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찬탈 의혹을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민 대표는 뉴진스 멤버와 그들의 부모를 언급했다. 민 대표는 먼저 멤버들과 자신이 각별한 사이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뉴진스랑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관계 상상 이상이다", "내가 당하고 있으니, 뉴진스 멤버들이 밤에 전화해 불쌍하다고 울더라", "혜인이는 20분 내내 저보다 더 울었다. 혜인이가 포닝을 키겠다고 했다. 자기가 얘기하고 싶다고" 등 발언을 했다.
뉴진스 멤버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도 소환했다. 그는 "멤버들 부모님도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애들을 방치한다'며 불만이 많았다", "혜인이는 다른 회사에서도 캐스팅 제안이 왔는데, 혜인이 어머님은 쏘스뮤직이었으면 안 들어왔다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26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민 대표의 뉴진스 언급은 이어졌다. 민 대표는 "이런 방송에 나와서도 저한테 뉴진스 멤버 얘기 말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며 "전 뉴진스 팔지 않는다. 부모님과 멤버는 이 문제랑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사임을 요구한 상황이다. 민 대표는 뉴진스를 생각하면 하이브와 화해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추후 하이브와 민 대표 간 화해가 불발될 경우, 뉴진스는 하이브가 관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민희진이 언급한 내용은 하이브의 매니지먼트를 받을 아티스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내용이 아니다.

창작자로서 문제 제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다만 그 방식과 표현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가 아일릿을 두고 '뉴진스 아류'라고 표현함으로써, 아일릿에 '아류' 꼬리표가 붙게 됐다. 현재 온라인상에는 뉴진스와 아일릿의 사진과 영상을 두고 얼마나 유사한지 비교하는 콘텐츠가 속속 올라오는 중이다.
민 대표는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누가 따라 했다는 얘기는 사담으로는 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공식적으로 수차례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아일릿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 민 대표는 "아일릿 비방이 아니다. 어른이 문제다"고 말했지만, 결국 평균 나이 18.6세의 어린 멤버들이 대중의 심판대에 놓였다.
민 대표와 하이브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양쪽 어른들 싸움에 각 그룹 멤버들이 희생되는 모양새다. 내부 해결이 아닌 여론전을 택한 하이브의 방향성도, 수위 조절 없는 발언으로 팬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민 대표의 행보도 아쉽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