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는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 이병헌은 세계 프로바둑 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프로바둑기사로는 최초 우승자인 조훈현 역을 맡았다.
'승부'는 개봉까지 부침이 많았다. 이창호 역의 주연 유아인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 2020년 말, 2021년 상반기경 촬영된 이 작품은 도중에 넷플릭스 공개 결정이 번복됐다가 마침내 이번 달에 극장 개봉하게 됐다.
이병헌은 "어떤 영화든 개봉 때마다 떨린다. 오히려 우여곡절을 겪어서 그런지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는 자체가 신나고 행복하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공개 플랫폼은 사업적 부분이다. 다만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영화를 만들 땐 똑같은 극장용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공개 방식은 나중의 문제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OTT 공개는 전파력이 크다는 장점이 있는데, 영화를 하는 사람 입장으로는 스크린을 통해 작품을 선보이는 의미는 확실히 남다른 것 같다. 일반 관객들과 만나는 기분 좋은 순간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그간 마음고생했을 감독을 걱정했다. 그는 "감독님이 가장 힘들지 않았겠나. 영화 '보안관'을 찍고 몇 년 만에 정성껏 만든 영화가 혹시나 관객들을 못 만나면 어쩌나 우려했을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재 상황에서 가장 힘든 건 그 친구, 유아인 씨일 것"이라며 "많이 힘들 거라 생각한다. 마음이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유아인은 마약 논란 후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 현재는 석방된 상태다. '승부' 측은 예고편, 스틸, 포스터 등에서 유아인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ADVERTISEMENT
그러면서 이병헌은 한 시상식에서 유아인에게 트로피를 내준 경험도 털어놓아 웃음을 안겼다. 이병헌은 "극 중 이창호에게 진 뒤 망연자실해 거실에서 담배 피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 촬영 전날 시상식이 있었는데, 유아인 씨와 같은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그런데 유아인 씨가 상을 탔다. 감독님이 연기 디렉팅을 주길래 '어저께 같은 감정인 거죠?'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며 웃었다.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