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까지 나섰지만…
이천수 폭력적 이미지 '여전'
이천수./사진제공=SBS
이천수./사진제공=SBS
아내를 향한 도 넘은 폭언에 쏟아지는 비난을 의식한 걸까. 전 축구선수 이천수가 장모님의 입을 빌려 '착한 사위' 이미지로 포장을 시도했다. 그러나 장모님 앞에서도 반찬 투정을 부리고 대접받는 모습에 장모님의 해명은 그저 이천수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수습처럼 돼버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2'(이하 '살림남2')에서 이천수는 아내 심하은, 딸 이주은과 함께 전라남도 고흥에 위치한 아내의 친정집을 방문했다.

이날 이천수의 장모는 오랜만에 오는 사위를 위해 돌문어, 갑오징어 무침, 나물 등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했지만, 이천수는 "오징어 잘 못 먹는데", "쑥 냄새가 너무 쓰다"라며 표정을 찌푸렸다. 고기를 좋아하는 이천수에 장모는 결국 백숙을 준비, 직접 닭살까지 발라줬고, 그제야 이천수는 표정을 풀며 "장모님밖에 없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KBS '살림남2' 방송 화면.
사진=KBS '살림남2' 방송 화면.
그럼에도 사위 사랑은 계속됐다. 장모는 "사위가 예쁘다. 근데 욱만 안 하면 된다. 댓글들 보고 속이 상했다. 왜 욱하는 걸 못 참아서 욕을 먹나"고 속상해했고, 동네를 돌며 주민들에게 "우리 사위는 우리 딸에게 일편단심이다. 사실 너무너무 착하다"라며 "사람이 아홉 번 잘하고 한 번 못하면 그걸로 욕먹는다. 많이 격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모의 감싸기에도 여전히 이천수를 향한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는 앞서 아내를 향한 막말이 도를 넘은 '폭력적' 행위라는 비난 여론이 거셌기 때문. 뒤늦은 수습으로는 그가 내뱉은 폭언을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사진=KBS '살림남2' 방송 화면.
사진=KBS '살림남2' 방송 화면.
이천수는 그간 집안에서 아내에게 소리를 지르고 위협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연출했고, 세 아이는 그러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됐다. "집안일 하는 애가", "엄마가 돼서 뭐 했냐" 등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저 '욱'하는 성격이라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폭력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이 이천수가 '살림남2'에 합류하며 설정된 대본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를 예능으로 봐야 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해지는 게 당연하다. 과거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비롯해 여러 예능을 통해 사랑꾼 남편을 연출해 왔던 그이기에 이러한 폭언은 이천수의 '축구계의 풍운아'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이에 대중들이 비난을 쏟아내자 '살림남2'는 급히 이천수의 이미지메이킹을 시작했다. 건강 검진을 받고 온 아내를 위해 마사지와 저녁 식사까지 차리는 등 내조에 나선 것. 여기에 장모님까지 합세해 이천수가 좋은 남편이자 사위라는 것을 강조했다.
사진=KBS '살림남2' 방송 화면.
사진=KBS '살림남2' 방송 화면.
그러나 이천수의 폭언에 눈물 흘리며 "10년간 상처였다"라는 심하은의 고백이 거짓은 아닐 터. 폭언 남편에서 아내를 위해 헌신하는 남편의 모습을 연출하려는 것에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이천수가 진정한 '살림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습보단 진심이 담겨야 하지 않을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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