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왓츠 감독 '스파이더맨' 홈 3부작 성공
저예산 영화 '캅 카'로 주목, 케빈 파이기 관심
10대 소년들의 심리, 성장기 탁월하게 그려내
액션은 애매한 평가…'스파이더맨' 시리즈 후속작 맡을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존 왓츠 감독./ 사진=텐아시아DB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존 왓츠 감독./ 사진=텐아시아DB
≪노규민의 영화人싸≫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일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
"응? 그게 누군데?"

2015년 존 왓츠 감독이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새롭게 이끈다고 밝혀졌을 때 모두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당시까지 '클라운' '캅 카' 등 장편영화를 2~3편밖에 연출하지 않았던 그가 어떻게 '스파이더맨' 메가폰을 잡게 됐을까.

존 왓츠 감독은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에 이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으로 이른바 '홈 시리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지난해 12월 15일 국내에서 개봉해 폭발적인 흥행력을 과시하며 6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이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725만명,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802만명을 동원한 가운데, 팬데믹 시대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의 최종 스코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소니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2002년 이후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1, 2, 3편, 2012년 이후 앤드류 가필드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 2 편을 멀티버스 세계관을 통해 모두 아우르며, 그동안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사랑해 온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는 내내 흥분과 감동을 선사했다. 일부 관객들은 "꿈과 같았던 영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존 왓츠 감독의 3부작이 완벽하게 전 세계 관객들을 열광 시킨 것이다.

이쯤되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설계자 케빈 파이기의 놀라운 선구안에 또 한 번 감동하게 된다. 성장통을 겪으며 완전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10대 소년 피터 파커 역에 톰 홀랜드를 캐스팅 해 성공신화를 이끈 것 만큼 주목해야 할 것은, '초짜'나 다름 없던 존 왓츠 감독에게 새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메가폰을 맡겼다는 것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과거 존 왓츠 감독은 B급 호러영화로 데뷔해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이후 2015년 두 번째 연출작 '캅 카'가 흥행에 실패했지만,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케빈 파이기는 '캅 카'에 흠뻑 빠져 존 왓츠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캅 카'의 스토리를 이끄는 것은 집을 나온 두 명의 10대 소년이다. 어쩌다 부패 보안관의 경찰차를 훔쳤고, 패닉에 빠진 보안관은 경찰차를 찾는데 혈안이 된다. 소년들이 훔친 차 트렁크 안에는 시체가 담겨 있었다. 호기심으로 시작 된 두 소년의 거침없는 폭주로 긴장감은 최고조가 된다. 겁 없는 10대들이 벌이는 모험은 시종 심장을 쫄깃하게 하며 놀라운 흡입력을 선사한다.
'캅 카' 스틸컷./
'캅 카' 스틸컷./
존 왓츠 감독은 10대 소년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내며 '캅 카'라는 볼만한 영화를 완성 시켰고, 이를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에게 자연스럽게 연결 시켰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3편을 통해 10대 소년 피터파커의 변화를 세세하게 그려내며, 한 캐릭터의 '성장'을 자연스럽게 담아냈고, 이 부분에서는 천재적인 연출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들고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존 왓츠 감독은 "내 학창시절로 돌아가, 그 삶을 그대로 녹이려고 했다"라며 "어른의 관점에서 10대를 그리는 게 아니라 내가 겪었던 10대 시절로 시간여행을 해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나도 어설프고, 신나고,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녹여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어린 '소년'이던 피터 파커가 희생을 감내할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에 집중한다. 이런 면에서 존 왓츠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빛을 발했고, 멀티버스 세계관에 의한 볼거리와 더불어 감동을 배가 시켰다.
존 왓츠 감독./ 사진=텐아시아DB
존 왓츠 감독./ 사진=텐아시아DB
그러나 존 왓츠 감독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는 액션과 관련해서는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3편을 통해 실전을 제대로 터득한 그가, 앞으로 어떤 연출력을 보일 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쿠키 영상을 통해 후속작을 암시했다. 실제로 톰 홀랜드를 주연으로 대학에 들어간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이야기를 그린 후속작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루머도 있다.

후속작을 존 왓츠 감독이 맡을 지는 미지수다. 루머가 현실이 되고, 존 왓츠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면 캐릭터와 액션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 나갈지, 또한 20대가 된 피터 파커의 성장기는 어떻게 그려 나갈지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