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챠우챠우’ – 델리스파이스 1집 ‘델리 스파이스(Deli Spice)’
궁금하세요? 방송을 보는 내내 귓가를 맴돌았던 음악이. 어떤 음악은 백 마디 말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고, 어떤 노래들은 손때 묻은 오래된 필름 사진처럼 아릿한 추억으로 가슴 속에 자리하기도 합니다. 슬플 때는 더 애처롭게, 즐거울 때는 더 신이 나게 흥을 돋우는 방송 프로그램의 BGM. 기억을 담고,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의 힘은 방송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13년 한 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악은 무엇이었을까요. 방송계 이슈를 프로그램에 삽입된 음악으로 알아봤습니다. (노래 제목을 클릭하면 음악이 보여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너의 목소리가 들려/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하는데도/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하는데도/너의 목소리가 들려/너의 목소리가 들려”
10.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 “나의 세상에는 두 가지 소리가 존재한다. 하나는 남들에게도 들리는 소리. 그리고 하나는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 박수하(이종석)는 여심을 흔드는 교복 차림으로 나타나 시청자를 새로운 판타지 세계로 초대했습니다. 복수의 화신이 되어 돌아온 민준국(정웅인) 때문에 기억상실에 이어 장혜성(이보영)과 이별까지 경험해야 했던 수하.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하는데도 흘러나오는 두 사람의 사랑은 브라운관 너머 우리의 가슴에까지 와 닿았습니다.
2. ‘내가 만일’ – 안치환 4집 ‘안치환 4’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그대 얼굴에 물들고 싶어/붉게 물든 저녁/저 노을처럼/나 그대 뺨에 물들고 싶어/내가 만일 시인이라면/그댈 위해 노래하겠어/엄마 품에 안긴/어린아이처럼/나 행복하게 노래하고 싶어/세상에 그 무엇이라도/그댈 위해 되고 싶어/오늘처럼/우리 함께 있음이/내겐 얼마나 큰 기쁨인지/사랑하는 나의 사람아/너는 아니/워-이런 나의 마음을”
10. KBS2 ‘굿 닥터’ – “남들과 다른 제 모습 이제 정말 괜찮습니다. 마음 아프지 않습니다. 근데 선생님만 보면 속상합니다. 제가 많이 많이 멋진 사람이었으면 선생님 더 기쁘게 해드리고, 더 위해 드릴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멋진 노래도 더 많이 불러드릴 텐데 말입니다.” 진심은 통하는 법인 걸까요. 기다렸다는 듯이 차윤서(문채원)가 발코니가 나오자 서툰 노래를 부르는 박시온(주원)의 모습에서는 네버랜드를 그리는 피터 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형과 약속했던 의사가 돼는 일과 윤서를 향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던 시온. 그의 순수한 마음과, 윤서와 시온이 그리는 가슴 뭉클한 로맨스에 시청자들도 웃고 울었습니다.
3. ‘변해가네’ - 김광석 ‘다시부르기 II’
“느낀 그대로를 말하고/생각한 그 길로만 움직이며/그 누가 뭐라해도 돌아보지 않으며/내가 가고픈 그곳으로만 가려했지…그러나 너를 알게 된 후/사랑하게 된 후부터/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해가네/나의 길을 가기보다/너와 머물고만 싶네/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해가네”
10. tvN ‘응답하라 1994’ – 그들에게 일어날 기적이란 무엇이었을까요? 시청자들의 심장박동수를 최고조에 달하게 했던 칠봉이(유연석)의 돌직구 고백에 이어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쓰레기(정우)와 나정이(고아라)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우리에게 또 다른 설렘을 전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항상 함께하며 각자 가고 싶은 곳으로만 가려 했던 성나정과 쓰레기는 서로를 만난 뒤 조금씩 진정한 여자로, 남자로 변해갔습니다. 이미 마음을 고백한 나정이와 고백을 앞둔 쓰레기, 그리고 언젠가는 자신의 야구공을 찾으러 오겠다고 선언한 칠봉이까지. 이들의 엇갈린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4. ‘운명’ - 여행스케치 4집 ‘다 큰 애들 이야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너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황무지 같은 이 세상에 너를 만나지 못 했다면/이렇게 넓은 세상 한 가운데 그댈 만난 건 나 역시 기쁨이야/가시나무 같은 내 맘에/그댈 만나지 못 했다면/힘겨웠던 지난날을 견딜 수 없어/어딘가에 한 줌의 흙으로 묻혀있었겠지/바라보고 있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아직 네게 말은 안 했지만/내가 살아있는 살아 숨 쉬는 이유”
10. tvN ‘SNL 코리아 시즌4’ – 지난 23일 다 큰 어른들을 위한 생방송 라이브 쇼 ‘SNL 코리아 시즌4’의 정규 시즌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첫 호스트 최민수를 시작으로 신화, 아이비, 이범수, 승리, 지나, 임창정, 김규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스타가 ‘SNL 코리아’를 찾아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전했습니다. 원년 멤버 김슬기, 고경표가 ‘SNL 코리아’를 떠난 것은 아쉬웠지만, 돌아온 유세윤과 새로 합류한 크루 클라라, 유희열, 허지웅은 그들의 공백을 빈틈없이 메꿨습니다. 황무지같이 각박한 세상살이에 ‘19금 개그’와 ‘병맛 코드’로 우리에게 한 줄기 기쁨을 전한 ‘SNL 코리아’, 우리는 내년에도 당신과 함께할 겁니다!
