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의 산실 ‘자립음악생산조합’이 칼국수 집 ‘두리반’, 한국예술종합학교 대공분실에 이어 충무로 조광사진관에 새둥지를 튼다.
재작년 5월 홍대 두리반에서 창립식을 가진 자립음악생산조합은 뮤지션 및 음악 소비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일종의 생활협동조합이다. 이들은 “음악을 생산하는 음악가들의 생산수단을 스스로 마련해 자본에 종속되지 않는 문화적 토대를 만든다”는 기치로 한예종 학생회관 지하 대공분실에 처음 자리를 마련했다.
현재 조합원이 200여명에 이르는 자립음악생산조합은 공동기금을 마련해 조합원의 음반 제작 및, 공연을 지원해왔다. 야마가타 트윅스터, 밤섬해적단, 회기동단편선, 무키무키만만수, 노 컨트롤, 하헌진, 404, 이랑, ECE 등의 멤버들이 자립음악생산조합 출신으로 이들은 인디 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뮤지션으로 평가받는다. 이외에도 자립음악생산조합은 2010년 홍대입구역 재개발로 인해 철거 위기에 놓였던 ‘두리반’을 돕기 위한 음악페스티벌 ‘51플러스’를 개최하고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2013 51플러스 페스티벌’ 현장
이사를 하게 된 자립음악생산조합 측은 “언더그라운드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충무로라는 공간을 선택하게 된 것은 물론, 소위 ‘홍대앞’ 혹은 ‘이태원;으로 통칭되는 문화자본,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공간의 임대료가 너무 올라 더 이상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것도 이유일 테지만 한편 새 술을 새 부대에, 오히려 나름의 역사가 쌓인 오래된 (청년들에겐 잊혀진) 공간에서 다시 새로운 문화의 도래를 꾀하는 것이 의미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자립음악생산조합은 ‘자립본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오는 6일 조광사진관에서 개업식을 연다. 조광사진관은 조합원이자 레이블 ‘비싼트로피’의 대표로 있는 사진가 박정근이 아버지에게 불려 받은 사진관이다. 앞으로는 사진관과 자립본부, 그리고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공연장으로 함께 쓰일 예정이다. 회기동 단편선 씨는 “40여 평 되는 공간에 울타리 없이 한쪽은 사진관, 한쪽은 생산조합이 자리할 것”이라며 “새로운 터를 기반으로 뜻을 모아 힘차게 음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업식에서는 야마가타 트윅스터, 하박국, RMHN이 디제잉 파티도 벌어진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자립음악생산조합(박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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