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데칼코마니]
누구나 상반된 면모를 가지고 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같은 듯 다른 '극과 극' 매력 대결.
누구나 상반된 면모를 가지고 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같은 듯 다른 '극과 극' 매력 대결.
◆ 남자 영혼이 깃든 중전 신혜선
'철인왕후'의 김소용
"우리 서로 노타치 하자!"
호수에 빠졌다 살아 돌아온 중전 김소용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옥황상제라도 보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했나 싶었더니 몸 안에 정말로 다른 영혼이 들어앉았다. 200년 후 대한민국에서 온 '마이웨이' 남자 셰프 장봉환이다.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신혜선은 현대의 남자 셰프와 조선의 중전을 오가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철인왕후'는 드라마 초반 원작자의 혐한 성향과 역사왜곡 등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탄탄한 전개와 신들린 웃음으로 순항 중이다. 이제는 별다를 게 없어진 타임슬립 시대물이지만 신혜선은 '저 세상 텐션'으로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영혼은 현대의 남자, 몸은 조선의 중전'이라는 다소 난해한 설정임에도 신혜선은 망가짐을 불사하는 코믹 열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단아한 비주얼과 어울리지 않는 걸걸한 행동은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 말투, 표정, 손짓까지 혈기왕성한 허세남 장봉환에 빙의해 후궁 조화진(설인아 분)을 유혹하려고 집적대거나 "남자는 취향이 아니다"며 첫날밤을 앞둔 참혹한(?) 심정을 호소하는 장면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대목이었다.
현대에서 청와대 셰프였던 만큼 비범한 요리 실력으로 궁궐 수라간을 장악하는 모습도 흥미롭다. 대왕대비(배종옥 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 프랑스식 조리법으로 내놓은 모듬 요리부터, 귀하디귀한 타락을 쏟아부은 감자뇨키, 그리고 숙취 해소를 위해 직접 만든 라면까지 조선시대엔 상상할 수 없던 현대식 요리를 선보이는 모습은 "맛있어서 화가 날 정도"라는 감탄을 이끌어낸다. "여자는 수라간에 출입할 수 없다"며 자신을 깔보던 남자 요리사인 대령숙수(김인권 분)에게 신들린 칼질과 기막힌 조리법을 보여주며 쥐락펴락하는 모습도 통쾌함을 자아냈다.
장봉환은 김소용의 과거 기억을 떠올리고 재능을 흡수하고 감정까지 느끼는 '동기화'를 이뤄냈다. 김소용으로서 철종(김정현 분)에게 설렘을 느끼더니 화끈한 밤을 보내고 회임까지 한 상황. 김소용은 이제 철종과 손잡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도가에 맞서기로 했다. 그는 현대의 지식을 총동원한 '저 세상 내조'로 철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철종과의 아슬아슬 로맨스의 향방은 어떻게 될지, 치열한 권력 다툼이 오가는 살얼음판 같은 궁궐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엄마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사 신혜선
'결백'의 안정인
"두고 보세요, 내가 결백을 증명할게!"
신혜선의 별명은 '딕션요정'이다. 귀에 꽂히는 대사 전달력을 가졌기 때문. 영화 '결백'에서 신혜선이 어려운 법정 용어가 섞인 긴 대사를 빠르고 정확하게 소화해내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결백'은 변호사 딸이 살인 용의자로 몰린 치매 엄마 채화자(배종옥 분)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추적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기존의 남성 위주 추적극이 아닌 딸과 엄마라는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돼 부드럽지만 강인한 힘을 가진 추적극으로 완성됐다.
영화의 구심점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신혜선의 저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배종옥, 허준호 등 관록 있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뒤지지 않는 기량을 자랑한다. 긴 호흡으로 안정인의 감정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캐릭터 몰입도 또한 놀랍다. 슬픈 과거를 갖고 있는 캐릭터 내면에 있는 단단한 힘을 끌어내며 연민보다 응원을 자아내게 한다.
무엇보다 긴장감이 감도는 법정에서 주눅 들지 않고 엄마를 변호하며 진실에 다가가는 장면이 압도적이다. 클로즈업 장면에서 신혜선의 얼굴에 담긴 분노, 슬픔, 연민 등 갖가지 장면은 과하지 않고 담백하되 강렬하다. 그의 뛰어난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재판의 흐름을 뒤집을 단서를 찾아내 역전극을 벌일 것이라는 전개가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눈물이 핑 돌게 할 만큼 모녀 간 애틋한 감정을 잘 표현해낸 신혜선이다. 아버지의 폭력 속에 자신을 방치한 줄로만 알고 미워해왔던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된 후, 법리적 신념이 강한 변호사로서 자신의 내면과 갈등하는 모습도 섬세하게 그려낸다.
