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경력만 20년인 베테랑 방송인들이 너도나도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자신을 받아줄 방송이 없다는 것. 출연료를 삭감하겠다고 하기도, 우울증까지 왔다며 저마다의 고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데뷔 44년차, 예능 대부 이경규는 27일 방송된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요즘 느끼고 있는 감정을 얘기했다. 44년 간 한 주도 쉬지 않고 일한 이경규. 그러나 쉬는 법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외 여행도 촬영으로, 축구도 촬영 차 갔다. 인생 자체가 프로그램으로 살아온 것 같다"면서 그간의 인생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최근 방송 트렌드에 많은 변화를 느끼고 위기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경규는 "(세태가) 많이 바뀌었다. 전국민이 셀럽이 됐다"며 "다 진행자고 싹 다 한다. 우리가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가, 나의 아이덴티니는 뭐냐 이거다. 우리한테 위기가 왔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 MC 유재석 역시 같은 생각이라며 공감하기도. 이어 그는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보면 인간문화재가 되지 않나. 우리는 한 40년 해도 인간문화재가 안 된다. 그냥 인기가 있냐 없냐로 따진다. 오랫동안 활동해서 인기 떨어지면 그냥 사라지는 거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냥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 사실 웃기는 게 어렵다"고 고민하던 그는 "자꾸 하다 보면 뭐가 보일 거다. 그런 믿음을 갖고 생각하게 되면 반드시 좋은 작품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다시 의지를 다지기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출연료 삭감까지 제시한 베테랑도 있다. 박명수는 최근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구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때는 한 주에 기본 5개, 최대 12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는 "전현무가 고정을 9개나 하고 있었나. 김숙은 몇 개 날아갔는데도 5개나 남았다. 반면 난 3개"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박명수는 직접 PD들을 찾아가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다. 김태호 PD를 만난 박명수는 "넌 왜 나를 (프로그램에) 안 쓰냐"고 물었고 이에 김태호 PD는 "쓰고 싶은데 나와보니까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유통할 때 맨 앞에 박명수가 있으면 프로그램 단가가 낮아진다"고 일침했다. 그러자 박명수는 "너한테 출연료 30%를 양보할 수 있다. 나도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지만 끝내 거절당했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발전할 수 있다"며 조언을 받아들였다. 수많은 예능에서 활약해 온 데뷔 20년차 슈퍼주니어 이특은 우울증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과거 일 중독이었지만 최근에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이특은 "방송한 지 20년 됐는데 특별하게 가진 캐릭터가 없다"면서 "욕심내니까 우울증이 오고 내가 너무 힘들어지더라"고 털어놨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포기하게 됐다는 그는 "포기할 건 포기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하면 위로 올라갈 줄 알았는데, 트렌드가 바뀌면서 저는 계속 밑으로 내려갔다"고 고백했다. 진행에 특화되어 있지만 최근 방송가에는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고. 이특은 "요새 트렌드는 진행이 아니지 않냐"고 덤덤히 하락세의 이유를 분석했다. 많게는 44년, 아무리 적어도 20년 이상 방송계에 몸을 담궜던 베테랑들이지만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맥을 추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말처럼 더이상 진행이 위주가 되는 프로그램도 많지 않고, 어제까지만 해도 이른바 '대세'였던 인물도 오늘엔 신선하지 않게 느껴질 만큼 다양한 인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나온다고 해서 프로그램의 흥행이 보증되는 시대는 지났다. 방송계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을 원하고, 새로운 포맷을 구축하고 신선한 소재를 원하고 있기에 이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다만 새로운 것만이 늘 통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해하기 보다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자신만 가지고 있는 점을 강화해 나간다면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 한 자리에 머무르기 보다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이들에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데뷔 44년차, 예능 대부 이경규는 27일 방송된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요즘 느끼고 있는 감정을 얘기했다. 44년 간 한 주도 쉬지 않고 일한 이경규. 그러나 쉬는 법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외 여행도 촬영으로, 축구도 촬영 차 갔다. 인생 자체가 프로그램으로 살아온 것 같다"면서 그간의 인생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최근 방송 트렌드에 많은 변화를 느끼고 위기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경규는 "(세태가) 많이 바뀌었다. 전국민이 셀럽이 됐다"며 "다 진행자고 싹 다 한다. 우리가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가, 나의 아이덴티니는 뭐냐 이거다. 우리한테 위기가 왔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 MC 유재석 역시 같은 생각이라며 공감하기도. 이어 그는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보면 인간문화재가 되지 않나. 우리는 한 40년 해도 인간문화재가 안 된다. 그냥 인기가 있냐 없냐로 따진다. 오랫동안 활동해서 인기 떨어지면 그냥 사라지는 거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냥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 사실 웃기는 게 어렵다"고 고민하던 그는 "자꾸 하다 보면 뭐가 보일 거다. 그런 믿음을 갖고 생각하게 되면 반드시 좋은 작품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다시 의지를 다지기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출연료 삭감까지 제시한 베테랑도 있다. 박명수는 최근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구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때는 한 주에 기본 5개, 최대 12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는 "전현무가 고정을 9개나 하고 있었나. 김숙은 몇 개 날아갔는데도 5개나 남았다. 반면 난 3개"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박명수는 직접 PD들을 찾아가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다. 김태호 PD를 만난 박명수는 "넌 왜 나를 (프로그램에) 안 쓰냐"고 물었고 이에 김태호 PD는 "쓰고 싶은데 나와보니까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유통할 때 맨 앞에 박명수가 있으면 프로그램 단가가 낮아진다"고 일침했다. 그러자 박명수는 "너한테 출연료 30%를 양보할 수 있다. 나도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지만 끝내 거절당했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발전할 수 있다"며 조언을 받아들였다. 수많은 예능에서 활약해 온 데뷔 20년차 슈퍼주니어 이특은 우울증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과거 일 중독이었지만 최근에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이특은 "방송한 지 20년 됐는데 특별하게 가진 캐릭터가 없다"면서 "욕심내니까 우울증이 오고 내가 너무 힘들어지더라"고 털어놨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포기하게 됐다는 그는 "포기할 건 포기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하면 위로 올라갈 줄 알았는데, 트렌드가 바뀌면서 저는 계속 밑으로 내려갔다"고 고백했다. 진행에 특화되어 있지만 최근 방송가에는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고. 이특은 "요새 트렌드는 진행이 아니지 않냐"고 덤덤히 하락세의 이유를 분석했다. 많게는 44년, 아무리 적어도 20년 이상 방송계에 몸을 담궜던 베테랑들이지만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맥을 추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말처럼 더이상 진행이 위주가 되는 프로그램도 많지 않고, 어제까지만 해도 이른바 '대세'였던 인물도 오늘엔 신선하지 않게 느껴질 만큼 다양한 인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나온다고 해서 프로그램의 흥행이 보증되는 시대는 지났다. 방송계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을 원하고, 새로운 포맷을 구축하고 신선한 소재를 원하고 있기에 이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다만 새로운 것만이 늘 통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해하기 보다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자신만 가지고 있는 점을 강화해 나간다면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 한 자리에 머무르기 보다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이들에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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