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카페 테이블 창가 쪽에 앉아 있었다. 올려 묶은 머리 끝에선 가는 헤드라이트가 들어왔었고 하얀 탁자는 은은하게 얼굴을 밝혀주었다. 장면이 장면인지라 바로 앞에 두고 말을 꺼내기엔 몹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런! 인터뷰를 하다가 말을 더듬었다. 그녀는 KBS드라마 <그녀의 스타일>과 영화 <인사동 스캔들>로 돌아온 배우 홍수현이다.

어떻게 지냈나?
홍수현:
드라마 <그녀의 스타일>과 영화 <인사동 스캔들>을 촬영했고 얼마 전엔 화보 촬영차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왔다. 따뜻하니 좋더라. 눈 다래끼 때문에 고생을 좀 했지만.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오픈됐다.
홍수현:
두 작품 다 같은 시기에 촬영했다. 포스터 촬영날도 겹치고, 제작발표회날도 겹치고 정신없었지만 잘 버텼다.

상반되는 스타일의 캐릭터를 오가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
홍수현: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선 여형사 최하경 역을 맡았다. 머리도 자르고 액션 신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원래 내가 보이시하고 거친 면이 있는데 그걸 최대한 끌어내려고 노력했고, 드라마 <그녀의 스타일>의 공미주는 평소 친구들 만나고 생활하는 내 본모습과 비슷하다. 둘 다 열심히 했고, 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헷갈리진 않았다.

영화 <영화는 영화다> 이후로 많이 성숙해진 느낌이다.
홍수현:
그렇게 봐주시면 고맙다. 그동안 여성스럽고 단아한 역을 많이 해서 그런지 와일드한 느낌의 이미지에 갈망이 컸다. 그런 점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작품이었다.

일찍 데뷔를 한 만큼 그동안은 하이틴 스타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홍수현:
그런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식상한 이미지의 배우가 되고 싶지 않다. 평범한 얼굴이라서 어떤 역에도 흡수가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조성모의 <다짐> 뮤직비디오에 강동원과 같이 출연한 적도 있었다. 데뷔시절은 어땠나?
홍수현:
하하. 아주 옛날 이야기다. 화장품 회사에서 하는 선발대회에 나갔다가 우연찮게 1등을 하게 되었다. 그땐 별 일 없다가 명동에서 사진이 찍혀서 잡지에 나갔는데 그걸 본 전 소속사 사장님이 연락을 하셨고 그때 데뷔하게 되었다.

드라마 <그녀의 스타일>에서 7명의 다양한 스타일의 상대와 연기를 했다. 실제론 어떤 스타일이 좋은가?
홍수현: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커다란 단점이 있는 사람들과 연애를 하며 벌어지는 실수와 경험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는 이야기다. 실제론 연하남처럼 상큼하면서 겉은 터프가이처럼 이끌어줄 수 있는 스타일. 그런데 그런 사람이 있을까?

데뷔한 지 이제 10년이 다 되어간다. 올해의 목표는?
홍수현:
그래서! 올해는 정말 내가 활짝 피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작품 두 개를 동시에 하면서 힘들었지만 나름 연기에 탄력을 받은 거 같다. 그걸 이어받아서 더 좋은 작품으로 또 다른 도약을 하고 싶다. 좋은 연기로 누군가에게 감동도 주고 싶고.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홍수현:
영화 <팩토리걸>을 좋아한다. 에디 세드윅 역의 시에나 밀러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한 번씩 시간나면 다시 보곤 한다. 나도 그런 역할 잘 할 수 있는데. 하하

자전거를 좋아하나?
홍수현:
운동을 기본적으로 좋아하고, 스트레스 받았을 때 강바람을 느끼며 자전거를 타면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날씨도 좋아졌고 언제 자전거 타러 한 번 나가야겠다.

마지막 질문이다. 미니홈피를 찾아봤는데 이름이 홍길동으로 되어있더라. 홍수현에게 홍길동이란?
홍수현:
……………또 다른 나? 하하.

글ㆍ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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