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모범택시2' 독주 속 빛 못보는 '조선변호사', 2%대 시청률로 고전
'조선변호사' 포스터./사진제공=MBC
'조선변호사' 포스터./사진제공=MBC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전작에 치이고 동시간대 경쟁작에 밀려나 작품의 제대로 된 가치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과 케미스트리, 탄탄한 서사와 연출, 사극 명가 MBC라는 명성에도 2%대라는 아까운 시청률을 기록 중인 새 금토드라마 '조선변호사'다.

지난 3월 31일 처음 방송된 '조선변호사'는 부모님을 죽게 한 원수에게 재판으로 복수하는 조선시대 변호사 외지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백성을 위하는 진짜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강한수(우도환 분)의 유쾌, 통쾌한 법정 리벤지 활극이다.
사진='조선변호사'
사진='조선변호사'
특히 '조선변호사'는 우도환의 제대 후 복귀작이자 6년만 MBC로의 귀환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전작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김지연(보나)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해 기대를 모았다. MBC 역시 2년 전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드라마 부진을 꺾은바, 로맨스에 법정물을 더한 '조선변호사'가 MBC 사극 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낼 거란 자신감도 있었을 터.

그러나 '조선변호사'의 가장 큰 적은 편성 시기였다. 전작 '꼭두의 계절'이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1%대 시청률로 막을 내린데다 동시간대 경쟁작이 최고 시청률 17%를 돌파한 '모범택시2'이기 때문. JTBC 토일드라마 '신성한, 이혼'도 6%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모범택시2' 후속작은 '낭만닥터 김사부3'.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난 시즌1, 2 모두 최고 시청률 27%를 기록한 메가 히트작. 시즌2는 첫 회부터 14.9%를 기록하는 등 매 시즌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SBS 대표 시리즈 드라마다. '신성한, 이혼' 후속작 '닥터 차정숙'으로, 믿고 보는 배우 엄정화와 김병철의 메디컬 드라마로 벌써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도환, 김지연./사진=텐아시아DB
우도환, 김지연./사진=텐아시아DB
시작 전부터 쉽지 않은 싸움을 예고한 '조선변호사'.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우도환은 이를 의식한 듯 "우리에게는 '모범택시2'를 이길 비밀병기 이규성이 있다. '모범택시2'와의 대결을 피할 수 없으면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MBC 측이 '조선변호사' 홍보문구에 '택시 타고 불법으로 복수대행? 우린 합법으로 복수해 드림'이라고 나름의 재치 있는 저격을 한 것에 대해서도 "MBC가 사활을 걸고 정면승부를 펼쳤구나, 나도 열심히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의지를 다지기도. 특히 입대 전과는 사뭇 달라진, 유쾌하고 밝아진 우도환의 모습이 드라마를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베일을 벗은 '조선변호사'는 기대 그 이상의 재미와 반전을 선사했다. 실력은 좋으나 승소를 위해서는 온갖 술수도 마다하지 않는 능청스러운 외지부로 등장한 강한수(우도환 분)는 그야말로 '나쁜 놈'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의뭉스러운 행동들로 호기심을 자아냈다. 여기에 송사 장면에서는 상대편의 허를 찌르며 압승하는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여기에 어린 시절 부모님의 복수를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음이 밝혀지며 서서히 적들의 숨통을 조이는 모습을 긴장감을 자아냈다.
사진=MBC '조선변호사' 방송 화면.
사진=MBC '조선변호사' 방송 화면.
공주 이연주로 분한 김지연은 백성을 구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여종으로 변신한 주체적인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그려내며 첫 사극 연기에 합격점을 얻었다. 능청스러운 우도환과 정의로운 김지연의 찰진 케미와 동치의 깨알 같은 코믹 연기가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청률은 아쉽다. 1회 2.8%, 2회 2.9%로 '꼭두의 계절' 마지막회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동시간대 최하위 성적이다. 2회까지 방영된 상황 속, '조선변호사'가 지닌 매력은 단순히 낮은 시청률로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이에'조선변호사'가 입소문을 타고 강력한 경쟁작들을 상대로 시청률 상승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듯 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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