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글로우 왕이런 / 사진=텐아시아 DB
에버글로우 왕이런 /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셀러브리티》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셀러브리티 이야기를 파헤칩니다. 셀러브리티 핫이슈에 대해 짚어보고 숨어있는 이야기를 날선 시각으로 전해드립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그곳에 맞는 관습과 문화를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활동하는 에버글로우의 중국인 멤버 왕이런은 꼿꼿하게 중화권 문화를 지키고 있다.

지난 2일 에버글로우는 미니 3집 '리턴 오브 더 걸(Retrun of The Girl) 발매 기념 대면 팬사인회를 진행했다. 에버글로우는 팬사인회를 마친 후 인사와 함께 큰 절을 올렸다. 이는 새해를 맞이한 기념이었다. 그룹 내 혼자 중국인인 왕이런은 큰 절 대신 박수를 치다가 한 손으로 다른 손을 감싸는 동작을 취했다.

중국 SNS인 웨이보를 통해 왕이런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웨이보 내 핫검색어에 왕이런의 이름이 등장했다. 또한 '#왕이런 중국인은 큰 절 안돼요'라는 해시태그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 해시태그가 들어간 글들은 최대 6만여 개 최소 1만 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왕이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하늘과 땅, 부모에게만 무릎을 꿇는 전통이 있다'는 중국 전통문화를 잘 지키고 있다는 것. 나아가 중국 문화를 한국에 전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왕이런의 사진을 업로드 하며 '멋지다'고 한 이들도 많았다.
사진=중국 SNS 웨이보
사진=중국 SNS 웨이보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도 왕이런의 소식을 다뤘다. 중국인 멤버가 한국에서 전통적인 중국식 인사를 해 찬사를 받고 있다고. 반면 왕이런의 행동을 뒤늦게 알게 된 한국 네티즌들은 그의 태도를 잇따라 지적했다. "한국 문화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 "한국식 인사가 싫은데 한국에서 활동은 어떻게 하냐" "굳이 중국식 인사를 해야 하나"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사실 왕이런이 구설수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자신의 웨이보에 '신장 목화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해시태그를 게재했다. 지난해 국제적인 이슈로 떠올랐던 신장위구르 목화를 언급하며 중국 매체 신민일보가 주최하는 신장 면화 지지 캠페인 게시물에도 동조했다. 신장위구르는 강제 노동과 인권 침해 논란이 제기된 곳이다. 미국, 유럽 등 일부 기업들이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되는 면화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다.

또한 왕이런은 2020년 11월 미니 2집 발매 기념 팬들과의 영상 통화 팬미팅을 통해 "나는 그 누구보다 내 조국을 사랑한다. 중국어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니 제한이 있다"며 "한국에서 우리 중국 문화를 선전하고 싶다. 중국어로 말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글로우 공식 팬카페에 가입된 자신의 ID 옆에는 오성홍기를 달기도 했다.

그동안 왕이런의 논란은 묻혔다. 아니 몰랐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왕이런과 에버글로우의 인지도가 낮았기에 유야무야 넘어갔던 터. 왕이런에게 한국 문화를 강요하는 이는 없다. 다만 에버글로우 팬들이 중국 국적의 왕이런을 존중하듯 왕이런 역시 한국 문화를 존중해야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 내에서 활동하며 한국 문화를 존중하기 보다 조국의 문화를 선전하려 하는 그의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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