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 체인지’ ‘일탈여행’ 포스터
‘섹시’ 전쟁이 펼쳐진다.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상업영화는 아닐지라도 단순히 ‘에로’ 영화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송삼동, 이수정, 손은서, 신소율 등 제법 눈길을 끄는 배우들로 꽉 채웠다. ‘자카르타’, ‘몽정기’ 등을 연출한 정초신 감독, 50편이 넘는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한상희 감독 등 메가폰을 든 감독 역시 꽤나 이름을 알렸던 이들이다. 많은 개봉관에서 대중을 만나진 않더라도 대중의 ‘야릇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하다. IPTV 등 부가시장을 노린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29일 개봉된 ‘일탈여행:프라이빗 아일랜드’와 9월 5일 개봉 예정인 ‘미스 체인지’, 느낌이 비슷한 두 영화를 살펴봤다.보.여.줘! 보.여.줘! 보.여.줘!
‘일탈여행’과 ‘미스체인지’는 애초부터 ‘섹시’를 무기로 들고 나왔다. 때문에 노출 수위가 궁금한 건 당연지사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 섹시와 노출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정작 ‘누가’ 노출한다는 건지는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다. 이런 경우 이름이 알려진 배우가 아닌 신인 또는 의외의 여배우가 노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화 ‘일탈여행’ 스틸
‘일탈여행’은 일탈을 꿈꾸는 세 명의 여성이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나 벌어지는 아찔한 로맨스를 그린 작품. ‘뜨겁게 사랑하고 화끈하게 즐겨라!’가 이 영화의 포스터 카피다. 그리고 손은서, 신소율 등 ‘핫’한 여배우들이 주연이다. 신소율은 ‘나의 P.S파트너’에서 과감한 노출 연기를 선보였던 터라 이번에도 기대가 모아졌다. 손은서는 그간 노출이 없었기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했던대로. 신소율과 손은서의 노출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다. 대신 다은과 김진선 등이 과감하게 옷을 벗었다. 수위는 제법 ‘센’ 편이다. 모자이크 처리도 꽤 등장한다.‘미스체인지’는 32년 모태솔로 찌질남이 우연히 만난 퀸카와 몸이 뒤바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좌충우돌 섹시코미디. 이 영화의 확실한 ‘셀링’ 포인트는 모델 출신 이수정의 ‘여성성’이란 걸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수정의 몸매가 강조된 포스터를 본 대중들이 기대하는 것도 ‘얼마나 보여줄까?’가 아닐까. 여하튼 그 전략은 나름 성공적이다. 하지만 이수정이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시골 도로를 달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의 노출은 없다. 수위 높은 노출을 한 건 신인 신유주다. 그리고 대충 걸친 민소매 사이로 드러나는 정은우의 몸은 ‘파격 노출’ 없이도 충분히 섹시하다. 하지만 직접적인 노출 횟수도, 수위도 보통 수준이다. 섹시 못지 않게 코미디가 제법 들어간 편이다.
노출 빼면 뭐가 남나
영화 ‘미스 체인지’ 스틸
‘일탈여행’을 연출한 한상희 감독은 자우림의 ‘미안해 널 미워해’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데뷔, 50여 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일탈여행’은 그런 감독의 이력이 드러난다. 탄탄한 이야기의 흐름보다 아름답고, 화사한 배경이 중심이다. 자주 끊기는 이야기의 맥락과 달리 영화 속 공간은 실제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잘 담아냈다. 그런 곳이라면 ‘일탈’도 얼마든지 일어날 것만 같다. 배우들의 미소도 배경과 잘 어우러진다. 좀 더 탄탄한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노출과 여배우들의 매력이 더 잘 살았을지도.‘미스 체인지’의 큰 줄거리는 두 가지다. 입을 맞추면 신체가 바뀌는 남녀가 겪는 에피소드와 한 남자가 10년간 간직해온 첫사랑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과정이다. 풋풋했던 정준과 김소연을 볼 수 있는 97년작 ‘체인지’도 떠오르고, 첫사랑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되어버린 ‘건축학개론’과도 연결된다. 물론 잘 엮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 ‘미스 체인지’도 마찬가지다. 충무로 기대주 송삼동도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이수정은 1인 3역을 소화하기엔 아직 부족했다. ‘보디 체인징’이라는 설정에 19금 코드를 더해 애초부터 확실하게 ‘체인지’ 성인 버전으로 갔다면 하는 생각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기명균 kikiki@tenasia.co.kr
사진제공. 컨텐츠로드, 브런치메이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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