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넷추리》
엄정화, 5주 연속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
'닥터 차정숙'서 경단녀 연기로 감동+웃음 선사
30년 넘는 연기 생활 동안 제한 두지 않은 역할로 변화무쌍
엄정화./사진=텐아시아DB
엄정화./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넷추리》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엄정화가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는 연기로 경단녀의 희로애락을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1992년 데뷔해 30년이 넘는 연기 생활을 해온 엄정화는 캐릭터와 작품에 제한을 두지 않은 선택으로 50대가 된 지금까지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엄정화는 화제를 모으고 있는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엄정화는 5월 3주차까지 5주 연속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굿데이터 코퍼레이션)를 기록했다.
'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제공=JTBC
'닥터 차정숙' 스틸. / 사진제공=JTBC
엄정화가 연기한 차정숙은 20년 차 전업주부에서 레지던트에 도전한 인물. 엄정화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고,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의 방해 공작을 견뎌야 하는 차정숙의 모습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한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의 모습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남편이 병원 안에서 자신을 더 거세게 몰아세울 때에도 "나한테도 이 집 부엌을 벗어난 다른 인생이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 또다시 멈출 수는 없다"고 호소하는 장면은 뭉클함을 안겼다.

엄정화는 차정숙이 사명감을 가진 의사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감동을 선사했다. 환자의 병명을 정확히 맞춰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에게 능력을 증명했고 냉철한 선배 레지던트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다.

남편과 시댁에 끌려다녔던 차정숙은 달라졌다. 과거였다면 남편의 불륜을 알고도 모르는 체하거나 참고 살았겠지만 이제는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스스로 찾겠다"고 다짐하며 남편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엄정화는 주체적으로 변한 차정숙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끌어냈다.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선입견에 붙잡힌 이들에게 '사이다 발언'을 내뱉으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엄정화. 그녀의 다채로운 연기가 돋보인 작품들을 살펴봤다.
'베스트셀러'(2010) | 티빙, 웨이브, 왓챠
'베스트셀러' 스틸. / 사진제공=시너지
'베스트셀러' 스틸. / 사진제공=시너지
영화 '베스트셀러'는 10여 년간 국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칭송 받아온 백희수가 작품 표절 혐의를 받게된 뒤 하루 아침에 명성을 잃고 재기를 꿈꾸며 내려간 시골 별장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을 겪는 일을 그린다. 엄정화가 주인공 백희수를 연기했다.

엄정화는 정신적으로 피폐하고 예민해진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척추뼈가 드러날 정도로 혹독하게 체중을 감량했다. 지하실에 손발이 묶인 채 감긍 당하는 장면을 촬영하다 손목에 피멍이 들고 상처를 입었지만 촬영이 끝날 때까지 깨닫지 못할 정도로 몰입했다고 한다. 엄정화의 투혼에 더해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이 절묘하게 조합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엄정화는 '연기파 배우'로도 거듭난다. '마녀의 연애'(2014) | 티빙
'마녀의 연애' 스틸. / 사진제공=CJ E&M
'마녀의 연애' 스틸. / 사진제공=CJ E&M
'마녀의 연애'는 결혼을 안 한 자발적 싱글과 그녀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산타'같은 연하남의 연애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엄정화는 시사 전문 주간지 팀장 반지연 역을 맡았다. 팀원들을 못살게 굴어 '마녀'로 불린다.

엄정화는 위풍당당 커리어우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극 중 반지연은 14살 연하인 윤동하(박서준 분)과 사랑에 빠진다. 엄정화는 당시 떠오르는 신예였던 박서준과 코믹 로맨스 케미로 설렘과 웃음을 안겼다.


'우리들의 블루스'(2022) | 넷플릭스, 티빙
'우리들의 블루스' 포스터. / 사진제공=tvN
'우리들의 블루스' 포스터. / 사진제공=tvN
'우리들의 블루스'는 제주 푸릉마을에 터전을 두고 살아가는 이들의 다양한 인생사를 그린 작품. 엄정화는 서울에서 마사지숍을 운영하던 40대 후반의 돌싱녀 고미란 역을 맡았다.

엄정화는 '푸릉마을의 영원한 퀸'이지만 세 번의 결혼에 모두 실패, 자기 딸에게마저 버림을 받았음에도 타인에게 슬픔을 드러내지 않는 고미란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는 30년 지기 친구들의 갈등, 다툼, 화해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감동을 안겼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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