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서정희가 전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언급했다.
1일 서정희는 "주부가 '살림'한다는 것, 그 과정을 즐기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중 하나다. 누구나 사고 싶고 누리고 싶다. 하지만 먹고 사는 것이 녹록지 않다. 지금 있는 것이 충분할 수도 있고, 끝도 없이 모자랄 수도 있다. 때로는 새 옷이 행복감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또 무기력함에 빠진 사람은 아름답게 꾸며진 공간이 열정을 되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먹기 나름인 것이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결혼생활이 위태할 때마다 무너지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다. 그 노력이 바로 살림이다. 문제는 마치 경기를 하듯 끝없이 질주만 하는 욕망이었다. 주부 생활 32년. '살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곤 했다. 사람들은 내가 처음부터 잘 살고, 많은 살림살이로 시작했다고 짐작한다. 하지만 신혼 초에 세탁기도 없이 손빨래했다. 세탁기 한 대를 장만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관련 정보를 찾았다. 구입한 탈수기 '짤순이'가 손대신 짜주는 것이 신기했다. 친정과 시댁, 양쪽 집안의 반대로 단칸 셋방에서 살림을 시작했지만, 열심히 살았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또 "아이들 이유식은 직접 재료를 구하러 다녔다. 그리고 젖병 구멍을 크게 뚫어 우유와 번갈아 따뜻하게 먹였다. 멸치와 김, 메주콩 등을 볶은 뒤 재래시장 방앗간에서 갈아 보관했다. 완두콩, 강낭콩 등 콩 종류도 삶아 냉동칸에 얼려 뒀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다 만든 밑반찬을 차곡차곡 정리했다"라며 "나물은 종류별로 삶아 한번 먹을 만큼 지퍼백에 얼려 보관했다. 멸치는 한 상자를 사면 종일 멸치 똥을 따고 정리했다. 나중에 볶거나 다시 국물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식재료들은 먼저 쓸 것과 나중 쓸 것을 구분하기 위해 날짜를 적었다. 고기도 부위별로 갈무리해뒀다. 불시에 손님이 오더라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정리했다. 오히려 가끔은 불시에 손님이 왔으면 하고 기도한 적도 있다"고 했다.
서정희는 "암에 걸리고 나서 예전처럼 신나게 요리하지 못한다. 하지만 요리 잘하는 '살림의 여왕' 서정희의 요리 부활을 꿈꾼다.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조급하게 스스로 다그치지 않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부족하지 않게 누렸다면 지금처럼 살림 노하우가 생겼을까. 살림살이 하나하나에 사연이 깃들어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혼 때 동대문에서 천을 사서 바느질하는 수선집에서 커튼과 침구를 만들었다. 파우치, 에코백 같은 소품과 앞치마를 만들었다. 다 추억이고 기쁨이다. 지금 몸이 많이 아프다. 하지만 시큰둥해진 '살림의 첫사랑'을 회복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서정희는 변호사이자 방송인인 딸 서동주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방암 투병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한편 서정희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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