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이트쇼' 단체./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단체./사진=조준원 기자
작품보다 배우들의 논란이 더 시끄럽다. 류준열의 환승열애 의혹부터 배성우의 음주운전 후 복귀, 이열음과 한재림 감독의 열애설 등에 제작발표회는 해명의 장이 됐다. 그러나 논란에 묻히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작품이다.

10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배성우, 한재림 감독이 참석했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한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 '을 각색했다.
'더에이트쇼' 한재림 감독./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한재림 감독./사진=조준원 기자
데뷔 후 첫 시리즈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은 "인생의 나락에 빠진 8명의 사람들이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에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제안을 받는다. 포기한 시간을 사고 참석만 해도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상금을 준다고. 시간 만큼 상금을 버니까 어떻게 더 시간을 쌓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협동과 반목을 하는 희비극"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머니게임'이라는 웹툰을 너무 재밌게 봤다. 보통의 서바이벌은 주인공이 상황에 승리를 하면서 쾌감을 주는 구조인데, '머니 게임'은 블랙코미디라 주인공이 해결하려고 할수록 구렁에 빠진다. 인간 군상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게 너무 재밌더라"며 "근데 상대방이 사라지면서 내가 돈을 버는 구조는 한계가 있더라. 이걸 바꾸고 싶다가 같은 작가님의 '파이게임'이라는 시리즈를 보고 너무 신선헀다. 두 개를 합치면 어떨까 하다가 합치게 됐다"고 밝혔다.

한재림 감독은 지난해 21살 연하의 이열음과 열애설에 휩싸였다. 당시 이열음 소속사 측은 "감독님과 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배우의 사생활이라 확인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한재림 감독은 "이열음 배우가 이 작품에 열의가 남달랐다. 저한테도 진짜 OK가 아니면 OK하지 말라고, 모니터 껌딱지 처럼 묻고 이랬다. 그걸 본 스태프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았나 싶다"며 "열애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더에이트쇼' 류준열./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류준열./사진=조준원 기자
류준열은 사기를 당해 막대한 빚을 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때 '더 에이트 쇼'의 초대장을 받은 3층 역을 맡았다. 류준열은 출연 이유에 대해 '더 킹'에서도 호흡을 맞춘 한재림 감독을 언급하며 "한재림 감독님의 작품들을 재밌게 보다보니까 제안을 주셨을 때 앞뒤 가리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출적인거나 이야기들이 나와 잘 맞는다. 말이 잘 통한다고 해야 할까. 작업하는 동안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3층 캐릭터에 대해 "중간 층을 선택한 어중간한 인물이다. 다양한 인물 속에서 평범하고 보통의 선택을 하는, 안전한 것을 추구하는 조용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야기의 화자로서 인물들의 선택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주관적인 생각을 섞어서 공감의 키워드를 맞추려고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류준열은 최근 한소희와 공개 열애를 하고 결별하는 과정에서 '환승연애설'이 불거졌다. 또 그린피스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면서 캐디로 나서는 등 골프 애호가 면보를 보여 '그린워싱'(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이라는 빈축을 샀다.

