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이하 그겨울)가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종영해 단연 화제가 되고 있다.



극 중 대기업의 유일한 상속녀이자 시각장애인 오영 역을 맡은 송혜교는 환상적인 비주얼로 여성 시청자들의 워너비로 자리매김했다.

송혜교는 잡티 하나 없는 뽀얀 피부와 완벽한 이목구비로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의상, 화장법, 액세서리 등에 많은 관심을 끌며 ‘완판녀’로 등극했다. 이런 결과는 거저 얻은 게 아니다. 송혜교는 드라마 시작 전부터 노희경 작가와 함께 직접 스타일링에 대한 이야기를 한 뒤 물론 의상팀과 함께 콘셉트에 대해 논의하며 신중을 기한 것. 그렇기에 송혜교가 했다 하면 ‘완판’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그녀가 남긴 스터디셀러 아이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완판녀의 시작을 알린, ‘핑크립스틱’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송혜교가 핑크 립 메이크업에 종지부를 찍었다. 극 중 시각 장애인으로 분한 송혜교는 드라마 역사상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이 화장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손으로 얼굴을 더듬으며 핑크 립스틱을 바른 것. 이 핑크 립스틱은 일명 ‘송혜교 립스틱’으로 불리며 방송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완판’됐고 해당브랜드에 함박웃음을 선사했다.



여기서 팁하나. ‘송혜교표’ 핑크 립스틱은 네온컬러처럼 메이크업에 포인트가 되는 컬러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메이크업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송혜교처럼 마스카라를 이용해 속눈썹을 바짝 올린 것이 포인트.



라네즈에서는 여성들이 궁금해 하는 “송혜교 메이크업은 어떻게?”에 대한 대답으로 송혜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전미연 원장과 함께 ‘송혜교메이크업 따라잡기’ 동영상을 제작,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고려한, ‘코트(아우터)’



극중 오영의 곁에는 늘 왕비서(배종옥)라는 인물이 지키고 있다. 그래서 처음 콘셉트를 잡았을 때 왕비서가 바라는 오영은 어떠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했고 왕비서가 원하는 오영의 모습은 기업의 대표다운 점잖고 차분한 모습이라 결정을 내렸다. 더불어 앞이 보이지 않는 오영을 위해 의상을 선택할 때도 움직임이 편하고 실용적 의상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박시한 오버사이즈 코트를 선택했다. 또한, 어두운 컬러보다는 밝은 계열의 의상으로 청초하면서도 깔끔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송혜교가 입고 나온 아우터는 주로 베이직한 재킷형 베이지 롱코트, 박시한 퍼재킷과 오버사이즈 카디건 등이다.

★ 코트에 당연히 ‘에르메스 스카프’



송혜교는 주로 심플한 코트에 스카프를 매치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게절이 흘러가면서 머플러가 스카프로 자연스럽게 넘어간 것. 스타일링의 포인트가 되어 준 스카프는 목을 따뜻하게 감싸고 코트 안으로 단정하게 넣어 시그니처 룩을 완성했다. 송혜교가 바쁜 촬영일정에도 중간중간 시간을 내어 구입했다던 스카프의 대명사 ‘에르메스 스카프’. 폭 90cm에 무게는 65g밖에 나가지 않는 실크 스카프 한 장을 만드는데 꼬박 2년이 걸린다고 한다.



디자인에만 몇 달이 걸리고 판화가들이 각각의 스카프에 찍힐 컬러에 해당하는 실크스크린을 만든다. 예를 들어 한 가지 디자인의 스카프에 30가지 컬러가 들어간다면 실크스크린도 역시 30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 그리고 나서 본격적인 염색과정에 돌입하는데, 이때 디자이너들이 모두 모여서 톤과 컬러를 투표로 결정한다. 그렇게 결정된 디자인과 컬러에 맞게 공장에서 제작이 시작된다. 프린팅 과정도 상당히 정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깃털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실크 스카프를 만들기 위해서 최고급 스팀을 쐬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2명이 1cm씩 잘못된 곳이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컷을 하고 재봉사들이 가장자리를 손바느질해 완성한다. 이렇게 장인정신으로 완성된 스카프는 전 세계로 퍼져 25초에 한 장씩 팔리고 있으며 여성들의 목에 살포시 둘러진다.



