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최재림·김선영·박강현, 안방 1열로 온 무대 베테랑
'마당이 있는 집'·'킹더랜드'·'가슴이 뛴다'로 매체 도전
최재림, 김선영, 박강현 /사진=텐아시아 DB, 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제공
최재림, 김선영, 박강현 /사진=텐아시아 DB, 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제공
《강민경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최재림, 김선영, 박강현 등 연극, 뮤지컬 무대 위 베테랑들이 안방 1열에서 신인이 됐다. 직접 예매하고 공연장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무대 위 베테랑들이 활발하게 드라마, 영화에 진출하고 있다. 이제는 연극, 뮤지컬 팬들만 알고 있던 새로운 얼굴들이 매체에 등장하면서, 신선함을 전달하고 있다. 반대로 안방 1열의 베테랑들은 무대 위의 신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무대와 매체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7월 11일 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마당이 있는 집(이하 마당집)'이 종영했다. '마당집'은 3년 만의 김태희 복귀작, 지난해와 올해 글로벌을 강타한 '더 글로리' 임지연의 차기작으로 주목받은 작품. 김태희, 임지연과 함께 화제를 모은 건 뮤지컬 배우 최재림이다. 그는 2009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 '스프링 어웨이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킹키부츠' '노트르담 드 파리' '오페라의 유령' 등에 출연했다.

극 중 최재림은 임지연의 남편, 김윤범 역을 연기했다. 김윤범의 또 다른 이름은 임지연이 짜장면 먹방으로 만들어낸 '남편 사망 정식'의 주인공. 최재림이 연기한 김윤범은 추상은(임지연 역)에게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이자 비루한 삶을 벗어나기 위해 협박을 일삼는 인물. 연출을 맡은 정지현 PD는 최재림에 대해 "한 분야에서 톱을 찍은 분"이라면서 "이 드라마에서도 성장을 보여 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라고 밝혔다.

김윤범은 문주란(김태희 역)의 남편인 박재호(김성오 역)의 약점을 잡고 협박하다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는다. 초반에 등장한 뒤 추상은에 의해 사망했지만, 김태희와 임지연 못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최재림에게 '마당집'은 '그린마더스클럽'에 이은 두 번째 매체 작품인 셈. 두 번째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방 1열 시청자에게 강렬함을 안겼다.

최재림에 이어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와 KBS2 '가슴이 뛴다'에 출연 중인 김선영과 박강현의 활약도 돋보인다. 김선영은 1999년 뮤지컬 '페임'으로 데뷔했다. 이어 '렌트' '지킬 앤 하이드' '미스 사이공' '맨 오브 라만차' '위키드' '레베카' '데스노트' 등에 출연했다. 그가 매체 데뷔작으로 선택한 건 '킹더랜드'였다. 김선영은 '킹더랜드'에서 구원(이준호 역)의 누나 구화란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김선영이 선보이는 구화란은 구원을 상대로 킹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상속 전쟁을 벌이는 인물이다. 이준호와 임윤아의 달콤 로맨스에 긴장감을 더해주며 시청률 기록 경신에 함께하고 있다. '킹더랜드' 연출을 맡은 임현욱 PD는 "개인적으로 김선영 씨의 팬이었다. 드라마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공감돼가 형성돼 감사하게도 출연을 승낙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뮤지컬 '라이어 타임'으로 데뷔한 박강현. 그는 '베어 더 뮤지컬' '인 더 하이츠' '킹키부츠' '웃는 남자'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에 출연한 뒤 '가슴이 뛴다'를 통해 매체에 데뷔했다. 사실 박강현은 이나영이 출연한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보면서 영화배우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장르를 바꾸어 뮤지컬 무대에 발을 디뎠다. 박강현은 '가슴이 뛴다'에서 반인뱀파이어의 피를 찾는 현대판 뱀파이어 사냥꾼이자 부동산 개발자 신도식 역을 맡아 옥택연, 원지안과 함께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는 "첫 드라마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신도식이라는 역할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순정남 같은 모습이 있었다. 그런 모습을 제 안에서 꺼내서 표현해 보고 싶었다"라고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앞서 박해수, 이규형, 전미도, 정성일, 김히어라 등과 같이 무대에 섰던 배우들이 매체로 넘어와 입지를 다졌다. 무대 위 베테랑들이 매체로 넘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관계자는 "매체로 진출이라기보다는 매체에서 새로운 얼굴들을 찾고 있는 편"이라면서 "앞선 성공 사례 중 전미도, 정성일, 박해수, 이규형 같이 연기력은 출중하고 대중들에게는 신선함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검증되어서 오히려 역으로 제안이 들어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은 매체만 하던 배우들이 뮤지컬, 연극과 같이 무대 공연에 참여하는 편이기도 하면서 드라마, 영화 제작자들이 연극, 뮤지컬을 열심히 관람하러 다닌다"라며 "실제로도 그렇게 매체 작품 제안을 받고, 미팅(이라 부르고 실제는 오디션)을 거쳐 최종적으로 출연을 확정 짓게 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연극배우, 뮤지컬 배우라고 구분 짓기보다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봐야 될 거 같다. 같은 의미로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라는 장르적인 차이만 있지 연기의 본질은 똑같기 때문에 무대 배우들의 매체 진출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예전보다 매체에서 무대를 하는 배우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졌고, 배우들도 장르를 구분 짓지 않고 새로운 연기 도전을 반기는 추세"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중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얼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 동시에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온 배우들의 매체 진출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면서 "작품의 퀄리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연기'를 놓친다면 새롭기만 한 신인 배우 발굴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또한 그간 걸어온 업계 내 평판을 점검하기 용이하고, 해당 배우의 강점을 파악해 그에 적격한 캐릭터와 매치할 수 있다는 점은 제작진 입장에서 캐스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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