사생활 관련 이슈에 대해 류준열은 "그 당시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SNS에 글들이 올라왔다. 하나하나 답변 드리기 보다는 침묵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비판을 감당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며 "마스터즈에 다녀온 뒤 그와 관련된 비판적인 이야기는 잘 읽어봤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데뷔 이래로 고민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발표회다 보니까 개인적인 이야기를 계속 드리는 게 작품이나 동료 배우들에게 피해가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때 말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더에이트쇼' 천우희./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천우희./사진=조준원 기자
천우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 8층으로 분한다. 천우희는 "이야기 구조가 재밌다고 생각했다. 인간 사회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다. 모두한테 공통된 절대적인 시간에 상대적인 돈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라며 "또 8층이라는 인물이 단순한 호기심이 들더라. 지금까지 접근했던 인물과 다르게 이 인물은 어떤 삶을 영위하고 싶은 걸까 하는 호기심이 끌렸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천우희는 8층 캐릭터에 대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부류다. 자유분방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도를 넘어서는 건지, 돈도 돈도이지만 흥미가 중점이 돼서 참가한 인물"이라며 "쉬운 인물은 없지만, 8층은 가장 본성과 본능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순수하게 연기하면 이 인물을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접근했다. 도전하는 만큼 풀어가는데 있어서 즐거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섹시한 캐릭터에 도전한 천우희는 "드디어 저의 섹시함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섹시한 관능미는 배우에게 굉장히 큰 매력과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 역할들은 흙과 때국물을 많이 묻혔다. 처음으로 가벼운 의상을 입는데 부담은 없지 않아 있었다. 설정 자체가 식욕 보다도 소비를 더 좋아하고, 본능적인 욕구가 많은 사람이라 나는 감량을 했다. 감량 속에서 섹시함을 보이는 건 쉽지 않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더에이트쇼' 박정민./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박정민./사진=조준원 기자
박정민은 자타공인 쇼의 브레인인 7층을 맡았다. 박정민은 "8명 중에서 가장 이성적인 사고를 가지려는 인물이다. 쇼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쇼가 진행 될수록 쇼의 본질하고 개인의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흔들린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며 "이제야 저야 어울리는 역할을 한다. 그 어떤 작품보다 편했다. 그간 감독님들이 저에게 흙과 피를 왜 묻혔는지 모르겠다. 편하게 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장기자랑 한 번 시원하게 (웃긴 걸) 보여주는데, 그때를 제외하고는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더에이트쇼' 박해준./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박해준./사진=조준원 기자
박해준은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거친 6층으로 변신해 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주먹과 힘으로 해결한다. 박해준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쇼를 유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말 없이 빠르게 간단한 방법을 찾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캐릭터를 위해 체격도 키웠다. 박해준은 "몸집을 키우려고 했는데, 편하게 잘 먹었다. 운동을 평소보다 더 했다"며 "11kg 정도 증량했다. 보는 모습에서 압도적이게 공포를 줘야 하는 느낌이 들어서"라고 밝혔다.
'더에이트쇼' 이주영./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이주영./사진=조준원 기자
2층은 연기하는 이주영은 원초적인 욕망으로 가득한 쇼에서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면모를 보이는 인물이다. 이주영은 "원작의 팬이었다. 웹툰 뿐만 아니라 유튜브 콘텐츠도 다 볼 정도로 좋아했던 작품이다.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믿어지지 않고 꿈만 같다"고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했다.

문정희는 천사 같은 성향을 가졌지만, 점차 가혹해지는 쇼에서 혼돈을 겪게 되는 5층으로 분한다. 문정희는 "부담감으로 시작했지만, 같이 부딪히고 이야기하면서 매력있는 작품이 되겠다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더에이트쇼' 배성우./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배성우./사진=조준원 기자
유일하게 몸이 불편한 참가자인 1층은 배성우가 연기한다. 배성우는 "웹툰을 재밌게 봤다. 감독님의 새로운 각색도 좋았다. 새로운 방식의 장르물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의미와 상징도 담고 있다고 생각해서 감사하게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몸이 불편하다. 다른 사람과 함께 무엇을 하기에 폐를 끼치는 느낌이라 쇼를 이어가기 위해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찾는 인물"이라며 "몸이 불편하다는 게 많은 걸 느끼게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배성우는 '음주운전 논란' 이후 첫 공식석상에 선 만큼,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사죄의 말씀부터 드려야 할 것 같다. 관심과 격려를 보내 주신 분들에게 끼친 실망에 죄송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다. 제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함께 작업한 분들께 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많이 조심스럽고 두려웠고 죄송스러웠다"며 "감독님, 배우분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든 작품이다. 제가 누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최대한 덜 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한재림 감독은 "배성우가 충분히 죄송해하고 힘들어했다. 그런 마음을 충분히 봤기 때문에 사죄가 기자들에게 잘 전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에이트쇼' 이열음./사진=조준원 기자
'더에이트쇼' 이열음./사진=조준원 기자
배성우는 2020년 11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 이에 당시 방송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 1년간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배성우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700만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다.

배성우는 지난해 9월 영화 '1947 보스톤'으로 스크린에 복귀했으나, 이는 음주운전 적발 전에 촬영된 작품이다. 논란 이후 촬영해 공개하는 건 '더 에이트 쇼'가 처음이다.

'더 에이트 쇼'는 오는 15일 공개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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