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소로 가장 먼저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던 찬성이 문득, 걸음을 멈추고 유심히 벽에 걸린 액자를 들여다본다. 연인의 뒷모습을 멀리서 찍은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찬성은 씨익 웃으며 인사도 하기 전에 속내부터 드러낸다. “아! 부럽다! 결혼하고 싶어요.” 진심이 가득 담긴 그 모습에 어찌 웃지 않을 수 있으랴. 그 뒤를 따라 우르르 들어서며 제 각자의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어유, 또 보네요.” “반갑습니다!”를 외치는 형들은 그런 막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얼음물을 찾고, 목을 풀고, 소매를 걷어 올리느라 분주하다. 그 소란에 어느새 자연스럽게 동화된 찬성은 누군가 마시다 내려놓은 생수병을 아무렇지도 않게 맥주라도 되는 양 벌컥 들이킨다. 도무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이 에너지, 역시 2PM이다.

사진 촬영을 겸해서 Mnet <와일드 바니> 현장을 찾았을 때만 해도 빡빡한 스케줄 덕분에 지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던 2PM은 그동안 짧은 휴가를 다녀온 덕분인지 조금 더 싱싱한 얼굴을 하고 있다. 특히 데뷔 초의 카리스마는 어느새 잊어버리고 나날이 어린이로 돌아가는 재범은 쫑긋한 귀까지도 뽀얀 모습이 여름 내내 동굴 속에서 살았던 사람 같다. 그러나 문득 눈앞으로 날아가는 모기를 잡으려고 손뼉을 친 기자를 향해 “어우, 감사합니다. 우리 방금 기립 박수 받았어요”라고 능청을 떠는 얼굴에는 숨겨둔 장난기가 꿈틀댄다. 방송에서는 재범 못지않은 개구쟁이로 보이는 우영은 인터뷰 내내 새침한 표정으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다. 다른 멤버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질 때는 손가락으로 거미줄 모양을 만들면서 소공녀 같은 장난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언제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는지 문득 대화에 끼어들 때는 항상 멤버들을 폭소하게 만든다. 신중한 원 샷으로 명중을 만들어 내는 고수의 예능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언제 봐도 항상 상냥한 준수는 이 날 역시 옆에 앉은 기자에게 먼저 물을 권하고, 자신이 했던 대답에서 단어를 다시 고치는 등 섬세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실내가 더워 오자 다리를 둥둥 걷고서 편하게 단추를 풀어헤치는 수더분한 청년으로 돌아가 특유의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한결같기로는 택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성대 결절 때문에 살짝 얌전해진 듯하지만, 질문을 들으면서부터 “아이구야-”하는 추임새를 늘어놓고, 폴라로이드 셀카가 인화되자 “우와! 나 얼굴 작게 나왔어! 예쁘네”하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은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택연의 모습 그대로다. 활짝 웃는 얼굴에 앞니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아마 그사이 더욱 넓고 탄탄해진 어깨가 온통 시선을 가져간 때문일 것이다.

셀카의 제왕은 뭐니 뭐니 해도 준호. “찍어 주세요”라고 해놓고 양손 브이를 들이대는 준수나 구석에서 몰래 찍어 와 놓고는 “이상하이 나왔다. 으앙”하고 앙탈을 부리는 우영과 달리 자신만만하게 한쪽 팔을 뻗은 준호가 찍은 사진 속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귀여운 그의 표정이 담겨 있다. 그러나 “방송에 나가서 자꾸 편집이 되는데, 이제는 그걸 그냥 캐릭터로 생각 하려구요”하고 막간을 틈타 고민을 털어놓는 말투에는 소년의 티를 벗은 마음의 무게가 느껴진다. 개인 스케줄 때문에 조금 나중에 도착한 닉쿤이 가장 늦게 인터뷰를 마친다. “제가 부담스러운 걸까요?”라는 질문을 팬들에게 던진 닉쿤에게 “그건 닉쿤 씨가 왕자님이기 때문이죠”라고 답하자 닉쿤이 순간 정색을 하고 손을 내젓는다. “방송에서도 저한데 자꾸 왕자님이라고 하시는데, 아니에요. 전 그냥 재미있는 게 좋고 멤버들이랑 같이 망가지면서 노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이어지는 큰 웃음은 왕자가 아니라 천사를 연상시킬 정도로 밝고 환하다. 솔직하고 당당하고 겸손하기까지 한 그의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2PM은 마음이 잘생긴 청년들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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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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