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어린 시절 왕따 경험 고백
"지금은 열심히 살 수 있는 동기부여"
사진제공=SBS '검은 양 게임'
사진제공=SBS '검은 양 게임'
SBS 추리 서바이벌 '검은 양 게임 : 장르만 마피아'(이하 '검은 양 게임')가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며 종영했다.

앞서 흰 양이었던 H(핫펠트)와 '검은 양 코드'인 왕따를 추리했던 G(정재호)가 검은 양으로 몰리며 탈락한 가운데, 최종 재판에서는 D(김경훈)와 함께 E(풍자)가 검은 양으로 몰리며 심판을 받게 됐다.

A,B,C,F의 전격적인 연합으로 심판을 받게 된 D와 E는 체념한 듯 제단에 섰고 둘의 정체는 검은 양이었다. D와 E는 서로 검은 양인지 모른 채 전략을 짰고, 이 전략은 본인들의 발목을 잡으며 탈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반전은 그 이후였다. 승리를 거머쥔 흰 양들은 "추리한 검은 양 코드를 정확히 쓰라"는 히든 미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왕따' 대신 'LGBT'를 검은 양 코드로 제시했다. '검은 양 코드'는 예상대로 '왕따'였고, 흰 양들은 눈 앞에 놓인 억대 상금을 차지하지 못하는 반전 결말로 모두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이었다.

한편, 검은 양으로 밝혀진 E는 학창시절의 왕따 경험을 고백하며 "열심히 살 수 있는 동기 부여이자,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계기가 되었다"며 "왕따는 절대 소수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다. 이미 겪어 봤을 수도 있고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검은 양 게임'의 흐름을 주도하며 긴장감을 자아냈던 D 역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울컥하는 모습이 포착돼 남들은 모르는 그만의 아픔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처럼 '검은 양 게임'은 플레이어들의 인생 경험을 통해 구성된 다양한 '검은 양 코드'로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편견들을 짚어내며 웰메이드 서바이벌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검은 양 코드’인 왕따 역시 ‘검은 양 게임’을 통해 그려졌듯 왕따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우리의 사회 문제임을 상기시켰다.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검은 양 게임’은 방송 말미에 또 한 번의 '검은 양 게임'을 예고하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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