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혁, JTBC '닥터 차정숙' 종영 인터뷰
"사람들이 아내에게 '로이랑 같이 살아서 좋겠다'라고 한다더라고요. 그러면 아내는 '내 남편은 로이가 아니야'라고 답한대요. (웃음) 요즘 전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아요. 사랑받고 인정받는 남편이자 아빠가 됐거든요. 가족들에게 인정받는 게 쉽지 않잖아요. 아내가 저를 자랑스러워해서 너무 행복합니다."
지난 2일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민우혁의 곁에는 아내이자 걸그룹 LPG 출신 쇼호스트 이세미가 있었다. 부부임과 동시에 소속사 공동 대표이기도 한 두 사람은 결혼 12년 차에도 서로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인생 봉합기를 담은 작품. 극 중 민우혁은 차정숙을 향한 직진 로맨스를 펼치는 간담췌외과 의사 로이킴 역을 맡아 여심을 저격하는 데 성공했다.
민우혁에게 '차정숙'은 지금의 아내 이세미다. 아내의 물심양면 내조가 있었기에 지금의 민우혁이 있을 수 있었다. 부상으로 야구 선수를 그만두고 오랜 무명 가수 생활을 견딜 때 그를 묵묵히 믿어주며 뮤지컬 배우의 길을 권유한 것도 이세미였다.
민우혁은 "'닥터 차정숙'이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니,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하면서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이 차정숙을 보며 많은 공감을 한 것 같다. 경력이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지금 대표님(아내)이 딱 그렇다. 하던 일들을 그만두고 나를 위해 애쓴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고마워했다.
2003년 육성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했지만, 6개월 만에 부상으로 은퇴한 민우혁. 그는 "시기적으로 타이밍이 안 좋았다. 모든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시합 날짜만 잡히면 부상을 당하는 거다. 그런 것들이 많이 반복됐다. LG 트윈스에 입단하게 된 것도 고2 때 부상을 당해 3학년까지 대회를 못 나간 상황에서 1학년 시합 기록으로만 들어가게 된 거다. 그렇게 6개월간 훈련하고 올라오는데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그때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야구선수 은퇴 후 가수의 길로 접어든 계기에 관해 묻자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학교에 밴드부가 있었는데 야구 연습을 하면서도 밴드부 연주에 맞춰 흥얼댈 정도였다. 동대문 밀리오레에서 하는 노래자랑은 다 나갔다. 주변에서 친구들이 저를 억지로 올려서 나갔는데, 나갈 때마다 상은 탔다"고 말했다.
이어 "춤은 내가 추면 다 운동하는 동작 같이 보이더라. 그래서 어렸을 때 혼자 냉탕에 들어가 춤 연습했다. 그 안에서 동작을 하면 몸이 빠르게 안 움직여지니까 세분화시켜서 연습을 할 수 있었다"며 "지금 뮤지컬계에서 춤으로는 TOP10 안에 들지 않나 싶다"며 자신했다.
시구 제안이 온다면 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민우혁은 "야구를 안 한 지가 10년이다. 공을 잡아본 적도 별로 없다. 시구하게 된다면 한 달 정도 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야구 선수였다는 걸 다 알고 있어서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민우혁은 야구 선수 출신 배우로서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 애국가 가창자로 나선 바 있다. 그는 "라운드에서 애국가를 부르는데 걸어가는 내내 소름이 돋더라. 선수로서 잠실 운동장을 서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배우로 성공해서 동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거니까. 뜨겁게 박수를 보내주던 동료들의 모습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예능 '최강야구'에서 섭외 제의가 온다면 "목숨 걸고 몸을 만들겠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 몸 만들어봤자 120km나 던질지 모르겠다"면서도 '느림의 미학' 유희관보다는 "빠르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닥터 차정숙'을 통해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민우혁. 뮤지컬계에서는 유명 스타지만, 드라마에서는 익숙지 않은 얼굴이었던 그가 로이킴으로 빛을 보기까지에는 김대진 감독의 믿음과 애정이 있었다.
민우혁은 "처음 캐스팅할 때 감독님이 애를 많이 써줬다. 중요한 역할이라 내가 캐스팅이 됐을 때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차정숙이 잘되는 것보다 민우혁이라는 배우가 더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많이 주셨다. 매회 방송이 끝나고도 항상 연락을 주셨고, 좋은 시청자 반응을 캡처해서 보내주기도 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감독님과 특별한 인연이 있냐고 묻자 민우혁은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바꾸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서인호(김병철 분)와는 상반된 이미지를 찾으려 했는데 덩치도 있고, 키도 크고, 운동을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더라"고 말했다.
