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최유리./ 사진제공=쇼파르뮤직
싱어송라이터 최유리./ 사진제공=쇼파르뮤직
듀오 볼빨간사춘기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쇼파르뮤직에서 기대되는 신예가 등장했다. 바로 지난 2월 24일 첫 앨범 ‘동그라미’를 낸 신인 여성 싱어송라이터 최유리다. 최유리가 기대되는 이유는 노래의 첫 마디부터 사람들을 사로잡는 목소리를 가졌고, 혼자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동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최유리의 차분한 목소리는 듣는 사람들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힘이 있다. ‘동그라미’에 담긴 다섯 트랙은 전부 최유리가 작사, 작곡, 편곡을 홀로 했다. 콤카(KOMCA) 저작권대상 시상식에서 편곡 분야 대상을 받은 ‘편곡왕’ 바닐라맨도 이례적으로 앨범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유리에 대한 쇼파르뮤직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쯤되면 최유리가 제29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점도 놀랍지 않다.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최유리를 쇼파르카페에서 만났다.

10. 첫 미니 1집 ‘동그라미’를 낸 소감이 어떤가요?
최유리:
저를 기다려 주신 팬 분들에게 선물을 하는 느낌이라 뿌듯하고 좋아요. 이젠 공연을 하면 팬 분들에게 “음원 사이트에서 다시 만나요”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10. 음원 사이트에 ‘이제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안들어도 된다’‘동그라미가 드디어 발매됐다’는 댓글들이 눈에 띄더군요.
최유리: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동그라미’는 2017년에서 18년으로 넘어가는 때에 썼어요. 제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올린 첫 곡이기도 하고요. 당시엔 홈레코딩으로 곡 작업을 해서 올렸어요. 또 대학교를 실용음악과 전공으로 다니다 보니 작업한 곡들을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꾸며서 제출하는 과제가 있었어요. 영상을 혼자 듣는게 아깝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사운드클라우드와 유튜브에 차곡차곡 올렸는데 점점 들어주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10. ‘동그라미’는 쇼파르뮤직과 계약 후 처음으로 발매하는 앨범인데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최유리:
제 음악 가치관에 대한 존중을 많이 받았어요. ‘유리 하고 싶은 대로 해’라며 저를 아기 다루듯이 대해 주셨죠.(웃음) 제가 쇼파르뮤직에서 막내이기도 하고 곡 구상을 많이 해놓고 회사에 들어왔던 터라 피드백이 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10. 제29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소감은 어떤가요?
최유리:
제가 강원도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대학교 때 상경을 한 셈인데 다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좋았어요. 그 이후에 또 다른 음악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통해 그 바람이 이뤄졌어요. 음악인들과 연결고리가 생긴 것 뿐만 아니라 입상 이후 처음으로 음원을 발매하는 기회도 얻게 돼 뜻깊은 시작이었습니다.

10.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최유리: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학원을 다녔어요. 그런데 제가 피아노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하고 있더라고요. 고등학교는 인문계에 갔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먼저 음악으로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어떤지 제안해주셨어요. 그때 본격적으로 입시 학원에 들어가서 재즈 피아노와 음악 이론을 배우게 됐어요. 하고 싶은 음악을 한 건 대학에 입학하고나서였고요.

10. 하고 싶은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요?
최유리:
저는 제 음악에 제 얘기를 너무 담고 싶어요. 그래서 ‘동그라미’를 포함해 제가 만든 곡들에는 모두 제가 일상을 살면서 가진 생각들이 담겨 있습니다.

10. ‘동그라미’ 앨범을 들어보면 과거에 꽤 우울했던 시절이 있었나 봅니다.
최유리:
저는 우울을 즐기는 편이에요.(웃음) 우울하다는 것도 어찌됐든 제 감정이잖아요. 그래서 우울에 빠져서 허우적대기 보다는 그 감정을 느끼고 음악에도 담고 싶어요. ‘동그라미’의 마지막 트랙 ‘후회’는 밝은 편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앞으로도 미니 앨범을 또 내게 된다면 ‘후회’와 같은 곡을 한두 트랙은 꼭 담고 싶어요.
싱어송라이터 최유리./ 사진제공=쇼파르뮤직
싱어송라이터 최유리./ 사진제공=쇼파르뮤직
10. 정식으로 가수가 되고 나면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최유리:
100석 정도의 작은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단독 공연을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까지는 다른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하거나 30분 가량의 세트리스트만 보여줬었거든요. 코로나19 사태가 커져서 앞으로 공연을 많이 못하게 된 것이 아쉽긴 하지만 게을리있지는 않을 거에요. 첫 이야기에 머무를 순 없으니 곡도 많이 쓰고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을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라디오나 오디오쇼에도 출연하고 싶었는데 네이버나우 ‘6시 5분 전’에 나가면서 바람을 이루게 됐어요.

10. 앞으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누군가요?
최유리:
윤상과 적재입니다. 보컬 뿐만 아니라 음악 전반적인 부분에서 너무 좋아해 오래 전부터 꿈꿔왔어요.

10.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유리:
아직 팬층이 두텁진 않지만 ‘동그라미’를 내기 전부터 절 찾아와주신 분들이 있어요. 제가 글 쓰는 걸 무척 좋아하기도 해서 그 분들에게 직접 쓴 손편지를 선물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으면 해요. 고등학생 때부터 언젠가 내가 공연을 하게 된다면 팬들에게 편지를 선물해주면 감격스럽겠다고 생각해왔거든요.

10.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요?
최유리:
모든 사람들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또 신인 가수로서 또 다른 바람이 있다면 음원 차트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차트에 자리잡는 것을 보고 싶어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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