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쏜살같이 흘렀다. 올해도 경천동지할 만한 연예계 이슈들이 우리를 즐겁게 때로는, 당혹스럽게 했다. 올해는 유난히 열애설이 많아 ‘나만 빼고 다 연애하는 것 같다’라는 볼멘소리들도 터져 나왔다. 뭐,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이 열애설뿐이랴? 텐아시아에서는 2013년에 우리의 흥분지수를 높인 ‘올해의 XX’를 뽑아봤다.
최자(왼쪽)와 설리
올해의 남자 – 최자2013년 이슈의 중심에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있었다. 데뷔 14년 만에 음악 순위 프로그램 첫 1위,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던 힙합 디스 전의 시작, 그리고… 설리와의 열애설까지. CB MASS 시절에 무릎이 다 늘어난 트레이닝복을 입고 방송 무대에 오르고, 온갖 인기 없을 만한 짓들은 골라서 다 했다는 최자. 한때는 대형 기획사에 대한 반감이 심해서 새벽에 SM엔터테인먼트 입구에 래커로 ‘CB MASS.COM’이라고 쓰고선 도망간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 최자가 설리와 열애설이 터지다니. 설리의 첫 열애설 상대가 최자라니! 하늘이 놀라고 남성들의 가슴이 찢어졌다.
올해의 지못미 – 탁재훈
도박 혐의가 어느 날 만천하에 공개돼 버린 우리의 오라버니. 이수근 토니안과 함께 도박혐의를 인정하고 집행유예를 받았다. 백번 반성해야 마땅하지만…. 몇 년 전부터 떠돌던 소문이 공개된 이날,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슈들이 많았다는 사실은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졌다고 봐야 하는 걸까? 컨트리꼬꼬 멤버라 해도 신정환과는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재치 만점의 입담만큼은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탁사마, 안타깝네요.
올해의 기사회생 – 강용석
지난해 ‘슈퍼스타K 3’에 참가할 때까지만 해도 이 사람의 화려한 부활을 예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아나운서 비하 발언에 이어 KBS2 ‘개그콘서트’의 개그맨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하면서 일약 ‘고소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그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비호감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비호감 이미지를 십분 사린 ‘강용석의 고소한 19′에 이어 JTBC ‘썰전’으로 완벽한 부활의 날개를 단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오로라 공주’에서 유체이탈로 하차하게 된 임예진
올해의 킬러 – MBC ‘오로라공주’ 임성한 작가‘암세포는 죽일 수 없지만, 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은 막 죽일 수 있다’ 임성한 작가는 텐아시아 선정 올해의 킬러다. 그녀는 MBC 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무려 11명의 배우를 하차시켰다. 죽음으로 하차한 이는 변희봉, 임예진, 서우림 등 세 명. 죽음의 형태도 황당무계하다. 변희봉은 사업부도 후 사망했고, 임예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귀신을 보고 돌연사 한다. 서우림은 해외여행에서 돌아와 집에 가던 중 급사하고 만다. 시청자들의 퇴출운동에도 불구하고, 차기작 계약을 맺었다는 임성한 작가.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방식으로 배우와의 약속을 파기할까?
올해의 악당 – ‘토르’의 악당 로키
주인공 토르가 신답게 강했다면 동생 로키는 좌절, 질투, 야망 등의 인간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어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사랑받는 악당 로키가 ‘어벤져스2’에 출연하지 않는다니! 로키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를 기대하며 올해의 악당으로 찜! ‘히들이’ 톰 히들스턴이 한국을 직접 방문했기 때문에 고른 건 아니다.
올해의 용기남(男) - 이준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이준은 영화 ‘배우는 배우다’로 강도 높은 베드신을 소화하며 파격 연기를 선보였다. 취재진마저 ‘아이돌이 이렇게 파격으로 가도 되나’라고 걱정했을 정도. 연기 열정이 누구보다 컸기에 가능했던 용기였다. 하지만 흥행에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한 번 파격 연기로 용기를 낸다면, 그땐 꼭 흥행을 지켜주리.
아이싱이 뭔데? 얼라는기가?
올해의 붕대 – 칠봉이 어깨 아이싱성나정(고아라)의 남편으로 쓰레기(정우)와 칠봉이(유연석) 사이에서 고민했던 이도, 쓰레기를 열렬히 응원했던 이도 누구나 넋 놓고 화면을 바라보게 만들었던 그 순간. 바로 tvN ‘응답하라 1994’ 7회에서 칠봉이가 상반신을 탈의한 채 어깨 아이싱을 하던 바로 그 순간이다. 나정이를 바라보는 다정하고 천진한 외모와 달리 상남자 포스를 풍기는 탄탄한 근육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다. 그 근육에 착 달라붙은 붕대, 부럽도다.
올해의 예능 꿈나무 - 데프콘
래퍼 데프콘이 2013년 방송가를 뜨겁게 달궜다. 최근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을 통틀어 그가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 개수만 해도 4개. ‘나 혼자 산다’, ‘주간아이돌’, ‘1박 2일 시즌3’, ‘팔도 방랑밴드’ 등 종류도 다양하다. ‘무한도전’ 조정 특집의 ‘스페어 멤버’로 예능 출연 신호탄을 쏜 데프콘은 이후 활발한 활동과 함께 ‘대포폰’, ‘대북곤’, ‘힙둘기’, ‘다코타 패닝’, ‘오덕후’ 등 다채로운 별명도 얻었다.
올해의 노출 – 윤창중
쓰레기(정우)의 복근을 기대했다면 미안하다. 주인공은 윤창중이니. 지난 5월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기간 중에 주미 대사관 인턴사원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나라 망신을 제대로 시켰다. 당시 논란이 됐던 것 중 하나는, 윤 전 대변인의 옷차림. “전화를 받고 호텔방에 가보니 알몸 상태였다”는 인턴의 주장에 대해 윤창중은 “속옷차림이었다”고 반박했는데, (그의 말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호텔방에서 속옷차림으로 인턴을 맞는 대변인은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올해의 헤드라인 – “송강호 급전이 필요했나”
“‘설국열차’, ‘관상’ 이어 ‘변호인’까지…송강호 연이어 영화출연 급전 필요한가?” 지난 10월 30일자 모 매체 온라인 판 헤드라인이다. 무슨 일인가 싶어 해당 기사를 클릭했다가, “낚였다” 싶었다. 특1급 배우는 보통 1년에 한편 정도의 영화에 출연하는데, 송강호는 세 편이나 출연했다며 ‘급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전부였다. 이건 무슨 기상천외한 논리인가 싶어 기자이름을 봤더니, 바이라인(기자 이름)도 없다. 이 기사가 부끄럽다는 걸 모 매체도 알긴 알았던 모양. 그들이야말로 급전이 필요했나?
올해의 노래 – 모두의 마블송
올 한해 지하철에서 지겹게 흘러나왔던 모 게임 CM송. 크레용팝, 꽃할배들이 광고모델로 이 노래를 불렀다. 옆구리를 콕 찌르면 ‘모두의 마블 모두 해, 모두의 마블 모두 해’라는 가사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동요풍의 멜로디 때문일까? 역시 쉽고 단순한 멜로디가 기억에도 오래 남는 법. 어쩌면 이 동요풍의 멜로디가 가요계 새로운 돌파구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곡을 베끼는 작곡가는 없겠지?
글. 편집부(권석정 김광국 박수정 배선영 이은아 이재원 장서윤 정시우 황성운)(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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