민우혁은 '닥터 차정숙' 이후 인기를 실감한다며 "내가 용인 수지에 있는 아파트에서 굉장히 오래 살았다. 주민들과도 꽤 마주치고 인사도 했는데, '차정숙'이 방송된 이후부터는 늘 뵙던 분들이 처음 본 것처럼 '여기사세요?' 라고 하더라. 우리 동네에 연예인 산다고 소문이 났다"며 웃었다. 시청률 18%를 돌파하며 대박을 터트린 '닥터 차정숙'. 이에 민우혁은 "요즘 잘되는 드라마들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데, 우리 드라마는 자극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로코로 풀어낸 작품이라 평균 시청률이 5~7% 되면 다행이겠다고 생각했다"며 "첫 회부터 4%대 시청률이 나와서 놀랐는데, 계속해서 뛰어올라 믿을 수가 없다. 대박 나는 거 아니냐 했는데 정말 대박을 터트렸다"며 벅차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닥터 차정숙' 배우들은 포상 휴가도 떠나게 됐다. 민우혁은 "상상도 못 했다. 김병철 선배는 포상 휴가를 몇 번 가봤다더라. '미스터 선샤인', '스카이캐슬' 다 잘됐으니까. 포상 휴가는 어떤 기분이냐고 했는데 우리가 가게 될 줄은 몰랐다. 포상 휴가가 결정됐을 때 이건 다 김병철의 운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민우혁은 "안타깝게도 난 포상 휴가를 못 간다. 뮤지컬 '영웅' 부산 공연이 있다. 마음만 함께 하기로 했다"며 아쉬워했다. 차정숙을 향한 로이킴의 마음은 사랑이었을까. 민우혁은 "처음 로이를 설정했을 때 정숙에 대한 감정이 사랑인지 동정심인지 가족에 대한 결핍인지 고민이 많았다"며 "로이는 훌륭한 양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진짜 가족에 대한 결핍이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가족과 자식에게 헌신하는 정숙을 보면서 진정한 부모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사람이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동정심의 마음도 있었을 거고, 지켜주고 싶고 의지가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 컸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로이였어도 정숙에게 간 이식을 해주려고 했을 것 같다며 "로이에게는 차정숙밖에 없는 거다. 차정숙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래야 자신이 행복할 것 같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차정숙에게 간을 줄 것 같다. 사랑의 감정이 아니더라도 차정숙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우혁은 차정숙을 포기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는 로이킴의 결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차정숙이랑 계속 친구로 남던지, 아니면 미국으로 돌아가서 양부모와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쌓아가는 느낌이면 좋은데 다른 여자를 만나 사랑하라고 하는 차정숙의 말을 듣는다. 갑자기 왜 미국 사람이 된 건지. 그 장면은 정말 안 찍고 싶었다"라며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민우혁은 엄정화와의 남다른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긴 무명끝에 뮤지컬 배우로 새 출발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작품 홍보하러 나간 프로그램이 '불후의 명곡'이다. 그때 첫 전설로 나온 가수가 엄정화다. 나에게는 정말 큰 존재였다"며 "고등학교 때 엄정화는 슈퍼스타 중에 스타였다. 가수로도 연기자로도 톱이어서 우리나라에 이런 스타가 몇분이나 있을까 싶어질 정도였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엄정화 배우가 확정됐다는 말을 듣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만나 연기를 하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배우였다. 자기의 색깔을 가지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항상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충분히 이야기하고 리허설하니까 호흡을 주고받는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아무래도 엄정화 선배님은 타이틀롤이다 보니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늘 자기 탓을 하고, 나 때문에 재미없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했다. 근데 드라마가 잘 되니까 잘될 줄 알았다면서 세상 해맑은 소녀가 되더라. 다가갈 수 없는 스타라고 생각했는데, 인간미가 넘치고 정말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에서 만난다는 게 배우로서는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꽤 오랜 시간 '닥터 차정숙'을 촬영했어요. 봄에 시작해 겨울에 끝났으니 사계절을 함께 버틴 거죠.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고, 날씨 때문에 고생한 적도 많았어요. 배우들 모두 정말 열심히 했고, 그 마음들이 하나로 모여서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순간이 다 소중했고 좋았어요. 이 사랑이 조금 더 오래갔으면 좋겠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지난 2일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민우혁의 곁에는 아내이자 걸그룹 LPG 출신 쇼호스트 이세미가 있었다. 부부임과 동시에 소속사 공동 대표이기도 한 두 사람은 결혼 12년 차에도 서로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인생 봉합기를 담은 작품. 극 중 민우혁은 차정숙을 향한 직진 로맨스를 펼치는 간담췌외과 의사 로이킴 역을 맡아 여심을 저격하는 데 성공했다.
