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시간, 새 교복을 입은 모습을 엄마에게 보여준 아들은 엄마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움직이자 "말하고 싶은데 말이 안 나와 답답하지?"라고 하며 엄마를 다독이더니 "다 듣고 있어"라며 엄마를 위로한다. 눈빛으로, 입 모양으로라도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을 읽으려 엄마의 표정에 집중하던 아들은 이내 옷 방으로 들어가 숨죽여 오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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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도저히 못하겠는데 기권을 못하겠는 느낌이다. 다 해결하고 가고 싶다. 내가 다 돌보고, 아내가 안 아프게 죽는 것까지 보고, 끝나면 나도 빨리 죽고 싶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는 "아내도 그렇고, 아들도 그렇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그렇게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라며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남편은 "모든 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간 마음속 깊이 담아뒀던 심정을 아내에게 고백한다. 자신보다 늘 아내의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는 남편은 아내의 생각이 알고 싶다며 자신이 아내를 계속 치료받도록 하면서 간호하는 것이 아내를 괴롭히는 건 아닌지, 이제 그만 떠나고 싶은 아내를 붙잡아 두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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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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