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국군장병들의 고민을 순삭(순간 삭제)하고,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에서는 네 번째 출장 상담소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찾은 개신교 김진 목사, 불교 성진 스님, 원불교 박세웅 교무, 천주교 하성용 신부 등 4인 성직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잊혀진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해 가족들에게 돌려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부대.
먼저 군대에서 이별을 맞이한 군인의 사연이 나왔다. 모두가 군시절을 떠올리며 상황에 몰입해 탄식을 내뱉었다. 그 중에서도 딘딘은 “군대에 있을 때는 4년 전 문자 몇 통 주고받았던 친구도 ‘운명이었나?’ 생각하게 되더라. 극복은 전역하는 순간 된다. 근데 군대에 있을 때는 계속 생각날 거다”라며 군대 선배로서 조언을 건넸다.
야식 중독으로 살이 쪘다는 영현병 최승준 상병의 고민도 있었다. 이에 딘딘은 “군대 야간 근무 끝나면 선임이 꼭 ‘라면 먹자’라고 해서 먹고 잤다. 나도 모르게 365일 중 360일을 먹고 있더라. 군 생활의 유일한 낙인 것 같다”라며 공감했다. 성진 스님과 하성용 신부는 “야식 먹는 걸로 고민하면 안된다” “운동 열심히 하면서 먹어라”라며 말했고, 박세웅 교무는 “사회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하니, 마음이 공허해서 야식을 습관적으로 먹는 거라면 끊어보는 게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김동석 상병은 ‘유해발굴기록병’이 하는 일을 친구들이 잘 몰라서 공감을 못하는 것 같다며, ‘자신의 보직인 편한 보직인지? 아닌지?’를 판단해달라는 고민을 던졌다. ‘땡보(매우 편한 보직이라는 군대 은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김동석 상병은 유해발굴기록병의 부대는 서울에 있지만, 실상은 1년 중 반 이상은 파견지에 가서 임무 수행을 한다고 말했다. 높은 고지나 험한 산세를 가기 때문에 다치는 경우도 있다고. 또 웅크린 채 발견된 전사자의 유해를 보고 마음 아팠던 경험도 이야기했다.
이에 하성용 신부는 “하는 일 자체에 숭고한 의미가 있어서 땡보라고 폄하하거나 단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유해발굴기록병이 하는 일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박세웅 교무는 “본인 스스로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전사자들의 영혼이 인정해 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북돋았다.
유가족 탐문관 배준호 고민러는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을 찾는 일을 한다고 밝히며, 이 과정에서 유가족에게 보이스피싱 오인을 받는 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갑작스러운 연락에 거부감이 심한 유가족들도 있다고 밝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어려움을 짐작하게 했다. 하성용 신부는 “전사자분들은 우리가 찾지 않으면 영원히 묻혀 있게 된다. 사명감을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전하며, 방송을 통해 고귀한 일을 더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오빠의 유해를 찾지 못한 유가족 할머님의 ‘유언’ 사연은 상담소를 눈물로 적셨다. 성진 스님은 “역사는 흘러가도 유가족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시간은 다 현재인 것 같다. 그래도 슬퍼하지 않으셔도 되는 게, 어머님은 저희한테도 TV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오빠를 기억하게 해주셨다”라며 “잊혀지지 않고 시간 속에서도 영원히 기억되게 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유가족 할머님의 마음을 위로했다. 김진 목사도 “어머님이 마음 속에서라도 기억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오빠한테도 통할 것이다”라며 따스한 말을 건넸다.
“이런 이야기를 오늘 처음 들었다는 게 가슴이 아프다. 평생 기억하도록 하겠다”라는 나나의 소감처럼, 시청자들 역시 전쟁이 남긴 상처와 아픔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유해발굴감식단의 숭고한 노력과 고충을 알게 되는 유의미한 시간이 됐다. MBC에브리원 ‘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지난 2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에서는 네 번째 출장 상담소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찾은 개신교 김진 목사, 불교 성진 스님, 원불교 박세웅 교무, 천주교 하성용 신부 등 4인 성직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잊혀진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해 가족들에게 돌려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부대.
먼저 군대에서 이별을 맞이한 군인의 사연이 나왔다. 모두가 군시절을 떠올리며 상황에 몰입해 탄식을 내뱉었다. 그 중에서도 딘딘은 “군대에 있을 때는 4년 전 문자 몇 통 주고받았던 친구도 ‘운명이었나?’ 생각하게 되더라. 극복은 전역하는 순간 된다. 근데 군대에 있을 때는 계속 생각날 거다”라며 군대 선배로서 조언을 건넸다.
야식 중독으로 살이 쪘다는 영현병 최승준 상병의 고민도 있었다. 이에 딘딘은 “군대 야간 근무 끝나면 선임이 꼭 ‘라면 먹자’라고 해서 먹고 잤다. 나도 모르게 365일 중 360일을 먹고 있더라. 군 생활의 유일한 낙인 것 같다”라며 공감했다. 성진 스님과 하성용 신부는 “야식 먹는 걸로 고민하면 안된다” “운동 열심히 하면서 먹어라”라며 말했고, 박세웅 교무는 “사회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하니, 마음이 공허해서 야식을 습관적으로 먹는 거라면 끊어보는 게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김동석 상병은 ‘유해발굴기록병’이 하는 일을 친구들이 잘 몰라서 공감을 못하는 것 같다며, ‘자신의 보직인 편한 보직인지? 아닌지?’를 판단해달라는 고민을 던졌다. ‘땡보(매우 편한 보직이라는 군대 은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김동석 상병은 유해발굴기록병의 부대는 서울에 있지만, 실상은 1년 중 반 이상은 파견지에 가서 임무 수행을 한다고 말했다. 높은 고지나 험한 산세를 가기 때문에 다치는 경우도 있다고. 또 웅크린 채 발견된 전사자의 유해를 보고 마음 아팠던 경험도 이야기했다.
이에 하성용 신부는 “하는 일 자체에 숭고한 의미가 있어서 땡보라고 폄하하거나 단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유해발굴기록병이 하는 일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박세웅 교무는 “본인 스스로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전사자들의 영혼이 인정해 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북돋았다.
유가족 탐문관 배준호 고민러는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을 찾는 일을 한다고 밝히며, 이 과정에서 유가족에게 보이스피싱 오인을 받는 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갑작스러운 연락에 거부감이 심한 유가족들도 있다고 밝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어려움을 짐작하게 했다. 하성용 신부는 “전사자분들은 우리가 찾지 않으면 영원히 묻혀 있게 된다. 사명감을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전하며, 방송을 통해 고귀한 일을 더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오빠의 유해를 찾지 못한 유가족 할머님의 ‘유언’ 사연은 상담소를 눈물로 적셨다. 성진 스님은 “역사는 흘러가도 유가족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시간은 다 현재인 것 같다. 그래도 슬퍼하지 않으셔도 되는 게, 어머님은 저희한테도 TV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오빠를 기억하게 해주셨다”라며 “잊혀지지 않고 시간 속에서도 영원히 기억되게 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유가족 할머님의 마음을 위로했다. 김진 목사도 “어머님이 마음 속에서라도 기억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오빠한테도 통할 것이다”라며 따스한 말을 건넸다.
“이런 이야기를 오늘 처음 들었다는 게 가슴이 아프다. 평생 기억하도록 하겠다”라는 나나의 소감처럼, 시청자들 역시 전쟁이 남긴 상처와 아픔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유해발굴감식단의 숭고한 노력과 고충을 알게 되는 유의미한 시간이 됐다. MBC에브리원 ‘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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