민우혁에게 '차정숙'은 지금의 아내 이세미다. 아내의 물심양면 내조가 있었기에 지금의 민우혁이 있을 수 있었다. 부상으로 야구 선수를 그만두고 오랜 무명 가수 생활을 견딜 때 그를 묵묵히 믿어주며 뮤지컬 배우의 길을 권유한 것도 이세미였다.
민우혁은 "'닥터 차정숙'이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니,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하면서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이 차정숙을 보며 많은 공감을 한 것 같다. 경력이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지금 대표님(아내)이 딱 그렇다. 하던 일들을 그만두고 나를 위해 애쓴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고마워했다.
2003년 육성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했지만, 6개월 만에 부상으로 은퇴한 민우혁. 그는 "시기적으로 타이밍이 안 좋았다. 모든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시합 날짜만 잡히면 부상을 당하는 거다. 그런 것들이 많이 반복됐다. LG 트윈스에 입단하게 된 것도 고2 때 부상을 당해 3학년까지 대회를 못 나간 상황에서 1학년 시합 기록으로만 들어가게 된 거다. 그렇게 6개월간 훈련하고 올라오는데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그때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야구선수 은퇴 후 가수의 길로 접어든 계기에 관해 묻자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학교에 밴드부가 있었는데 야구 연습을 하면서도 밴드부 연주에 맞춰 흥얼댈 정도였다. 동대문 밀리오레에서 하는 노래자랑은 다 나갔다. 주변에서 친구들이 저를 억지로 올려서 나갔는데, 나갈 때마다 상은 탔다"고 말했다.
이어 "춤은 내가 추면 다 운동하는 동작 같이 보이더라. 그래서 어렸을 때 혼자 냉탕에 들어가 춤 연습했다. 그 안에서 동작을 하면 몸이 빠르게 안 움직여지니까 세분화시켜서 연습을 할 수 있었다"며 "지금 뮤지컬계에서 춤으로는 TOP10 안에 들지 않나 싶다"며 자신했다.
시구 제안이 온다면 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민우혁은 "야구를 안 한 지가 10년이다. 공을 잡아본 적도 별로 없다. 시구하게 된다면 한 달 정도 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야구 선수였다는 걸 다 알고 있어서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민우혁은 야구 선수 출신 배우로서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 애국가 가창자로 나선 바 있다. 그는 "라운드에서 애국가를 부르는데 걸어가는 내내 소름이 돋더라. 선수로서 잠실 운동장을 서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배우로 성공해서 동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거니까. 뜨겁게 박수를 보내주던 동료들의 모습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예능 '최강야구'에서 섭외 제의가 온다면 "목숨 걸고 몸을 만들겠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 몸 만들어봤자 120km나 던질지 모르겠다"면서도 '느림의 미학' 유희관보다는 "빠르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닥터 차정숙'을 통해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민우혁. 뮤지컬계에서는 유명 스타지만, 드라마에서는 익숙지 않은 얼굴이었던 그가 로이킴으로 빛을 보기까지에는 김대진 감독의 믿음과 애정이 있었다.
민우혁은 "처음 캐스팅할 때 감독님이 애를 많이 써줬다. 중요한 역할이라 내가 캐스팅이 됐을 때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차정숙이 잘되는 것보다 민우혁이라는 배우가 더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많이 주셨다. 매회 방송이 끝나고도 항상 연락을 주셨고, 좋은 시청자 반응을 캡처해서 보내주기도 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감독님과 특별한 인연이 있냐고 묻자 민우혁은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바꾸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서인호(김병철 분)와는 상반된 이미지를 찾으려 했는데 덩치도 있고, 키도 크고, 운동을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더라"고 말했다.
