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부담 동시에 안고 있는 '아바타: 물의 길'

현존 최고 기술 예고하며 혁신적 영화 예고
긴 공백기-192분 러닝타임-천문학적 손익분기점

12월 14일 한국서 세계 최초 개봉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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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예의 시네마톡≫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13년 만에 돌아오는 '아바타: 물의 길',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크다.

영화 '터미네이터'(1984)와 '타이타닉'(1997)을 만든 거장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인데다, 전편인 '아바타'(2009)는 역대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스크린에 3D 기술을 도입하며 영화 기술적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힌 '아바타'에 이어 이번 '아바타: 물의 길' 역시 현존 최고의 기술레벨을 예고하며 위풍당당하다.

그만큼 강점이 확실하다. '아바타: 물의 길'은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할 이유가 있는 영화다. 이 작품이 얼마나 기발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었느냐는 논외로 두고서라도, 시각적으로 놀라운 혁신을 경험할 수 있는 영화임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OTT가 생활 전반에 스며들었고, 새로운 영화-시리즈가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지만 '아바타: 물의 길'은 분명 특강점이 있는 작품이다.

한국 관객에 대한 애정도 최고 수준이다. '아바타: 물의 길'은 지난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8분 분량의 풋티지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존 랜도 프로듀서는 부산에 직접 방문해 영화 관계자들을 만났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 역시 화상을 통해 관객과 소통에 나섰다. 나아가 '아바타: 물의 길'은 한국 스크린에서 최초 공개를 결정, 국내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작품을 선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바타: 물의 길'의 흥행을 마냥 낙관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다.

가장 먼저, 공백기가 너무 길었다. '아바타' 이후 이번 속편이 나오기까지 장장 13년이다. '아바타'의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간의 형상에서 조금 변형된 파란색 피부의 나비족 이미지가 흐릿하게 떠오르지만, '아바타'가 무슨 이야기였는지 가물가물한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기억나지 않는 전편은 선뜻 속편을 마주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차라리 완벽한 신작이었다면 진입장벽이 더 낮았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3시간 10분으로 알려진 러닝타임도 관람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아바타: 물의 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3D 장치 착용이 필수적인데, 3시간 12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안경를 착용하는 것이 낯설고 피로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4D로 관람할 경우 의자가 움직이고 물까지 뿌려댈텐데, 이를 즐기기엔 러닝타임이 너무 길다. 관객들이 3시간 10분 동안 엉덩이를 붙이고 영화에 완벽하게 몰입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터다.

천문학적 수준의 손익분기점도 '아바타: 물의 길'의 흥행 기준을 하늘 끝까지 높여놨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앞서 인터뷰를 통해 "'아바타: 물의 길'은 영화 역사상 최악의 비지니스"라고 자학하며 이번 작품의 손익분기점이 2조8,000억 원 이상이라고 추정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경우 '아바타: 물의 길'은 최소 역대 전 세계 박스오피스 4위(20억 7,000만 달러)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를 넘어서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2년 개봉작 중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영화 '탑건: 매버릭'은 14억 8,000달러에 그쳤다.

코로나19에 이어진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뚝 떨어진 가운데, 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반면, 희소식으로는 중국 개봉을 확정, 거대 시장의 관객들을 확보하게 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흥행도 기대해 볼만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한편 '아바타: 물의 길'은 전편 '아바타'에 이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만에 선보이는 속편으로,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12월 14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확정했으며, 이에 앞서 12월 9일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존 랜도 프로듀서를 비롯해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등 영화의 주역들이 내한해 한국 관객들에 인사한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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