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콘서트가 열린 일본 닛산스타디움
동방신기와 7만 관중이 닛산스타디움을 월드컵보다 더욱 뜨겁게 달궜다. 17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닛산 스타디움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모두 기대와 설렘이 가득 찬 표정이었다. 33도에 이르는 더운 날씨에도 어느 누구 하나 얼굴을 찡그린 사람이 없었다. 이날은 동방신기 ‘LIVE TOUR 2013 ~TIME~’의 피날레 공연이 열렸던 날.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결승전이 열렸던 닛산스타디움의 웅장한 규모와 펄럭이는 동방신기 콘서트 깃발이 ‘해외가수 최초 일본 스타디움 공연’이라는 위용을 더욱 빛내주는 듯했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저마다 닛산스타디움이 적힌 공연장의 정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비결 1.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방신기
캐리어를 끌고 공연장을 찾은 한 일본팬은 “신칸센을 타고 2시간 거리에 있는 센다이에서 왔다. 내일(18일) 열리는 콘서트도 볼 것”이라고 ‘큐트’를 연발하며 동방신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밝혔다. 한 팬은 단호하게 ‘퍼펙트’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연장의 크기가 7만 2,000여 명을 수용하는 규모인 만큼 멀리 앉은 관객에게는 동방신기가 아주 작게 보일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면봉신기’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 그럼에도 왜 이곳까지 찾아왔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팬들마다 질문은 한결같았다. ‘사랑’. 동방신기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까르르’ 웃음을 보이며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는 이들을 보면서 최초와 최대라는 역사를 쓴 동방신기의 저력이 느껴졌다.
17, 18일 이틀에 걸쳐 약 14만 4,000여 명의 팬이 운집한 이번 콘서트는 10대 남학생부터 50대 아주머니까지 동방신기의 다양한 팬들이 총집합했다. 관중들은 동방신기가 아주 작게 보일지라도 모두 열광하며 만족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시도하는 드넓은 스타디움 공연에서 동방신기가 관중들을 매료시킨 비결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동방신기 콘서트 현장
순백의 옷을 입고 무대 양끝의 꼭대기에서 나타나 타임캡슐처럼 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두 명의 동방신기는 ‘Fated’를 부르며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스타워즈 광선검으로 적들을 물리친 오프닝 영상과 맞물려 마치 두 명의 지구용사가 현재에 강림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 ‘Time’이라는 공연 타이틀에 맞게 동방신기는 시간을 거슬러 미래에서 온 전사를 암시하는 영상을 공연 중간 중간 보여줬으며, 시계 모양이나 톱니바퀴 등 시간과 연관있는 장식으로 무대를 꾸몄다.7만 여명 모두에게 동방신기의 멋있는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대형 전광판이 6개가 준비됐다. 무대 배경을 꾸미기위한 전광판까지 합치면 총 10여 개의 전광판이 콘서트에서 활용됐다. 또한 멀리 있는 관객에게도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무대장치도 마련됐다. 동방신기는 우주선처럼 생긴 모노레일을 타고 무대 전체를 누볐다. 모노레일을 위해 만들어진 무대는 스타디움의 그라운드를 크게 한 바퀴 둘러싸 길이가 120m에 이른다. 동방신기는 모노레일 통로 중간 중간에 만들어진 무대에서도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7만 여명에 달하는 관객이 어느 자리에 앉든 동방신기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배려했다. 메인 무대의 정면이자 가장 먼 위치에 있는 간이무대도 소홀히 만들지 않았다. 돌출무대가 색깔을 바꾸면서 올라와 회전까지 하면서 더욱 화려함을 더했다. 공연 후반부에는 톱니바퀴 장식이 달린 무대 장치가 등장해 통로가 아닌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의 빈 곳으로 공연장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관객들에게 깜짝 선물을 던지는 이벤트도 열렸다.
비결 2. 풍성한 볼거리
동방신기 콘서트 현장
7만 여명의 관객은 공연장에서 손목시계처럼 팔에 찰 수 있는 소품을 받았다. 역시 ‘타임’이라는 공연 타이틀에 맞는 소품이었다. on버튼을 누르면 소품은 빨강, 초록, 파랑, 노랑 등 시시각각 색깔을 빛냈다. 동방신기의 공식 응원 색깔은 빨간색이지만 7만여 명이 함께 만드는 알록달록 색깔은 또 다른 장관을 만들었다. 중앙 시스템에서 조절되는 색깔은 어떨 때는 모두 한 가지 색으로 빛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각기 다른 색을 내기도 하며, 어떨 때는 마치 월드컵의 카드 섹션처럼 ‘We are T’라는 글자까지 만들어내 공연에 볼거리를 더했다.동방신기는 발라드와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풍성한 무대 구성으로도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I don’t know’ 무대에서는 홀로그램 영상과 실제 무대를 넘나드는 인터랙티브 무대를 선보였으며, ‘Purple line’, ‘HUMANOIDS’, ‘O-정반합’, ‘Catch me’ 등의 무대에서는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반면 ‘Still’, ‘Duet’, ‘One and only one’ 등을 부르며 동방신기만의 화음과 감미로운 목소리도 마음껏 들을 수 있었다. ‘Rat Tat Tat’나 ‘逢いたくて逢いたくてたまらない(만나고 싶어서 만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무대에서는 귀여운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Ocean’을 부를 때는 신나는 비트와 함께 관객 모두 함께 뛰어 놀고 수건을 흔들어 동방신기와 관객이 하나 되는 무대가 만들어졌다.
비결 3. ‘라이브 투어 2013 ~TIME~’만을 위해 준비한 무대
동방신기 콘서트 현장
동방신기는 이번 투어의 솔로 무대를 위해 특별히 신곡을 만들었다. 유노윤호는 귀여운 턱시도를 입고 나타나 ‘T style’을 불렀다. 스탠딩 마이크를 앞에 두고 춤을 추며 때로는 섹시하게 때로는 세련되게 무대를 소화했다. 유노윤호의 춤과 노래, 랩 그리고 밴드와 함께한 쇼맨십까지 함께 볼 수 있어 유노윤호의 매력이 총집합한 무대였다. 최강창민은 기타를 메고 등장했다. 땀에 젖은 머리로 민소매 티셔츠를 입어 기타를 힘껏 연주해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Rock with you’를 소화했다. 기타를 벗어던지고 마치 진짜 록밴드의 보컬이 된 것처럼 무대를 뛰어다니며 열창하기도 했다.동방신기는 9월 4일 발매되는 일본 최신 싱글까지 투어를 통해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새 싱글 ‘SCREAM’은 동방신기 특유의 퍼포먼스와 강렬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곡으로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이 됐다. 또한 라이브 밴드와 댄서들을 소개하는 무대도 정스럽게 따로 가져 수준급의 연주와 댄스 무대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일본=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