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싸이퍼 기자 간담회 등장
싸이퍼, 초동 판매량 아쉬워
엠블랙, 비의 '아픈 손가락'
비 정지훈 / 사진=텐아시아DB
비 정지훈 / 사진=텐아시아DB
'프로듀서' 비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첫 번째는 '엠블랙'이었고, 두 번째는 '싸이퍼'다. 자신의 울타리를 지었지만, 울타리 안에 있던 '아이들'은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하는 모양새.

11일 아이돌 그룹 '싸이퍼''가 미니 앨범 '더 코드(THE CODE)'를 들고나왔다. 이날 싸이퍼는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를 진행, '세계적 아이돌'이란 포부와 함께 준비했던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싸이퍼 소속사 대표 비(정지훈)는 싸이퍼 기자 간담회 현장을 방문, 자신이 키운 아이들의 무대를 지켜보기도. 다만 무대를 선보이던 싸이퍼 보다 비에게 자리에 있던 모두가 눈길이 가는 것은 아이러니다. 여전히 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싸이퍼의 현실.

비는 앞서 싸이퍼를 홍보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시켰다. 심지어 비 자신의 앨범 홍보 활동에도 싸이퍼와 함께했다. 실제로 비는 SBS ‘집사부일체’,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등 다양한 예능에 싸이퍼와 동반 출연했다.

비의 노력에도 싸이퍼의 성적은 아쉽다. 싸이퍼가 그간 발매했던 '앨범 초동 판매'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초동 판매는 앨범에 대한 초기 반응을 보여주기에 팬덤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최근 아이돌 팬덤 성장과 함께 케이팝이 국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초동 판매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싸이퍼 / 사진=텐아시아DB
싸이퍼 / 사진=텐아시아DB
싸이퍼의 데뷔 앨범 미니 1집 '안 꿀려'는 약 3600장, 미니 2집 '블라인드'는 약 1만7000장을 기록했다. 이번 앨범 '더 코드' 초동 판매는 지난 25일을 시작으로, 현재 1만3000장 수준이다.

타 소속사 아이돌에 비해 부진한 앨범 판매 실적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 최초 걸그룹 ‘르세라핌'은 데뷔앨범 '피어리스'의 첫 주에 판매량이 30만장 이상을 기록,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룹 '디케이지(DKZ)'가 지난달 발매했던 여섯 번째 싱글 '체이스 에피소드 2. 마음(CHASE EPISODE 2. MAUM)'의 초동 판매량은 10만 7000장. 통상 초동 판매량 10만 장 수준의 그룹이 '4세대 대표 아이돌'이라 불리고 있다.

싸이퍼를 향한 진한 아쉬움은 엠블랙으로부터 비롯된다. 엠블랙은 비의 첫 번째 아이들이다.

또한 엠블랙은 비의 '아픈 손가락'이다. 2.5세대 아이돌로서 '전쟁이야', '모나리자', '와이(Y)' 등의 히트곡을 보유한 엠블랙. 인기를 얻고 있던 찰나 여러 이유로, 몇몇 멤버들이 탈퇴를 선언했다. 멤버 미르는 엠블랙 활동 이후 엄청난 딜레마와 우울증에 빠졌다고 고백하기도.

싸이퍼는 미니 3집 '더 코드' 발매에 앞서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의 아이들'이란 수식어에 갇히지 않기 위한 열쇠일 터. 싸이퍼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그들만의 매력을 보여줄지 대중은 기대하고 있다.

소속사 대표 비 역시 자신을 둘러싼 편견을 직접 뚫어낸 인물이다. 그는 '깡 신드롬'을 통해 '한물간 연예인', '옛 감성에 머물러 있는 스타' 등의 비판을 보기 좋게 부셨다. '프로듀서' 정지훈의 꿈과 목표에 대중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