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송하윤 학폭 의혹, 학창 시절 '강제 전학' 처분
조병규·김히어라 학폭 의혹도 재점화
공인 버금가는 연예인의 학폭 의혹, 결론 날 때까지 제대로 지켜봐야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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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판합니다.



배우 송하윤의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지며, 그간 학폭 의혹을 받았던 배우들도 재점화되고 있다. 조병규, 김히어라 등은 아직 학폭 꼬리표를 완전히 떼지는 못했다. 별다른 진전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가운데 여전히 진행 중인 학폭 의혹에 대중들의 시선은 고깝다.
배우 송하윤.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송하윤. /사진=텐아시아DB
지난 2일 송하윤의 소속사 킹콩 by 스타쉽은 "송하윤이 학폭과 관련해 강제 전학을 간 건 맞다. 그러나 폭력에 직접 가담한 것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당시 송하윤의 짝꿍이다. 폭행 당일 가해자들이 피해자가 학교에 오면 알려달라고 했고, 겁에 질린 송하윤이 피해자의 등교 사실을 알려줬을 뿐이라는 것이다. 송하윤의 잘못은 가해 학생들에게 고자질한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하윤이 당시 연예계 활동 중이라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었던 소속사 측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주고 자발적으로 전학을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하윤이 받았다는 '강제 전학'인 8호 조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학교 폭력으로 인한 징계 처분은 1~10호로 나뉘는데, 10호가 가장 엄중한 징계로 소년원 2년 수감이다. 송하윤 측의 해명이 의아한 이유다. 최근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했줘'를 통해 인기를 얻은 송하윤인 만큼 차기작도 기대되던 상황. 송하윤이 이미 촬영을 마친 드라마 '찌질의 역사'는 난감해진 상황이다.
배우 조병규/사진=텐아시아DB
배우 조병규/사진=텐아시아DB
'찌질의 역사'의 또 다른 주인공 조병규도 2021년 학폭 논란이 불거져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질랜드 유학 당시 조병규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후 나온 2건의 추가 폭로는 허위로 밝혀졌다.

하지만 최초 폭로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됐다. 그 와중에 조병규는 조심스레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 '경이로운 소문2' 제작발표회에서는 조병규는 "(폭로자가) 타국에 있다 보니 시간이 걸리고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방송에 나오게 돼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해당 사건은 말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조병규는 계속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영화 '어게인 1997' 기자간담회에서는 영화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냐는 물음에 "돌아간다면 다른 직업을 선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다.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많이 든다. 돌아가서 새로운 직업을 선택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조병규의 과거 학폭 의혹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발언이었다.
김히어라 /사진=텐아시아 DB
김히어라 /사진=텐아시아 DB
김히어라도 송하윤과 마찬가지로 라이징의 정점에서 학폭 의혹으로 추락한 배우다. 송하윤은 최근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주목받은 상황. 김히어라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김히어라가 과거 상지여중 재학 당시 일진 클럽 '빅상지' 멤버였고 괴롭힘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김히어라 측은 빅상지 멤버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남에게 "악의적인 피해를 끼친 적은 없다"고 강조하며 최초 보도 매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벌이고 있다. 예정돼 있던 뮤지컬 '프리다' 일정은 소화했지만 이후 작품 활동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송하윤의 경우 '8호 처분'이라는 나름의 '증거'가 있지만 조병규나 김히어라의 경우에는 '증언'이나 '정황'이 바탕이 되는 상황이다. 시간을 오래 끌수록 대중은 사건을 잊어간다. 이미 과거의 일인데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 가해자도 불분명해질 수 있다. 명확한 매듭을 맺기보다 시간을 버는 선택을 하는 이유다.

학폭은 학창 시절 한때 철부지 없는 행동이라 할 수 없는 문제다. 폭력의 정도, 피해자 수가 더이상 '애들 싸움'이라 치부할 수 없는 수준으로 심각해졌기 때문. 연예인은 공인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직업.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만큼 이들의 학폭 의혹을 단순히 과거사로 제쳐둘 수 없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오디션을 보거나 캐스팅을 할 때 생활기록부를 떼봐야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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