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KBS2 수목극 ‘단, 하나의 사랑’에 출연 중인 도지원./사진=KBS2 영상 캡처
KBS2 수목극 ‘단, 하나의 사랑’에 출연 중인 도지원./사진=KBS2 영상 캡처
발레 연습복을 입고 운동매트 위에서 두 다리를 일(一)자로 시원하게 뻗는다. 그 상태에서 상체를 앞으로 숙여 몸을 바닥과 완전히 밀착시켜 T자를 만든다. 지난 23일 저녁 방영된 KBS2 수목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의 한 장면이다.

놀라운 유연성의 주인공은 젊은 배우가 아니다. 1966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 54세인 도지원이다. 미모는 두말할 것도 없지만 나이를 잊은 듯 늘씬하고 매끈한 몸매에 젊은 사람 못지 않은 유연성까지 선보이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발레를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 ‘단, 하나의 사랑’에서 도지원은 발레단 단장 최영자 역을 맡아 관록의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최영자는 부와 명예를 향한 욕망이 끝없이 샘솟는 인물. 어느 날 손에 쥐고 있던 모든 것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이를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드라마 초반부터 최영자의 탐욕이 스멀스멀 드러나며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도지원은 캐릭터와 어울리는 깔끔하게 묶은 포니테일 헤어스타일, 군더더기 없는 정장을 소화하며 시크한 매력을 발산했다. 강렬한 연기 만큼이나 발레단 단장으로서 도지원이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배우 도지원./사진=드라마, 영화 스틸
배우 도지원./사진=드라마, 영화 스틸
도지원은 실제로 한양대 무용과를 나온 국립발레단 발레리나 출신이다. 강수진 전 국립발레단장과 동문이다. 발레단원 시절, 화장품 모델이 되면서 1989년 KBS 특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2008년 MBC 2부작 특집드라마 ‘우리들의 해피엔딩’에서는 국립발레단 출신의 가정주부 역을 맡아 발레 실력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영화 ‘발레교습소'(2004년)에서는 구립발레교습소의 강사 양정숙 역을 맡아 수능이 끝난 고3 학생들의 발레 공연 준비를 돕기도 했다.

도지원은 그동안 드라마 ‘서울 뚝배기’ ‘목욕탕집 남자들’ ‘종이학’ ‘여인천하’ ‘토지’ ‘웃어라 동해야’ ‘내 딸, 금사월’ 등 수많은 히트작에 출연하며 소름 끼치는 악독한 연기부터 가슴을 울리는 마음 따뜻한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과 탄탄한 연기 내공을 가진 도지원이 ‘단, 하나의 사랑’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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