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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위 정하는 여자>, 이미지 게임 그 이상을 위해

    <순위 정하는 여자>, 이미지 게임 그 이상을 위해

    QTV 밤 11시 (이하 )는 우리가 사석에서 흔히 하는 '이미지 게임'과 유사하다. 출연자들은 어제 방송의 주제였던 '첫사랑에게 최악으로 기억될 것 같은 여자는?'처럼 답을 증명할 수 없는 질문을 받고 각자 다른 출연자들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과 이미지를 함께 떠올리며 1위에서 10위까지의 순위를 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에서 중요한 건 순위가 아니다. 순위는 단지 출연자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장치로 사용된다. 첫사랑과 관련된 ...

  • <49일>, 뒷심이 만만치 않다

    <49일>, 뒷심이 만만치 않다

    14회 SBS 밤 9시 55분 약혼남의 배신과 음모, 철썩 같이 믿고 의지했던 친구들의 메마른 눈물샘과 거짓말. “착해서 뭐든지 다 퍼주는” 지현(남규리)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소현경 작가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세상은 한 줄기 희망이 존재하는 곳이 아니었을까. 자신을 위해 울어줄 세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던 지현은 아버지가 뇌종양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설득해준 한강(조현재) 덕분에 “난 참 복이 많은 사...

  • <추적 60분>, 사라지지 않는 민심을 주목하라

    <추적 60분>, 사라지지 않는 민심을 주목하라

    KBS2 수 밤 11시 5분 4.27 재보선 선거가 치러진 어제, 은 선거 당일 방영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한 흥미진진한 60분을 내보였다. 이번 재보선은 다음 총선과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고비라는 점에서 각 정당의 사활을 건 승부처였고, 대중의 정치적 관심을 애써 희석시키려는 보수언론과 달리 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여론을 형성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은 선거였다. 각 지역이 모두 박빙 승부에, 결과는 이변이었...

  • <겟 잇 뷰티>, 당신의 입장에 서본다

    <겟 잇 뷰티>, 당신의 입장에 서본다

    온스타일 수 밤 11시 각자의 얼굴 톤에 맞는 퍼스널 컬러를 주제로 했던 어제의 방송에서, 유진은 오프닝의 레드 컬러 립스틱을 그 자리에서 지우고 톤에 맞는 산호색의 립스틱으로 바꿔 발랐다. 개인에게 어울리는 컬러가 있고, 그 컬러를 크게 웜톤, 쿨톤으로 나눈다는 정보는 패션 잡지에서, 미용 관련 블로그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실제 사례가 사진이나 글이 아니라 영상, 그것도 과정이 생생하게 보이는 영상일 때 내용에 대한 ...

  •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 두 번째는 좀 더 근사하게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 두 번째는 좀 더 근사하게

    첫 방송 KBS Joy 화 밤 12시 10분 MBC 는 그 정체성을 이어받은 마땅한 후계자가 없었지만, KBS 는 에서 시작해 까지 연결되는 유구한 계보의 일부였다. 따라서 부활 자체에 의미가 있었던 와 달리, 이 건재한 가운데 돌아온 에서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은 '이소라'다. 겸허한 태도로 무대를 대하는 믿음직한 안내자, 감정이 북받쳐 세 번이나 같은 노래의 도입부를 불러야 했던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 말이다. 제작진이 그 점을 노린 거였...

  • <드라마틱>, 드라마틱하게 못 만든 스타 다큐

    <드라마틱>, 드라마틱하게 못 만든 스타 다큐

    1회 화 MBC every1 밤 12시 각본 없는 드라마 같았다. 박재범을 주인공으로 한 첫 회가 방영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공개된 프로그램은, 그냥 각본만 없었다. 방송은 비보이 연습을 하고, 볼링을 하고, 고기를 먹고, 뮤직비디오를 찍는 재범의 모습을 비추는데 급급할 뿐, 일상의 표피 내부로는 단 1㎜도 들어가지 못했다. 춤을 추는 모습을 찍는 것과 춤을 추는 의미를 드러내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재범이 어려운 텀블링을...

  • <강력반>, 한국형 수사드라마가 되지 못한 이유

    <강력반>, 한국형 수사드라마가 되지 못한 이유

    15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5년 전 '강남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임을 주장하는 지영호의 등장과 함께, 최종회를 앞둔 은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되돌아갔다. 당시 가장 강력한 용의자 유명철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시민 2명이 사망한 그 사건은 박세혁(송일국)의 일생을 뒤바꾼 트라우마이자 정일도(이종혁)와의 대립구도를 형성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다. 종반부로 들어서며 조민주(송지효)의 생부인 조상태(김규철)가 등장하자 다시금 수면...

