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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준형은 올해 쉬지 않고 달렸다. 작곡 파트너인 김태주와 함께 비스트 2집 ‘하드 투 러브, 하우 투 러브(Hard to Love, How to Love)’의 전곡을 만들고 동료들에게 곡을 주는 한편 드라마 ‘몬스타’를 통해 연기의 단 맛을 봤다. 그리고 첫 번째 솔로앨범 ‘플라워(Flower)’까지 발표하면서 2013년의 대미를 묵직하게 장식하고 있다. 이제 용준형을 단지 아이돌그룹의 멤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터. 사실 용준형의 솔로앨범은 늦은 감이 있다. 일찍부터 작곡에 두각을 나타내 매달 꽤 짭짤한 저작권료 수익까지 챙기고 있는 그가 아닌가? 새 앨범에서는 비스트와는 또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용준형은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털어놨다. “그동안 비스트와 다른 가수들의 곡을 만들 때마다 매번 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용준형 폴더’를 따로 만들어놓고 맘에 드는 음악들을 따로 챙겨뒀었죠. 누가 ‘네 노래 만들어보라’고 이야기 한 적은 없지만 제가 좋아서 시작한 거였어요. 전 ‘멋지다, 최고다’ 이런 말보다는 노래가 좋다는 말이 듣고 싶은데, 요새 그런 말씀들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용준형은 마음을 비웠다. 첫 솔로앨범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테지만, 어디까지나 음악적인 완성도에 신경을 썼다. “비스트로 작업을 할 때에는 항상 팀을 생각해요. 누구 하나가 돋보이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그림을 우선적으로 고민하죠. 하지만 솔로라고 해서 튀어야한다는 마음은 전혀 없어요. 어디까지나 음악이 돋보이길 원했어요. 퍼포먼스나 뮤직비디오도 힘을 주기보다는 음악이 돋보이는 정도였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단지 멋만 부리는 것은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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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으로는 비스트에 비해 힙합의 색이 강해졌다. “힙합으로 인해서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에 힙합을 할 때가 가장 편해요. 이번 앨범을 힙합 앨범이라고 보기는 애매하지만, 힙합 리듬을 비롯해 힙합적인 편곡이 담겨 있어요. 또 음악에 제 이야기를 담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이별을 노래한 타이틀곡 ‘플라워’에도 용준형의 경험이 녹아들었다. “100퍼센트 제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거기에 살을 붙인 노래예요. 가사를 쓸 때 비유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연인과 함께 했던 순간을 꽃에 비유해 이야기를 풀어봤어요.” 용준형은 유독 이별노래가 많다. “전 영원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이 이번 앨범에도 녹아든 것 같아요.”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겠지만, ‘플라워’는 유독 애착이 강한 노래. “평소에 곡을 만들면 비스트 멤버들에게 들려줘요. 그럼 피드백들이 바로 나오죠. ‘플라워’를 만들어 들려주니 마음에 들어하면서 ‘이거 비스트 다음 싱글로 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하지만 전 제 솔로 곡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제가 가지고 있었죠.(웃음) ‘플라워’는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어두운 감성, 비유적인 가사, 그리고 편곡 세 가지에 있어서 제 마음에 쏙 들어요. 편곡에 특히 신경 많이 썼어요. 후렴구에 덥스텝 등을 섞어서 평범하지 않게 가보려 했는데, 그런 부분까지 자세히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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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준형은 쉬는 날이면 무조건 작업실로 향해 곡을 만든다. “곡이 나오든 안 나오든 일단 출석하듯이 작업실로 가요. 억지로 곡을 만들지는 않고요. 음악이 안 나오면 김태주 작곡가(용준형과 고등학교 동창)와 함께 낚시를 가기도 해요. 낚싯대를 던져놓고 기다리면 생각이 정리되고, 그러다보면 음악이 떠오르곤 하거든요.” 일중독일까? “일중독이라기보다는 제 안에 있는 음악을 꺼내는 희열을 너무 좋아해요. 하나의 곡이 완성될 때 느끼는 뿌듯함. 그것을 계속 느끼고 싶어서 음악을 끄집어내려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곡을 만들다보면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 “새 앨범에 네 곡의 신곡이 담겼어요. 이 네 곡을 만들기까지 수많은 곡들을 만들다 엎었죠. 리듬만 찍어놓은 트랙도 있지만, 심지어 가사 작업까지 마치고 버린 곡도 있어요. 작업할 때는 느낌이 좋아도 다음날 들어보면 ‘내가 왜 이딴 곡을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억지스럽고, 어색한 곡들 말이에요. 일이 안 풀리면 심하게 비뚤어질 때도 있죠. 용준형이 비뚤어질 때면, 작곡 파트너이자 8년 지기 친구인 김태주가 잡아주곤 한다. “태주는 안양예고 동창이에요. 그때부터 서로가 만든 음악을 들려주고 비교하면서 놀곤 했죠. 그 친구가 항상 옆에서 저를 많이 잡아줘요. 그래서 끊임없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음악 외에 안무, 패션, 뮤직비디오 등은 최대한 담백하게 가려 했다.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스타일링, 앨범재킷 디자인 등은 미니멀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액세서리, 의상도 음악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가자는 주의였죠. 물론 보여지는 것은 중요하죠. 이제까지는 거추장스럽고 때로는 말도 안 되는 패션을 시도한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군더더기를 쳐내려 했어요. 너무 멋진 것을 보여주려고 의식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음악 자체도 담백한 편이다. 사운드의 과잉이 없다. “편곡 과정에서 사운드를 많이 뺐어요. 최대한 심플하게 갔죠. 사운드를 너무 꽉 채우면 듣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수 있거든요. 남길 것만 남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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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대로 용준형은 상당한 저작권료를 받는다. 하지만 본인은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말한다. “민망합니다. 사실 싱어송라이터, 전문 작곡가분들이 보기에는 우스운 수준일거예요. 최근 방송에서 감당 안 될 정도로 많다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요. 그런데 저작권료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요. 제가 지하실에 박혀서 만든 곡들에 대한 보상이 돌아오는 거잖아요. 수익은… 저와 가족이 생활하는 생활비는 저작권료로 해결이 되요. 비스트 활동으로 번 돈은 저금을 한답니다.(웃음) 너무 감사하죠.”

2013년에 용준형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비스트와 연기를 병행할 때에는 나흘 동안 잠을 안 잔 적도 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막상 그렇게 하고나니까 맷집이 생기더라고요. 이제는 웬만한 스케줄로는 피곤하지 않아요.”

한편 비스트는 내년 상반기 컴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스트의 음악도 큰 변화가 있을 거 같아요. 퍼포먼스에 있어서 비스트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보여줄 수 있는 차기작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팬들이 기대한 것보다 더 큰 희열을 안겨주고 싶은 바람이에요.”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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