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면 감천 방송화면
KBS1 <지성이면 감천> 2013년 4월 29일 오후 8시 25분다섯줄요약
인정받는 아나운서 이예린(이해인)과 아나운서 지망생 최세영(박세영), 그리고 이예린이 짝사랑하는 능력있는 방송국 PD 한재성(유건). 이날 방송은 이들 세 주요 인물들, 각자의 가족을 소개하는데 꽤 정성을 들였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녔지만, 묘하게 닮은 듯 한 세 가족의 모습은 일일드라마의 전형적인 가족구성원 형태(근엄한 노년 어르신과 넉살 좋은 중년 어른, 철없는 자식과 늘 씩씩하고 똑 부러진 엄친아, 엄친딸이 각각 1명씩은 등장하는)를 보여줬지만 ‘입양’이라는 앞으로 이 드라마의 주요 갈등이 될 코드가 이전 작품들과의 차별화임을 분명히 했다.
리뷰
KBS1의 일일드라마는 오랜 시간 가족이라는 불변의 테마로 사랑받아왔다. 29일 첫 방송된 <지성이면 감천>(극본 김현희, 연출 김명욱) 역시 가족이라는 테마의 또 다른 변주다. 매 작품마다 가족이라는 주요 테마에 시의성 있는 소재를 더해 도드라지는 대목을 배치하는데 <지성이면 감천>이 택한 그것은 바로 ‘입양’이다. 유독 혈연에 대한 애착이 강한 우리 안방극장에 ‘입양’에 대한 보다 포용력 있는 시선을 제공할 기획의도를 첫 회에서 드러냈다.
더불어 우리 안방에 열풍처럼 불어온 ‘부성애’ 코드를 ‘모성애’ 코드로 이어나갈 제작진의 기획의도도 엿보인다. 딸을 잃고 말았던 비운의 그날에도 가족보다는 일을 택한 김주희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에로배우 출신 장미화(홍진희)가 각각 최세영과 이예린의 친모로 등장해 이들 네 모녀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려나갈 예정이다.
수다포인트
- “김기덕은 혼자서 쓰고 찍고 소품 만들고 북치고 장구치고 베니스 가서 상까지 탔는데 그걸 왜 못해”, “박찬욱 감독이며 < 7번방의 기적 > 이환경 감독도 다 한 번씩은 망했던 감독들이야” “네들 ‘건축학 개론’ 봤지?” 지난해와 올해 초 사상 처음으로 3번의 천만흥행작이 탄생한 영화강국 한국의 일일 드라마 다운 대사. 극중 영화감독 캐릭터(이세창)가 등장하면서 나올 수 있었던 대사이긴 하지만, 이제 이 정도 영화 상식은 일일드라마 시청자들에게도 무난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
-특별 출연한 홍석천의 눈물 어린 고백이 TV 속 TV에서 나오자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한기석(전무송)이 “동성애자들한테 저런 고통이 있었구먼. 나도 방송을 보니까 이해가 되네”라고 말한다. 동성애자라는 소재가 드라마에 등장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일일드라마에 등장한다는 것은 또 다른 파격적인 시도였다. 가족이라는 중심 테마를 조금씩 비틀어온 KBS 1의 일일드라마에서 동성애자 소재가 나올 날도 머잖은 듯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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