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 기타가와
쟈니 기타가와
일본 연예계 거물로 불리던 쟈니스 사무소 대표 고(故) 쟈니 기타가와(喜多川)가 생전 연습생을 성 착취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현 쟈니스 대표가 사과했다.

니혼게이자이 등 다수의 일본 매체는 15일(이하 한국 시각) "기타가와의 조카이자 현재 쟈니스를 이끄는 후지시마 쥬리 게이코 사장이 14일 동영상과 서면을 통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서 게이코 사장은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로 세상을 소란스럽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에게 깊이 사죄드린다. 관계자와 팬들에게 실망과 불안을 끼친 것에 대해서도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곳에서 받은 질문은 향후 서면으로 답하겠다"고 전했다.
쟈니스 사무소 후지시마 쥬리 게이코 사장. / 사진=영상 캡처
쟈니스 사무소 후지시마 쥬리 게이코 사장. / 사진=영상 캡처
영국 공영 방송인 BBC는 지난 7일 '일본 J팝의 포식자' 다큐에서 기타가와에게 성 학대를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를 전했다. 기타가와는 1962년 일본 최대 연예 기획사 중 하나인 '쟈니스 사무소'를 설립해 남자 아이돌 육성을 주도했다. 한국에도 알려진 그룹 스마프, 아라시 등의 기획한 인물이다. 그는 87세이던 2019년 뇌졸중으로 숨졌다.

BBC 다큐에서 '하야시'라는 남성은 자신이 10대 시절 기타가와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 하야시는 15살 때 쟈니스 사무소에 이력서를 내고 오디션을 보면서 기타가와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는 '기숙사'라는 곳으로 불려갔다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고통을 겪게 됐다고 털어놨다. 당시 '기숙사'는 기타가와의 자택 중 하나로, 수많은 소년이 함께 머물렀다고 한다. 하야시는 "기타가와가 내게 목욕을 하라고 했다. 그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내 온몸을 닦아줬다"면서 그러고는 기타가와가 자신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성범죄는 다른 상황에서도 일어났고 다른 소년들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참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쉬쉬했다고 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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