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J DOC의 독한 민박 >, 이하늘의 캐릭터쇼
, 이하늘의 캐릭터쇼" />< DJ DOC의 독한 민박 > 4회 E채널 밤 12시
< DJ DOC의 독한 민박 >(이하 )은 4회에선 아예 이하늘만 혼자 강화도 민박집에 떨어트려 놓고 그가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는 과정을 지켜본다. 물론 이웃에게 순무를 얻어 와서 마음씨 좋은 할머니와 함께 김치를 담근다는 플롯에 제작진이 개입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러나 중요한 건 주어진 상황이 리얼한지가 아니라 그 상황 속에 자유 방임상태로 던져진 이하늘이다. 이하늘은 무료함을 이긴답시고 홍시에 이름을 붙여주고, 홍시가 길바닥에 떨어져 터지자 “우리 두두미 머리 터졌다”며 카메라를 향해 칭얼거린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이하늘은 방금까지 친구라던 홍시를 한 입에 빨아 먹고 입맛을 다신다. 제작진은 이하늘의 이런 나사 빠진 개그를 말리긴 커녕 작정하고 온갖 CG와 자막을 동원해서 그의 퇴행적인 면모를 강조한다. 그 과정에서 기행을 일삼는 철딱서니 없는 중년 이하늘이라는 캐릭터는 쇼를 전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급기야 순무가 숨이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순무를 향해 손가락 총질을 하며 ‘빵야!’라고 외치는 장면은 CG로 그려 넣은 화약연기와 총성 효과음을 만나 그 파괴력이 배가 된다. 할머니와 이하늘이 번갈아 가며 순무를 향해 손가락 총질을 하는 이 기괴한 장면은 유치함이 극에 달하면 얼마나 웃길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물론 다른 대책 없이 이런 식의 캐릭터 활용에만 집중한다면 자칫 소모적인 단타성 웃음으로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MBC 나 KBS 과는 달리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음껏 놀아도 되는 은 어쩌면 예능인 이하늘에게도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지 모른다.

글. 이승한 four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