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1일 종영한 tvN ‘명불허전’ 방송화면 캡처.
지난 1일 종영한 tvN ‘명불허전’ 방송화면 캡처.
지난 1일 종영한 tvN의 ‘명불허전’은 타임슬립과 의학이라는 흔한 소재도 신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드라마였다.

‘명불허전’은 자타공인 조선 최고의 침구술 실력을 가졌지만 신분의 벽에 가로막힌 의원 허임(김남길)이 400년 후의 미래인 2017년의 서울로 오게 되며 현대의학의 신봉자이자 외과의사 최연경(김아중)을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전란 속에 고통 받는 백성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허임은 조선에 남기로 결심했다. 마지막으로 최연경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돌아온 뒤 두 사람은 여느 연인들처럼 데이트를 즐겼다. 허임이 자신의 결심을 전하기 위해 입을 열자 이를 알아챈 최연경이 먼저 “당신이 있어야 되는 곳으로 돌아가라”며 이별 인사를 전했다.

최연경은 허임에게 3일만 시간을 달라고 말했고 단 3일의 연애가 시작됐다. 이별을 앞두고 방 안에서 혼자 오열하며 힘들어하는 최연경에게 허임은 “그대의 눈물은 잊을 것이오. 웃음만 가져갈 것이오”라며 키스를 했고 가만히 최연경을 껴안았다. 최연경도 허임을 안고 울었다.

허임이 죽음을 택하며 조선으로 돌아가고자 했을 때 최연경은 “혼자는 외롭잖아요. 같이 있어줄게”라고 말하며 그의 자살을 도왔다.

조선으로 간 허임은 전쟁에 희생 당하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허임은 “나의 힘은 미약하나 끝내 삶의 끈을 놓지 않고 기다리는 이들이 있기에 나는 이 여정을 멈출 수가 없소. 병자를 잃고 눈물조차 나지 않는 날이면 생각하오. 그대 세상의 의술이었다면 더 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까”라며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최연경을 그리워했다.

최연경도 허임과 같은 나날을 보냈다. 현대 의술로도 막지 못하는 죽음에 괴로워했다. 그는 “여전히 인간이 살릴 수 없는 순간이 있고, 때론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한다. 당신이 말했듯 죽고 사는 것은 결국 하늘이 정하는 것. 그 생사의 한복판에서 이 땅의 의사들도 단 하나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갔다.

시간이 흘러 어의 허준(엄효섭)의 천거를 통해 허임은 임금의 이명을 치료했고 내의원 소속이 됐다. 그러던 중 혜민서에서 막개(문가영)가 사고를 당할 위험에 처하자 허임이 그를 보호하려다가 죽을 위기를 겪고 다시 현대로 왔다. 허임은 최연경을 다시 만났고 그에게서 상처를 치료받았다. 최연경은 다시 온 허임을 보고 처음에는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허임이 최연경의 팔짱을 끼고 살갑게 대하자 둘은 웃으면서 거리를 걸어갔다.

타임슬립은 근래에 드라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인 데다 메디컬이라는 장르도 식상할 수 있었지만 ‘명불허전’은 코믹한 요소를 촌스럽지 않게 버무려내며 재밌고 신선한 연출을 보여줬다.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게 만드는 뭉클함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역습을 선사하며 ‘명불허전’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시청률이 이를 입증했다. 1회 2.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회가 거듭될수록 껑충 뛰어오르며 최고 6.5%까지 치솟았다.

‘명불허전’의 성공에는 김남길의 입체적인 연기와 김아중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 김남길은 현대에 와서 헤매는 넉살 좋은 조선의 의원 허임 역을 코믹하고 능청스럽게 해내면서도 김아중과 멜로를 펼칠 때는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변해 로맨스의 달인으로 등극했다. 김아중은 어렸을 때의 상처로 인해 한의학을 불신하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려는 최연경을 안정감있게 연기해내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명불허전’의 후속으로는 최시원, 강소라, 공명, 김예원, 이재윤, 최대철 등이 출연하는 ‘변혁의 사랑’이 방송된다. ‘변혁의 사랑’ 첫 회는 오는 14일 오후 9시에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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