이 스카프는 들고나간 가방 손잡이에 캐주얼하게 묶어두면 모던한 가방도 좀 더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할 수 있어 일석이조 아이템이다.

★ 럭셔리+캐주얼을 모두 잡은, ‘진주귀걸이’



대기업 상속녀를 부각시키기 위해 주얼리는 진주 아이템으로 정했다. 하지만 기존 진주 주얼리의 경우 대부분 여성스러움이 짙어 캐주얼한 의상과 매치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고급스러움과 여성스러움을 살리되 캐주얼한 의상에도 어울릴 수 있는 진주 주얼리를 한 브랜드와 함께 스타일리스트 김현경이 직접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완성된 디테일을 배제한 심플한 진주귀걸이로 단아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 과감한 하이힐부터 트랜디한 워커부츠까지, ‘신발’



콘셉트를 잡기 가장 힘들었던 아이템은 신발. 스타일리스트는 앞이 보이지 않아 낮고 편안한 신발을 위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복지관에 직접 가서 화장하는 법, 하이힐 신는 법, 식사하는 법 등 시각장애인 교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온 송혜교는 시각장애인은 하이힐을 신을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앞서 노희경 작가가 비록 시각장애인이지만 스타일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요청이 있기도 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콘셉트를 바꿔 보행자가 함께 할 때는 하이힐을 신기로 정했다. 또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스타일링에 활동성과 트렌디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워커부츠를 선택했다. 이 모든 의견을 반영해 디테일이 없고 모던한 하이힐과 활동성을 살린 워커를 제작했다. 실제 많은 대중들의 편견을 깨며 큰 호응을 얻었다.



★ 사랑스러운 ‘플라워프린트 원피스’



얼마전 송혜교는 기자간담회에서 “조인성씨가 키가 커서 제가 더 사랑스럽게 그려졌다”고 했다지. 부럽지만 사실이다. 아무나 조인성 옆에 선다고 사랑스럽진 않을테니. 그녀가 유난히 사랑스럽던 스타일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관심을 받은 것은 플라워프린트 원피스라고 할 수 있다. 봄이 온 탓도 있겠지만. 플라워프린트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여자가 봐도 사랑스러웠으니까.

★ 우아한 ‘노란색 투피스’



송혜교가 착용했던 의상 중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아이템인 ‘노란색 투피스’는 중고라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송혜교 vs 소녀시대, 같은 옷 다른 느낌’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는 소녀시대 멤버 유리와 제시카가 송혜교가 입은 것과 같은 재킷과 스커트를 매치해 우아한 송혜교와 달리 상큼발랄하게 연출해 대비된 것.

★ TPO에 맞게 선별한, ‘패션브랜드’



대기업 상속녀라는 캐릭터 상 화려하고 도시적 스타일링을 위해 고가의 브랜드와 신생품만 고집하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콘셉트가 무너지는 스타일링에 대해 평소 불만을 갖고 있던 터라 그런 점을 지양하려고 노력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미리 대본이 나와 있었기에 대본을 충분히 분석하고 숙지해 상황, 감정, 장소에 맞는 의상을 골라 스타일링을 했다. 그러다보니 고가의 명품 브랜드에만 치중하지 않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나 SPA브랜드의 의상을 TPO에 맞게 활용했다.

이번 송혜교의 스타일링에 맡은 스타일리스트 김현경 실장은 “송혜교가 입고 나오는 옷의 많은 부분이 작품을 위해 모두 자신이 직접 구입한 것. 본인의 옷 외에도 이 작품을 위해 옷이나 액세서리를 특별 제작을 하는 등 캐릭터를 좀 더 현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 직접 스타일링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 대본과 연기, 영상 모두 중요하지만 스타일링도 그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이 사실이다. 송혜교가 이런 스타일을 중요하게생각해 더욱 신중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글,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