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 / 사진=텐아시아DB
김의성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김의성이 혼란스러운 시국 속 영화계도 나라도 정상화되길 바랐다.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로비' 개봉을 앞두고, 출연한 배우 김의성을 만났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윤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 하정우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하정우는 창욱 역으로 출연도 했다. 김의성은 비리에 찌든 정치권 실세 최 실장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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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가 어려운 만큼 김의성은 "관객들을 만나는 게 더 애틋하고 소중하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어려운 상황이 우리에겐 역설적으로 영화를 더 사랑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감독도 어떻게든 빨리 병원에서 뛰쳐나와 관객을 만나고 싶다더라. 모두 적극적, 의욕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시사회에서 하정우 감독은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으면서 시사회에 불참했던 바 있다.

혼란스러운 시국에 대해서 김의성은 "사람들이 극장뿐 아니라 식당도 잘 안 간다고 하더라. 나라가 빨리 정상화돼서 다들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영화도 보고 그랬으면 좋겠다. 일상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극 중 윤창욱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는데, 실제 김의성은 2023년 소속사 안컴퍼니를 설립하고 배우들을 영입해왔다. 현재 김의성 자신을 포함해 이주영, 김기천 등이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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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로비에 나선 극 중 윤 대표를 떠올리며 김의성은 "저도 '스타트업' 하는 입장에서 공감된다"며 웃었다. 이어 "나름 편하게 일하던 배우의 입장에서 '우리 배우들 좀 써달라'고 영업하는 대표 입장이 되니 꼴사납기도 하다. 하지만 재밌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점이 재밌냐는 물음에는 "배우와 일하는 게 재밌다. 배우들이 성장하는 것과 더불어 우리 배우들의 장점을 이해시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에도 뿌듯함이 있다. 아직은 시작하는 회사고 소속 배우 대부분이 신인이니 기쁨보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회사 운영이 쉽지는 않은 일.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를 묻자 김의성은 "농담처럼 말해보자면 '경솔해서', 진담으로 말해보자면 배우들과 일하는 걸 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배우로서 어딘가에 소속돼 일을 하면서 좋은 점, 아쉬운 점을 모두 경험해봤다. 배우들이 단순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서 소통하고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일종의 공동체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제가 비교적 큰 회사에 소속돼 활동한 적도 있다. 예전에는 내가 직접 감독, PD를 만나고 배우 소개도 해주고 작품과 관련된 궁리고 같이 하곤 했는데, 회사가 많은 부분을 해주니, 활발했던 내가 소극적으로 변하게 되더라. 마음이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참견하며 살아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입하고 싶은 배우가 있냐는 물음에는 "돈 잘 버는 배우, 유명한 배우"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회사 입장에서는 간판이 돼줄 배우와 가능성 많은 신인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허리'가 될 배우들도 있었으면 한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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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은 회사를 통해 상업적 있는 콘텐츠의 기획, 개발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때가 어려우니 우리 회사에 소속된 이들뿐만 아니라 노는 배우들, 스태프들이 많다. 일하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 자체적으로 뭔가 만들어서 배우들이 연기를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로비'는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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