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밑 라인 드러낸 '언더붑' 패션 상륙
제니·비비·현아 등 착용하며 트렌드 열풍
노브라엔 악플·언더붑엔 열광, 아쉬운 시각도
사진=설리, 제니 인스타그램
사진=설리, 제니 인스타그램
패션 언더붑(underboob) 스타일이 돌아왔다. 상의 밑단을 짧게 해 가슴 밑 라인을 살짝 드러낸 패션. 레이디 가가, 리한나, 벨라 하디드, 킴 카다시안 등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는 수년 전부터 유행 했던 것이 한국에 상륙한 것.


국내 스타들도 앞다퉈 언더붑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3년전 만해도 가슴 관련 패션 자체를 꺼려 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 MZ세대 사이에서 부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e)’가 어려워 보였던 언더붑 패션의 유행을 이끄는 모양새.


스타트를 끊은 건 블랙핑크의 제니. 제니는 2022 S/S 파리 패션위크 기간 중 핑크색 크롭티로 언더붑 스타일을 연출했다. 가수 비비는 가슴 아랫부분에 과감한 절개 라인이 들어간 톱 의상을 선택했다. 현아 역시 트렌드에 발맞추려는 듯 마이크로 크롭 화이트 셔츠로 속살을 드러내며 언더붑 패션을 당당히 소화해냈다. 하이브의 첫 걸그룹 르세라핌의 김채원도 데뷔 티저 영상을 통해 언더붑 패션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사진=현아, 비비 인스타그램
사진=현아, 비비 인스타그램
스타의 패션을 따라하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 트렌드를 선도하는 핫한 스타들이 입자 일상에서 너도나도 따라 입으며 길거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언더붑 패션을 입은 사람이 목격된다. 셀럽이 아니어도 각종 SNS에서 언더붑 인증사진을 찾아보는 건 어렵지도 않아진 상황.

언더붑이 '여성의 자유'를 상징한다며 캠페인의 일환으로 보고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여성의 속옷 착용의 자유를 확보하자며 ‘프리 더 니플(Free the Nipple)’을 외치기도 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속옷을 입지 않는 것에 대해 굉장히 억압적이었던 사회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로의 주체성에 대해 침해하지 않으려는 문화가 생겨난듯하다. 속옷을 안 입든 밑 가슴을 드러내든 당당하게 패션을 연출한다"며 "이미 서양권에서는 유행했던 문화이자 패션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그런 서구의 자유로운 정서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평했다.
'화사' /사진=뉴스엔TV 캡처
'화사' /사진=뉴스엔TV 캡처
언더붑 패션은 여성의 속옷 착용의 자유 등의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고 있는 것.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 연예인들의 '노브라', '가슴 노출'는 사회적으로 금기시 됐다. 속옷을 입지 않아 니플이 살짝 비치는 것에도 난리가 났다. 노브라 패션을 선보인 여자 연예인은 며칠 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악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고(故) 설리와 화사다. 이들은 앞서 '노브라' 패션을 선보여 대중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설리는 "브래지어는 액세서리일 뿐"이라며 수 차례 노브라 사진을 올려 악플에 시달렸고, 화사는 2019년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공항에 나타나 각종 구설에 올랐다.

평가의 잣대는 항상 같을 수 없다. 시대의 변화는 같은 현상을 다르게 판단하기도 한다. 다만, 과도한 비난이 남긴 개인에 대한 상처는 치유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 불과 3년 만에 가슴의 윤곽만 드러나도 죄인 취급 하던 건 벌써 잊고 이제는 밑가슴 노출을 당당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설리나 화사가 뭘 그리 잘못했나 싶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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