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j씨의 타임라인
은행원j씨의 타임라인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타임라인의 풍경은 대략 이 정도다.

은행원 J씨(29세)는 신혼생활 중 남편이 출장을 갔음에도 외롭지 아니하다. 오히려 탄이에 더 몰입할 수 있어 좋았노라고 살짝 귀띔했다. 저녁마다 하던 운동도 일찍 끝내고 SBS ‘상속자들’ 본방사수를 위해 LTE급 속도로 귀가하면서도 그 새를 참지 못하고 마을버스 안에서 DMB를 켜기에 이른다. 혹시 1초라도 놓칠까 급한 마음에서다. 그런데 그 순간, 주변을 둘러보니 버스 안 모든 여자승객들이 핸드폰 액정에 고개를 박고 탄이를 향해 눈에 하트를 켜고 있었다는 증언. 비단 마포02번 마을버스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수요일과 목요일 11시만 되면 타임라인 속 여성들은 영도와 탄이를 향한 사랑의 울부짖음을 토한다.

탄이파(이민호)와 영도파(김우빈)로 나뉘어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진다. 그 가운데 아직도 탄이인지 영도인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방황하는 영혼들도 제법 있다. 탄이와 영도를 놓고 하는 고민은 행복하기 그지없지만, 차라리 명백한 노선을 정한 이들의 여유가 부럽기도 하다. 종영까지 그래도 6회가 남았다. 20회가 모두 끝나면, 그때가 되면 정말 탄이와 영도 중에 한 명을 고를 수 있을 것인가 아직 의문인 이들을 위해 탄이와 영도의 마성의 매력을 분석했다.

김탄, 8등신 황금비율,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조각같은 외모, 서글서글한 성격 무엇보다 국내 최대 재벌 제국그룹의 2세.

비주얼 ★★★★★
5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을 정도의 비주얼이다. 탄이는 곱상한 미소년같은 외모에 남성스러운 훤칠함도 함께 갖췄다. 키도 크고, 비율도 훌륭하다. 아버지 제국그룹 회장보다는 어머니의 유전자를 더욱 많이 물려받은 듯한 완벽에 가까운 외모, 보기만 해도 안구정화가 그냥 된다.

유머감각 ★★
비주얼보다, 아니 비주얼만큼 중요한 남자의 필수조건이 유머감각이 된 세상이다. 가끔 아주 가끔 탄이는 정색을 한다. 욱하는 순간도 유머로 여유있게 받아쳐야 하는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래도 우리 탄이 비주얼이 너무 훌륭하니 유머감각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 과하다. 또 뒤에 나올 영도의 ‘갑 오브 갑’, 유머감각에 상대적으로 밀린 탓도 있을 것이라고 해명해본다.

지적능력 ★★
답안지를 밀려 썼다는 그의 말을 믿고 싶은데, 그래도 중간고사 전교 꼴찌는 아무나 못한다. 탄이가 정말 제국고 꼴등이라니,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평소 하는 행동을 보면 그렇게 많이 무식한 것 같지 않지만, 공부에 관심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그래도 미국 유학을 다녀왔기에 영어 스펙은 좋을 것이다.

행동력 ★★★★★
탄이의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면 그것은 행동력. 그래, 남자는 역시 말보단 행동이다. 탄이는 “나 너 좋아하냐?” 희대의 고백 이후 은상을 향해 직진한다. 재벌 부모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자 또 직진. 자신이 서자임을 밝혀 라헬과의 약혼을 깨버리고 곧장 은상에게로 향한다.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는 탄이의 행동력, 결국 은상 스스로 용기를 내어 자신의 손을 잡게 만드는 마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오글력 ★★★★
탄이, 은근히 오글거리는 녀석이다. 특히 그놈의 형아앓이는 차마 눈뜨고 봐줄 수 없을 정도. 자고 있는 형에게 “형, 자? 진짜 자? 형한테 물어볼 것 되게 많은데, 하고 싶은 이야기도 되게 많은데…. 형 너무 일찍 잔다”라고 웅얼거리거나,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며 “내가 잘 할게”라고 하는 동생. 형 김원은 정말 이런 탄이가 싫어서 차갑고 무뚝뚝하게 대하는 걸까. 그냥 너무 오글거려서 피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생긴다.

VS
영도 우빈이
영도 우빈이
최영도, 호텔 제우스 상속자, IQ150 멘사 회원. 처음부터 호감이 느껴지는 외모는 아니다. 오히려 무섭다. 눈썹 올라간 영숙이로 불릴만큼 눈썹산이 가파른 눈매는 거친 짐승을 떠올리게 할 정도. 그렇지만 거친 남자가 보드라워졌을 때의 폭발력은 어찌 할 수 없다. 게다가 남자는 역시 목소리인데, 영도의 굵직한 저음 반할 수밖에 없다.

비주얼 ★★★★
영도의 비주얼도 완벽하다. 모델 출신(?)답게 완벽한 기럭지는 감탄을 자아낸다. 계속 보면 거친 눈매에는 순수함이 묻어있다. 은근히 뽀오얀 피부는 아이같은 느낌도 배어나온다. 그래도 별 하나를 뺀 이유는 조금 무서워보이는 영도의 외모는 호불호가 갈릴 타입이기 때문.

유머감각 ★★★★★
영도는 머리가 꽤 좋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런 재치있는 대사들이 쏟아져나올 수 없다. 그 어떤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물론, 은상에게 차인 순간만큼은 그도 정색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60초 후에 공개됩니다’라고 말하며 완급조절을 하는 영도의 유머감각은 꽤 고퀄이다. 그런데 혹시 눈치챘나. 영도, 은근히 책도 많이 읽는 녀석같다. 방송실에서 탄이의 출생의 비밀을 폭로하던 순간 영도는 ‘그대의 적은 손에 칼을 든 채 그대와 맞선 사람이 아니라, 등 뒤에 칼을 숨기고 그대의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라는 파울로 코엘료 소설을 인용하기도 했다.

행동력 ★★★
누군가를 괴롭히는 순간에는 ‘욱’하는 성격을 자제하지 못하는 듯 보이지만 좋아하는 은상이에게는 행동에 앞서 꽤나 오랜 고민을 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카페를 빌린다거나, 잔치국수 데이트를 제안한다거나 하는 고전적인 방법은 아무 생각없이 한 행동이 결코 아니다. 은근히 클래식한 영도, ‘욱’하는 성격에 가려지긴 했지만 행동에 앞서 꽤 오래 고민하는 소심한 타입인 것 같다.

오글력 ★★★★
이 남자도 은근 오글력이 강하다. 탄이에게 ‘나 너 좋아하냐’가 있다면 영도에겐 ‘너 오늘부터 내거야’가 있다. ‘어차피 조금 있다 놓아야 하니까 안 놓아. 이 잠깐 때문에 이러는 거니까 그건 네가 참아’라는 대사, ‘차은상 일에 개자식 되는게 겁이 안난다, 나’, ‘우리 전학생은 뭐 이리 흑기사가 많아, 승부욕 생기게’ 등의 숱한 오글 명언들이 그의 입밖에서 나왔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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