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완전체가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그림. 돌아온 ZE:A(제국의아이들) ‘바람의 유령’의 무대를 보고난 감상이다. ‘바람의 유령’은 오케스트라와 테너코러스로 웅장한 느낌을 살린 곡이다. 하나의 악기가 빠져도 하모니를 완성할 수 없는 오케스트라처럼 ‘바람의 유령’의 안무도 9명의 멤버 중 한 명이라도 빠질 때에는 제대로 그림을 만들 수 없다. 특히 9명의 멤버가 단체로 점프하거나 바람을 타고 다니는 유령처럼 재빠르게 움직이는 동작들은 9명이기 때문에 더욱 돋보이는 동작들이다. 또한 노래를 부르는 멤버의 디테일한 손짓으로 나머지 멤버들이 취하는 섬세한 동작은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그러나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을 만드는 안무일수록 음악방송 카메라워크에게는 더욱 어려운 과제로 변한다. 음악방송들은 제국의아이들 9명의 멤버의 얼굴과 안무를 모두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어떤 음악방송이 유령처럼 날아다니는 ZE:A의 움직임을 가장 잘 포착했을까? (*MBC ‘음악중심’은 ‘대한민국 음악대향연’으로 속초에서 녹화한 특집이 방송돼 비교에서 제외했다.)# 총평 : 엠카 = 인가 >= 뮤뱅
지난 주 네 음악방송 중 ‘바람의 유령’을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한 카메라워크를 선보인 방송은 없었다. 모두 한 가지씩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2절의 문준영과 황광희의 손끝을 따라 움직이는 다른 멤버들의 안무를 모두 잡은 방송은 없었다. ‘텐카메라맨’ 연재 이후 줄곧 1위를 달렸던 Mnet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도 마찬가지였다. 엠카는 처음에는 괜찮은 카메라워크를 보였지만 뒤로 갈수록 하나 둘씩 놓치는 포인트가 많아져 용두사미가 됐다. 또한 꽃으로 장식한 무대로 현란함은 더했지만 9명이 마음껏 퍼포먼스를 펼치기에는 다소 좁아 보이는 무대를 마련해 아쉬움을 남겼다. KBS2 ‘뮤직뱅크’(이하 뮤뱅)은 매우 넓은 무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동준의 내레이션을 한 박자 늦게 잡아 케빈의 파트와 동준의 클로즈업이 겹치는 실수를 했다. SBS ‘인기가요’(이하 인가)도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2절이 끝난 후 동준의 ‘다 꿈이야’ 부분에서 특수효과를 준 것처럼 안무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보였지만 전체가 보여야만 움직임이 예뻐 보이는 부분을 클로즈업으로 처리했다.
# 포인트 1) 오프닝 : 인가 > 엠카 > 뮤뱅
제국의아이들은 3명씩 3줄로 서서 첫줄부터 차례로 안무를 소화하며 노래의 시작을 알린 뒤, 9명이 동시에 하는 점프, 9명이 한 줄로 서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팔을 뻗어 나무를 만드는 안무를 선보인다. ‘엠카’는 3:3:3 안무에서 한 줄씩 바뀔 때마다 풀샷에서 클로즈업으로 점점 좁히며 안무의 잡아냈다. 마지막 줄의 안무에는 가운데에 있던 광희만을 클로즈업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보는 사람이 안무에 대해 이해는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포인트는 잡았다. 9명의 단체 점프도 정확히 잡았지만, 나무를 만들 때에는 사선으로 비춰 효과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뮤뱅’은 3:3:3 오프닝을 잘 잡았지만, 점프는 문준영의 클로즈업으로 처리해버렸다. 나무 그림을 만들 때에는 그 과정을 정말 잘 보여줬지만, 정작 완성된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인가’는 3:3:3 안무부터 점프, 그리고 나무를 만드는 과정부터 완성 그림까지 모두 효과적으로 담았다.
# 포인트 2) 임시완 : 엠카 > 뮤뱅 > 인가
임시완을 제외한 여덟 명의 멤버가 모세의 기적처럼 두 줄로 나뉘고, 그 사이에 임시완이 등장해 천천히 앞으로 걸어온다. 그러다 다시 멤버들이 한 줄로 합쳐져 임시완을 가리고, 임시완은 대열에서 유령처럼 천천히 빠져나와 정면을 지그시 바라보는 것이 포인트다. 두 줄과 한 줄 그리고 빠져나오는 임시완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시완이 무리에서 빠져나와 일부러 카메라를 보지 않고 걷다가 정면을 보며 감정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살려야 한다. ‘엠카’는 모든 부분을 효과적으로 잡아냈지만 임시완이 빠져나오는 부분을 밑에서 위로 바라보는 앵글로 잡아 감정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임시완이 정면을 보는 타이밍에 임시완을 클로즈업해 포인트를 모두 잡아냈다. ‘뮤뱅’은 임시완이 빠져나오기도 전부터 준비 완료의 뜻으로 미리부터 클로즈업을 장착하고 기다렸다. 때문에 처음에는 다른 멤버들이 어깨와 머리만이 나와 어색했지만, 임시완의 감정연기만은 확실히 잡아냈다. ‘인가’는 사선에서 비스듬히 풀샷을 비췄는데 임시완이 고개를 돌린 후에 클로즈업을 해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잡지 못했다.
# 포인트 3) 엔딩 : 엠카 = 인가 >= 뮤뱅
엔딩에서 제국의아이들의 안무는 절정을 이룬다. 꽉 채운 삼각형을 만든 9명의 멤버들은 아지랑이처럼 팔로 웨이브를 하며 마치 퍼져나가는 모양을 이루다 갑자기 다시 회수하는 듯한 춤을 춘다. 그리고 오프닝 때 선보인 단체 점프를 한 번 더 하면서 음악이 막을 내린다. ‘엠카’는 비록 아래에서 위로 바라보는 풀샷을 잡았지만 퍼져나갔다가 돌아오는 제국의아이들이 효과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점프는 정희철만 클로즈업해 아쉬움을 남겼다. ‘뮤뱅’은 아지랑이 안무를 사선으로 비춘 후 고개를 숙인 멤버들을 클로즈업해 안무를 전혀 드러내지 못했다. 게다가 점프는 풀샷을 잡는가 싶더니 약 2년 만에 돌아온 리더가 반가웠는지 오프닝에 이어 또 문준영을 클로즈업했다. ‘인가’는 관객의 머리가 화면의 일부분을 차지해 방해가 됐다. 점프샷도 완벽하진 않지만 다른 방송사에 비해 나은 카메라워크를 보였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KBS, SBS,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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