  • <마이더스>, 뻔한 패는 재미없다

    <마이더스>, 뻔한 패는 재미없다

    18회 월-화 SBS 밤 9시 55분 종반으로 갈수록 는 도박판의 은유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먹고 먹히는 도박판에서는 내가 들고 있는 패가 무엇인가 만큼 상대방의 패가 중요하다. 신흥은행 인수 합병 건을 둘러 싼 도현(장혁)과 인혜(김희애)의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물고 물리는 수 싸움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동안 상대방의 패를 예측하지 못한 이가 패배한다. 의 18회가 흥미로웠던 것은 한 회 안에서 승기를 잡은 손이 도현도 되었다가 인혜도 ...

  • '1박 2일', 변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1박 2일', 변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1박 2일' 일 KBS2 오후 5시 20분 멤버가 변해도 '1박 2일'의 전제는 흔들리지 않는다.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은 곧 매너리즘을 뜻한다. 새 멤버로 엄태웅이 투입된 후에도 '1박 2일'의 색깔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다행인 동시에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1박 2일'은 경솔하게 수를 두지 않는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성급하게 진행 방식을 변경하고,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 낼 때 '1박 2일'은 늘 하던 일을 ...

  • <퀴즈쇼 사총사>, 퀴즈보다는 사총사

    <퀴즈쇼 사총사>, 퀴즈보다는 사총사

    일 KBS2 오전 8시 10분 넘쳐나는 퀴즈쇼들 사이에서 는 독창성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의 나이를 합한 만큼 문제풀이시간을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는 대단한 발상의 전환은 아닐지언정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퀴즈쇼 특유의 긴장감을 최소화해 출연자들이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 결국 는 퀴즈쇼의 외피를 두른 토크쇼다. KBS 팀이 출연한 지난 24일 방송은 이런 프로그램의 성격과 게스트가 ...

  • <헤어쇼>, 프로와 아마추어

    3회 일 KBS2 밤 11시 15분 KBS 드라마스페셜의 다섯 번째 연작 시리즈 는 안정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용실을 하는 엄마 친구 정래(김미경)의 집에 얹혀살며 헤어 디자이너가 되기를 꿈꾸던 영원(백진희)은 천재적인 헤어 디자이너 정은수(이승효)와의 인연으로 그가 일하는 제이헤어의 스태프가 되고, 성장통과 함께 일과 사랑을 배워 나간다. 출생의 비밀도, 자극적인 설정도 없다. 은수의 라이벌이자 제이헤어 대표의 딸인 김민희(차수연...

  • <한밤의 TV연예>, SNS 시대의 뉴스는 무엇인가

    <한밤의 TV연예>, SNS 시대의 뉴스는 무엇인가

    SBS 밤 11시 15분 세 사람의 이름이 트위터 타임라인과 포털 사이트 뉴스 홈을 뒤덮었다. 21일 오후 의 보도로 알려지기 시작한 서태지-이지아의 이혼 및 위자료와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은 태양과 명왕성이 충돌했다는 것만큼이나 초현실적인 특종이었다. 최근 이지아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한 정우성까지, 세 스타의 드라마틱한 관계가 모든 뉴스의 블랙홀이 되어 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난 20년을 통틀어 연예계 최대 이슈가 터진 ...

  • <추억이 빛나는 밤에>, 던져줘도 주워담지 못하는 토크쇼

    <추억이 빛나는 밤에>, 던져줘도 주워담지 못하는 토크쇼

    MBC 밤 11시 5분 매회 게스트들과 관련된 세트에서 녹화를 하고, 프로그램이 끝날 때는 MC들과 게스트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다. 이는 가 '추억'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포맷이다. MC인 류시원과 이경실, 이홍렬, 김희철은 누군가의 추억을 그저 아름다운 풍경처럼 감상한다. 7,80년대 최고 인기드라마였던 팀이 출연한 어제 방송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방식 안에서 게스트인 최불암과 조경철, 김상순, 이계인은 네 명의...

  • <로열 패밀리>, 벼랑 끝에서 승부수는 던져졌다

    <로열 패밀리>, 벼랑 끝에서 승부수는 던져졌다

    15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윤서(전미선)를 증인으로 내세운 지훈(지성)의 반격으로 시작된 15회는 이후 극이 진행되는 30여분 동안 정가원 밖으로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아니, 감초처럼 삽입되는 지훈의 친구들 수다 장면 정도를 제외한다면 의 거의 모든 이야기는 정가원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 폐소 공포마저 불러일으키는 한 가족 공간의 내부에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권력 구조와 그 병폐가 압축되어 있다. 공 회장(김...

  • '무릎 팍 도사', 윤복희가 나왔는데 왜 묻지를 못하니

    '무릎 팍 도사', 윤복희가 나왔는데 왜 묻지를 못하니

    '무릎 팍 도사' 수 MBC 밤 11시 15분 “선생님, 오늘 선생님 성장기부터 '무릎 팍 도사' 녹화장 오기까지의 인생사를 다 담아야 되거든요.” 강호동의 말을 문자 그대로 믿은 사람은 물론 없을 것이다. 60년 동안 무대를 지킨 '전설' 윤복희의 인생을 다 담아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본론은 살아남아도 소소한 각주들이 생략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믿기지 않는 데뷔 과정, 10살에 소녀 가장이 되어 가계를 책임져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