드라마 '아이가 다섯', '푸른 바다의 전설', '황금빛 내 인생' 등을 통해 시청률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신혜선. 영화 주연은 '결백'이 처음이었음에도 큰 스크린을 압도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TV 드라마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신혜선의 모습을 더욱 자주 보고싶은 이유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철인왕후'의 김소용
"우리 서로 노타치 하자!"
호수에 빠졌다 살아 돌아온 중전 김소용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옥황상제라도 보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했나 싶었더니 몸 안에 정말로 다른 영혼이 들어앉았다. 200년 후 대한민국에서 온 '마이웨이' 남자 셰프 장봉환이다.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신혜선은 현대의 남자 셰프와 조선의 중전을 오가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철인왕후'는 드라마 초반 원작자의 혐한 성향과 역사왜곡 등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탄탄한 전개와 신들린 웃음으로 순항 중이다. 이제는 별다를 게 없어진 타임슬립 시대물이지만 신혜선은 '저 세상 텐션'으로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영혼은 현대의 남자, 몸은 조선의 중전'이라는 다소 난해한 설정임에도 신혜선은 망가짐을 불사하는 코믹 열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단아한 비주얼과 어울리지 않는 걸걸한 행동은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 말투, 표정, 손짓까지 혈기왕성한 허세남 장봉환에 빙의해 후궁 조화진(설인아 분)을 유혹하려고 집적대거나 "남자는 취향이 아니다"며 첫날밤을 앞둔 참혹한(?) 심정을 호소하는 장면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대목이었다.
현대에서 청와대 셰프였던 만큼 비범한 요리 실력으로 궁궐 수라간을 장악하는 모습도 흥미롭다. 대왕대비(배종옥 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 프랑스식 조리법으로 내놓은 모듬 요리부터, 귀하디귀한 타락을 쏟아부은 감자뇨키, 그리고 숙취 해소를 위해 직접 만든 라면까지 조선시대엔 상상할 수 없던 현대식 요리를 선보이는 모습은 "맛있어서 화가 날 정도"라는 감탄을 이끌어낸다. "여자는 수라간에 출입할 수 없다"며 자신을 깔보던 남자 요리사인 대령숙수(김인권 분)에게 신들린 칼질과 기막힌 조리법을 보여주며 쥐락펴락하는 모습도 통쾌함을 자아냈다.
장봉환은 김소용의 과거 기억을 떠올리고 재능을 흡수하고 감정까지 느끼는 '동기화'를 이뤄냈다. 김소용으로서 철종(김정현 분)에게 설렘을 느끼더니 화끈한 밤을 보내고 회임까지 한 상황. 김소용은 이제 철종과 손잡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도가에 맞서기로 했다. 그는 현대의 지식을 총동원한 '저 세상 내조'로 철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철종과의 아슬아슬 로맨스의 향방은 어떻게 될지, 치열한 권력 다툼이 오가는 살얼음판 같은 궁궐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엄마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사 신혜선
'결백'의 안정인
"두고 보세요, 내가 결백을 증명할게!"
신혜선의 별명은 '딕션요정'이다. 귀에 꽂히는 대사 전달력을 가졌기 때문. 영화 '결백'에서 신혜선이 어려운 법정 용어가 섞인 긴 대사를 빠르고 정확하게 소화해내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결백'은 변호사 딸이 살인 용의자로 몰린 치매 엄마 채화자(배종옥 분)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추적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기존의 남성 위주 추적극이 아닌 딸과 엄마라는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돼 부드럽지만 강인한 힘을 가진 추적극으로 완성됐다.
영화의 구심점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신혜선의 저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배종옥, 허준호 등 관록 있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뒤지지 않는 기량을 자랑한다. 긴 호흡으로 안정인의 감정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캐릭터 몰입도 또한 놀랍다. 슬픈 과거를 갖고 있는 캐릭터 내면에 있는 단단한 힘을 끌어내며 연민보다 응원을 자아내게 한다.
무엇보다 긴장감이 감도는 법정에서 주눅 들지 않고 엄마를 변호하며 진실에 다가가는 장면이 압도적이다. 클로즈업 장면에서 신혜선의 얼굴에 담긴 분노, 슬픔, 연민 등 갖가지 장면은 과하지 않고 담백하되 강렬하다. 그의 뛰어난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재판의 흐름을 뒤집을 단서를 찾아내 역전극을 벌일 것이라는 전개가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눈물이 핑 돌게 할 만큼 모녀 간 애틋한 감정을 잘 표현해낸 신혜선이다. 아버지의 폭력 속에 자신을 방치한 줄로만 알고 미워해왔던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된 후, 법리적 신념이 강한 변호사로서 자신의 내면과 갈등하는 모습도 섬세하게 그려낸다.
드라마 '아이가 다섯', '푸른 바다의 전설', '황금빛 내 인생' 등을 통해 시청률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신혜선. 영화 주연은 '결백'이 처음이었음에도 큰 스크린을 압도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TV 드라마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신혜선의 모습을 더욱 자주 보고싶은 이유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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