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에서 김기태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윤종훈

배우 윤종훈, tvN ‘응답하라 1994′에서는 서울 킹카 김기태를 연기하고 있다. 기태는 해태(손호준)와 삼천포(김성균)가 그렇게도 들어가기 힘들었던 락카페 스페이스의 VVIP이기도 하다. 동시에 컴퓨터공학과 과대를 맡을 정도로 학교생활에도 충실한 학생. 멋진 과대 오빠, 김기태는 텐아시아에 3주 동안 매주 토요일 아침 ‘응답하라 1994′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첫 번째는 윤종훈이 기억하는 1990년대!



안녕하세요. 텐아시아 독자들을 만나게 된 배우 윤종훈 입니다. 이번에 ‘응답하라 1994′에서 서울 토박이 멋진 과대표 김기태 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진짜 고향은 충청도랍니다. “그랬어유~ 그런겨~”^^ 극 중 바로 씨가 맡은 빙그레의 고향과 가까운 충북 괴산이죠. 참, 제 극중 이름은 현재는 프로야구 LG 감독님과 같고 또 1994년 당시에는 쌍방울 홈런 타자의 이름과 같은 것은 다 아시죠? 드라마 작가님들이 정말 진정한 야구 팬인 것 같습니다.

‘응답하라 1994′에서 김기태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윤종훈

자, 그럼 본격적으로 저의 1990년대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제게 1994년도의 문화는 뭔가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더라고요. 1984년생인 저는 당시 초등학교 고학년이었어요. 그래서 기억날 건 다 나더라고요. 하지만 그래도 초등학생이다보니 성인인 김기태가 드라마 속에서 체감하는 것과 당시의 느낌은 미세하지만 조금은 다른 느낌이예요.

먼저 농구 이야기를 해볼까요? 농구대잔치는 1990년대를 말하며 결코 빠질 수 없는 최고의 아이콘 중 하나였죠. 극 중 나정이(고아라)가 농구선수 이상민의 극성팬, 일명 빠순이로 나오는데요.(극에서도 빠순이라 하니까 편하게 빠순이로 부르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연대 농구선수들을 쫓아다니며 손 한번 잡아볼까, 같이 사진 한 장 찍을까, 오매불망 숙소 앞에서 기다리는 느낌. 하지만 제 기억 속 1994년도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 그러나 저만 그랬지, 제 누나들에게는 달랐던 것 같아요. 특히 큰누나는 18살의 나이 특유의(?) 감정에 빠져 있었던 터라 연대 선수들 포스터를 어디서 구해왔는지 방안에 잔뜩 걸어놓고 잡지에서 오리고 장난이 아니었지요. 저는 어린 마음에 왠지 누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은 옳지 않다 생각하고 항상 고대를 응원했었어요. 연고전, 고연전이 시작 될 때면 서로의 팀을 응원하며 TV를 시청하곤 했죠.(사실 연대 선수들의 너무 잘생긴 외모를 벌써부터 질투했을 수도! ㅎㅎ) 시청 중에 항상 누나는 “오빠들 실제로 한번 봐야되는데” 라고 말하곤 했는데, 제가 느낀 바로는 뭔가 스타를 그리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연애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강력한 믿음을 품은 에너지로 이야기 했던 것 같아요. 극 중 나정이의 대사 “내는 그래도 가능성 있는 장사다”에 놀랐던 건 이 때문이죠. 그렇다면 그 때의 소녀들은 정말 가능성을 마음에 품고 좋아했던 것 아니었을 까요? 하지만 저는 대전에 살았던터라, 저희 누나들은 나정이처럼 숙소를 찾아갈 수는 없었어요. 그저 TV 속 오빠를 바라보며 응원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 속 나정이네 가족도 함께 드라마를 보며 행복해하고 있죠. 바로 농구대잔치의 인기와 더불어 등장했던 드라마 ‘마지막 승부’ 입니다. 이 드라마는 저희 가족도 TV 앞에 모여 사이좋게 시청했던 기억이 나요. 후반부 장동건 선배님이 스포츠 컷으로 머리카락을 잘랐는데 저도 따라했었습니다. 제가 해도 장동건 선배가 될 줄 알았던 거죠 ㅠ-ㅠ

자, 다음은 서태지와 아이들인가요? 서태지와 아이들은 데뷔까지도 정확하고 생색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이번에도 저희 누나 때문인데요. 누나가 연예인 촉이 정말 기가 막혀요. 처음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왔을 때 누나가 “쟤네 뜬다. 무조건 뜬다” 라고 했는데, 정말 무섭게 대한민국을 장악하더라구요. 1994년도 3집이 발매되었을 때는 누나와 사이좋게 누워서 들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극 중에서 도희 씨가 윤진 역할을 맡아 서태지 열성팬으로 나오는데요. 원래 가수인데다 춤도 잘 추시고,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가 됩니다. 특히 해태 역을 맡은 (손)호준이와 같이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어떤 연기를 보여주실지 기대가 큽니다.

그러고 보니 1994년도를 돌이킴에 있어 제 누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 연대 선수들을 좋아했던 큰 누나와 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했던 작은누나^^ 역시 집에 극성팬이 있어야 하나봐요. 어쨌든 나정이의 모습을 보며 누나들과의 추억을 같이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삼십대 중후반의 나이가 된 누나들도 ‘응답하라 1994′를 즐겁게 보고 있지 않을까요? 이런 점이 ‘응답하라’의 장점인 것 같아요. 전 세대를 아우를수 있는 자극적이지 않은 에너지. 지금 10대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그 시절을 거쳐온 우리들은 모두 ‘응답하라 1994′를 보며 그때의 감성을 돌이키고 느낌을 기억하며 향수에 젖기도 한답니다.

이외에도 미국 월드컵도 있었고, 통신수단으로는 삐삐, 그리고 패스트 푸드 점의 햄버거가격 등등 새록새록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1994년도 뿐 아니라 세월이 흐른 2013년도 나오는 것 다 아시죠? 그 부분도 기대 많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아무래도 나정의 남편이 누구냐겠죠? 그건….저도 몰라욧!!^^

글. 윤종훈
정리.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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