5. ‘그래, 우리 함께’ - 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너에게 나 하고 싶었던 말 고마워 미안해/함께 있어서 할 수 있었어 웃을 수 있어…그래, 괜찮아 잘해온 거야/그 힘겨운 하루 버티며 살아낸 거야/지지마 지켜왔던 꿈들/이게 전부는 아닐 거야 웃는 날 꼭 올 거야/괜찮아 잘해온 거야 길 떠나 헤매는 오늘은 흔적이 될 거야/시원한 바람 불어오면 우리 좋은 얘길 나누자 시간을 함께 걷자/그게 너여서 좋아/그래, 우리 함께”
10. MBC ‘무한도전’ – 2년 만에 다시 시청자를 찾은 ‘무도’ 자유로 가요제는 한층 더 뜨거웠고, 전에 없이 다채로웠습니다. 병살 팀은 ‘사라질것들’로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형용돈죵의 ‘해볼라고’, 하우두유둘의 ‘플리즈 돈 고 마이 걸’, 거머리의 ‘아이 갓 씨’, 그리고 장미하관의 ‘오빠라고 불러다오’, 세븐티 핑거스의 ‘슈퍼 잡초맨’도 각 팀의 음악적 색깔이 잘 묻어나는 무대로 ‘자유로 가요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무대의 막이 내리고 멤버들이 ‘자유로 가요제’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던 그때, “밴드에게 이런 가요제에 설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힌 장미하관 ‘부엉이’ 준우의 말에 멤버들은 더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무도’다운 재미에 음악적 다양성까지 더해져 역대 최고 가요제를 만든 ‘무한도전’ 고맙습니다, 2년 뒤에 또 만나요!
6. ‘눈물이 맘을 훔쳐서’ - 에일리 ‘비밀’ OST Part5
“한사람이 생겼죠 사랑하면 안 되는 그 사람/안되는데 안되는데 몇 번을 뿌리쳐 보았죠/그 사람을 울렸죠 지독히도 못된 나의 집착에/눈물이 맘을 훔쳐서 사라져 버린다면/꼭 다가올 것만 같아서/I believe that I love you 미치게 나를 흔드는/I believe that I love you 비틀대는 내 사랑이/다가가면 그대 겁이 나서 숨어 버릴까봐/나 죽을 듯 아프대도 난 바라만 보죠”
10. KBS2 ‘비밀’ – “그들은 내게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쳐버린 거야.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인생의 참맛은 그런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걸”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에 적힌 말처럼 인생이란 정말 그런 것일까요? 오직 ‘사랑’만을 바라보던 네 남녀는 그야말로 모두가 ‘불쌍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잦은 배신과 처절한 복수에도 통쾌함보다는 아릿한 무언가가 가슴에 남았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없이는 살 수가 없다.” 유정(황정음)의 말이 가슴 깊숙이 와 닿았던 드라마 ‘비밀’ 우리는 그렇게 인생의 비밀에 한 발짝 가까이하게 됐습니다.
7. ‘바람이 분다’ – 이소라 6집 ‘눈썹달’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찬 빗방울이 떨어진다/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애타게 사라져간다”
10. Mnet ‘몬스타’ – ‘몬스타’ 두 가지 뜻. 한 가지는 ‘몬스터(괴물)’로 경쟁의 시대에 괴물처럼 취급받고 고통받는 아이들, 그리고 다른 한 가지 뜻은 ‘나의 스타’ 그리고 ‘나만의 꿈’, 누구에게나 마음속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아이돌 그룹에서 사고를 친 후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돌아온 윤설찬(용준형)과 돌아가신 아버지가 부르던 옛 노래를 좋아하는 뉴질랜드 소녀 민세이(하연수)는 음악동아리 ‘몬스타’에서 만나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를 따라 십 대 청춘으로 돌아간 배우들의 이야기는 꿈을 잃은 청춘에겐 변화의 바람을, 방송가에는 음악 드라마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습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SBS, MBC, tvN,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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