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진짜 사나이’ 25회 방송화면 캡쳐

MBC ‘일밤-진짜 사나이’ 25회 2013년 9월 29일 오후 4시 55분

다섯 줄 요약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수방사 체험이 이번 주에도 계속되었다. MC 면허만으로는 부족하여 퍼레이드까지 펼치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버스 테러진압에 투입되어 수도 서울을 방위하기 위한 임무도 수행한다. 지난 주, 전화 응대(?)로 심적 스트레스를 받은 샘 일병을 위해 심리치료까지 진행된 ‘진짜 사나이’는 막판 호된(?) 점호를 끝으로 느슨했던 군기를 바짝 조였다.

리뷰
지난2주간의 기 빨리는(?) 수방사 체험에 대한 약간의 보상이었을까? 금주에는 예비역조차 생소한 군 내 상담실에 대한 소개와 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삽입함으로써 다소 무거워질 법한 프로그램을 적절하게 중화했다.

거의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어 매너리즘이 쉽게 올지도 모를 거라는 방송 초반의 우려와는 달리, 부대의 특성을 잘 집어 내 그것을 양식화 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병사들이 보내는 일상의 시간 단위를 프로그램의 시퀀스와 대칭 하면서도 편을 갈라 훈련하는 대원들의 모습을 대비/비교하며 풍부하게 군대의 공간과 시간을 활용한다. 다소 생소할 수 있었던 버스테러훈련도 단순히 국방홍보영상의 차원을 떠나 적절한 유머와 재치 있는 편집을 통해 이질감 없이 시청자들에게 소구 되게끔 한다.

한편, 보는 동안 마음이 불편해지는 대목도 있었다. 바로 신병 신고식이 그것인데, 우리는 이 장난 같지 않은 장난이 군에 대한 많은 사람들이 가진 잠재적 이미지라는 걸 알고 있다. 알고 보면 모두가 선하고 군 생활이 그렇게 위압적이지 않다는 것을 반전으로 보여주는 통과의례(?)지만, 역으로 생각할 때 선의로 가득 찬 일상 또한 고압적인 멘탈리티로 반전될 수 있다는 암시 같아서 100%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두기는 어렵다.

‘진짜 사나이’는 애초 ‘노출의 한계’와 ‘생략의 선 긋기’가 명확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렇다 보니 산뜻하게 포장되는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갈수록 ‘실제의 군 생활’이 아닌 ‘당위의 군생활’로서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

‘무한도전’의 고연전이나, ‘송포유’의 합창대회처럼, 선한 의도와는 달리 그 소재가 가져다 주는 사이드 이펙트(Side-Effect) 또한 고려하여 좀 더 다양한 객체들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참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특정 집단의 생각과 규범이 먹기 쉽게 통용되어 일반화를 강요 받는다면 그것은 예능의 본령이 아닌 선동의 또 다른 주옥 같은 노랫말일 것이다

수다 포인트
- ‘바람의 유령’을 띄우기 위해 형식이는 오늘도 손발 로그아웃을 무릎 쓰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 버스테러 진압 때 투입된 분들의 연기가 너무 실감나서 ‘실미도’를 보는 줄 알았네요.

글. 강승민(TV리뷰어)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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