 조짐도 보이고 있다. 각 방송사의 1년 편성계획과 드라마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토대로 텐아시아가 올해 드라마 흐름을 미리 짚어봤다.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김원석 tvN PD, 김형석 KBS PD, 이영균 CJ E&M 홍보팀장, 이용석 SBS PD, 진혁 SBS PD, 이외 익명을 요구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 2인
지난해 복합장르 드라마로 사랑받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 복합 장르 드라마 속속 제작지난해 드라마의 뚜렷한 흐름 중 하나는 판타지와 스릴러, 로맨스와 액션 등 다양한 장르가 한 작품 내에서 이종연합했다는 점이다. KBS2 ‘비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의 드라마가 탄탄한 구성 속에 여러 장르를 시도한 작품. 이같은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월 방송될 예정인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은 타임슬립을 소재로 판타지와 로맨스, 액션 등이 가미된 작품이고 케이블TV OCN ‘귀신 보는 형사 처용’도 미스터리와 스릴러, 로맨스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또 하반기 방송하는 SBS ‘닥터 이방인’은 메디컬 드라마와 미스터리 장르의 접속을 시도했다.
한 중견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장르적으로 이종연합이 이뤄지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 등에서도 보여지고 있는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한 작품 속에 다양한 캐릭터가 공존하고 시청자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복합장르 드라마는 올해도 드라마업계의 큰 흐름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tvN ‘로맨스가 필요해’
# 틈새 시장 노린 케이블 드라마 파워지난해를 기점으로 케이블TV 드라마는 더이상 ‘소수 시청자들을 위한 작품’이라거나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오히려 전 연령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 드라마가 시도하지 못하는 강한 장르 드라마나 참신한 기획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소통하면서 드라마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호평받은 tvN ‘나인’과 ‘응답하라 1994′의 성공으로 케이블 드라마는 지상파를 위협하는 브랜드 파워를 보이며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올해는 장르와 소재가 다변화되면서 케이블 드라마의 성장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예능적 요소를 가미해 기존의 드라마 문법을 파괴하거나(tvN ‘응답하라 1994′) 일상성을 살린 작품(tvN ‘식샤를 합시다’ ‘막돼먹은 영애씨’), 장르적 특성을 강조한 작품(OCN ‘텐(TEN)’)도 속속 출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J E&M 이영균 홍보팀장은 “일상을 깊게 파고들거나 마니아적 선호도에 기댄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이 케이블 드라마를 통해 발굴되는 편”이라며 “젊은 감각과 색깔을 살린 작품이 좀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BC 드라마페스티벌 ‘햇빛 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
#단막극 부활 빛 볼까신인작가 발굴과 작품성 있는 드라마 생산을 위한 방안으로 늘 거론되는 부분이 바로 단막극의 활성화다. 참신한 소재와 배우로 소통하는 단막극이 결국 수준 높은 장편 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KBS2 ‘학교 2013′의 이현주 작가, ‘직장의 신’의 윤난중 작가 ‘비밀’의 박재범·유보라 작가가 모두 단막극 작가 출신이라는 점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다행히 지난해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각각 ‘단막극 페스티벌’(MBC) 시네드라마(SBS)라는 이름으로 단막극 편성에 힘을 기울인 점은 그간 시청률을 이유로 폐지돼 왔던 단막극 활성화에 작은 활력소가 되면서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는 데 청신호를 켰다.
KBS 드라마국 김형석 PD는 “신인들을 찾으려는 노력은 계속 기울일 것”이라며 “드라마 제작 방식이나 시장을 고려할 때 단막극이 지속적으로 방송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시즌제 편성이 계속 이어지면서 활성화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정리. 장서윤, 배선영, 김광국
사진제공. MBC, KBS,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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