민우혁은 '닥터 차정숙' 이후 인기를 실감한다며 "내가 용인 수지에 있는 아파트에서 굉장히 오래 살았다. 주민들과도 꽤 마주치고 인사도 했는데, '차정숙'이 방송된 이후부터는 늘 뵙던 분들이 처음 본 것처럼 '여기사세요?' 라고 하더라. 우리 동네에 연예인 산다고 소문이 났다"며 웃었다. 시청률 18%를 돌파하며 대박을 터트린 '닥터 차정숙'. 이에 민우혁은 "요즘 잘되는 드라마들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데, 우리 드라마는 자극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로코로 풀어낸 작품이라 평균 시청률이 5~7% 되면 다행이겠다고 생각했다"며 "첫 회부터 4%대 시청률이 나와서 놀랐는데, 계속해서 뛰어올라 믿을 수가 없다. 대박 나는 거 아니냐 했는데 정말 대박을 터트렸다"며 벅차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닥터 차정숙' 배우들은 포상 휴가도 떠나게 됐다. 민우혁은 "상상도 못 했다. 김병철 선배는 포상 휴가를 몇 번 가봤다더라. '미스터 선샤인', '스카이캐슬' 다 잘됐으니까. 포상 휴가는 어떤 기분이냐고 했는데 우리가 가게 될 줄은 몰랐다. 포상 휴가가 결정됐을 때 이건 다 김병철의 운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민우혁은 "안타깝게도 난 포상 휴가를 못 간다. 뮤지컬 '영웅' 부산 공연이 있다. 마음만 함께 하기로 했다"며 아쉬워했다. 차정숙을 향한 로이킴의 마음은 사랑이었을까. 민우혁은 "처음 로이를 설정했을 때 정숙에 대한 감정이 사랑인지 동정심인지 가족에 대한 결핍인지 고민이 많았다"며 "로이는 훌륭한 양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진짜 가족에 대한 결핍이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가족과 자식에게 헌신하는 정숙을 보면서 진정한 부모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사람이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동정심의 마음도 있었을 거고, 지켜주고 싶고 의지가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 컸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로이였어도 정숙에게 간 이식을 해주려고 했을 것 같다며 "로이에게는 차정숙밖에 없는 거다. 차정숙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래야 자신이 행복할 것 같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차정숙에게 간을 줄 것 같다. 사랑의 감정이 아니더라도 차정숙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우혁은 차정숙을 포기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는 로이킴의 결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차정숙이랑 계속 친구로 남던지, 아니면 미국으로 돌아가서 양부모와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쌓아가는 느낌이면 좋은데 다른 여자를 만나 사랑하라고 하는 차정숙의 말을 듣는다. 갑자기 왜 미국 사람이 된 건지. 그 장면은 정말 안 찍고 싶었다"라며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민우혁은 엄정화와의 남다른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긴 무명끝에 뮤지컬 배우로 새 출발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작품 홍보하러 나간 프로그램이 '불후의 명곡'이다. 그때 첫 전설로 나온 가수가 엄정화다. 나에게는 정말 큰 존재였다"며 "고등학교 때 엄정화는 슈퍼스타 중에 스타였다. 가수로도 연기자로도 톱이어서 우리나라에 이런 스타가 몇분이나 있을까 싶어질 정도였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엄정화 배우가 확정됐다는 말을 듣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만나 연기를 하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배우였다. 자기의 색깔을 가지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항상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충분히 이야기하고 리허설하니까 호흡을 주고받는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아무래도 엄정화 선배님은 타이틀롤이다 보니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늘 자기 탓을 하고, 나 때문에 재미없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했다. 근데 드라마가 잘 되니까 잘될 줄 알았다면서 세상 해맑은 소녀가 되더라. 다가갈 수 없는 스타라고 생각했는데, 인간미가 넘치고 정말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에서 만난다는 게 배우로서는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꽤 오랜 시간 '닥터 차정숙'을 촬영했어요. 봄에 시작해 겨울에 끝났으니 사계절을 함께 버틴 거죠.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고, 날씨 때문에 고생한 적도 많았어요. 배우들 모두 정말 열심히 했고, 그 마음들이 하나로 모여서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순간이 다 소중했고 좋았어요. 이 사랑이 조금 더 오래갔으면 좋겠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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